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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 인생에서 중요한 모든 관계에 도움이 될 냉철하면서도 현명한 조언들
필리파 페리 지음, 방수연 옮김 / 알레 / 2025년 2월
평점 :
학창 시절, 저의 취미 중 하나는 교우관계나 연애에 대한 상담이었습니다. 뭣도 모르던 시절, 이런 저런 제한적 독서를 믿고 그럭저럭 말로 상황을 모면할 솔루션을 제시해주면 또 곧잘 먹혔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담자들과 보잘 것 없는 허영심과 근자감으로 취미 생활을 한동안 지속했던 기억입니다. 물론 입시의 부담감이라는 외부적 이유와 말빨이 딸린다는 내부적이고 실질직인 이유로 상담소는 그렇게 문을 닫고야 말았습니다.
이 책,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을 읽고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그 학창시절 철없던 상담소장(?)의 시간이었고, 이 책이었다면 그 취미생활을 가장한 나름의 심리적 휴양지는 더 오래 영속할 수도 있었겠다 하는 즐거운 상상이었습니다.
“나는 이 책이 당신의 초기 적응 방식과 신념 체계를 이해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과 업데이트가 필요한 부분을 더 잘 인식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011
저자가 서론에서 밝혔 듯, 책은 다양한 고민상담의 이슈들에 답하는 형식으로 카테고리로 구분된 괜찮은 심리상담 지침서이자, 독자 개개인의 자기인식과 인간관계의 양과 질을 개선할 명쾌한 네비게이터가 될 만합니다.
최근 <나는 솔로>라는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남자 출연자는 ‘내가 이렇게나 너를 사랑하고 이렇게나 열심히 너에게 어필하는데 어떻게 나에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나를 선택하지 않느냐’는 일방적인 태도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경험의 부족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기 객관화 혹은 자기인식의 결여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 이유로 보였습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하는 행동은 어떠한지,를 분명하게 스스로 바라볼 수 없을 때의 상황에 좋은(?) 시뮬레이션이었다 싶었습니다.
“나는 자극적인 사랑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당신의 이상형은 당신에게 이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종종 한다. 파트너를 고르는 것은 커튼을 고르는 것과 다르다.”
-p.058, ‘집착은 사랑이 아니다.’ 中
서론에서 밝힌 이 책의 분명한 목적에 걸맞게, 다양한 관계문제를 챕터로 구분하고, 또 다양한 사례들을 거론하며 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그렇게 진행된 상담의 결과물로 중간중간 박스에 담겨진 ‘일상의 지혜’는 그것만으로 꽤 근사한 인간관계에 대한 아포리즘이자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감정을 관찰하되 내가 곧 그 감정이 되지는 말자. 감정에 완전히 압도되는 대신 감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중립적인 부분을 조금이라도 유지하자.”
-p.224, ‘스트레스와 불안 다스리기’ 中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책 읽는 것 만으로 삶이나 관계가 바뀌고 개선되지 않음을 압니다. 그것이 개별적 삶과 관계의 영역에 적용되고 시도될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임을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파트너나 멘토가 있다고 해도 내가 나 스스로 무언가를 해볼 마음이 없다면, 시도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를 쫓는 꼴’이 되고 말겁니다.
“자기 인식과 삶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온종일 자기 성찰에 몰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느끼는 감정과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p.283, ‘에필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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