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의 덫 - 러시아는 어떻게 유럽을 장악하려 했나
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 권지현 옮김 / 롤러코스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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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게도, 악은 선보다 더 영리하고 부지런하며 치밀합니다.

2000년 이래, 러시아의 3,4,6,7,8대 대통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은 실로 역사적인 인물이며 그렇게 역사에 기록될 것이 자명합니다. 이 책 <노르트스트림의 덫>은 그 러시아의 독자자에 대한 이이야기 이면서, 또 그렇지 않은 이야기 입니다. 또한 러시아와 유럽에 국한된 이야기이면서, 전인류에 유의미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노르트스트림은 지정학 스실러의 주인공이자, 블라디미르 푸틴과 서방이 20년간 맺어온 변태적 관계의 중심이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노르트스트림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잠든 비밀요원이었다. 비밀요원의 시체는 아직 꿈틀거린다.”
-p.7

이 책의 마지막은 한장의 사진으로 끝맺습니다. 그 사진은 바로 2011년 11월 8일 룸빈에서 열린 노르트스트림1의 상징적인 개통식 장면. 그리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프랑수아 피용, 요하네스 테이션, 앙겔라 메르켈, 마르크 뤼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알렉세이 밀레르, 귄터 외팅어, 쿠르트 보크, 에르벤 젤레링이 있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 마주한 이 한장의 사진은 묘한 낭패감이 주는 답답함을 줍니다. 그 영리하고 부지런하고 치밀한 악의 그림자가 드리운 순간이 어떻게 흘러와서 어떻게 끝맺었으며 또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전쟁은 참혹하게 매일 뉴스를 통해 전세계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인가, 라는 학창시절 윤리 교과서적인 질문은 차치하고서라도 정치가 저지르는 국익을 두둔하는 듯한 거짓은 모두 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그런 러시아 그리고 푸틴의 욕망이 만든 발트해 아래에서 자라났고 거의 성공할 뻔한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의 거의 모든 이야기를 치밀하게 이야기해줍니다.

어쩌면 글 잘쓰는 음모론자의 허망한 음모론일 수도 있겠지만 그 차고 넘치는 근거와 확인된 사실들은 확정적으로 그 악의 모양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도발을 꾀하고 있을 그 알 수 없는 속내를 미리 내다볼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브렉시트, 포퓰리즘 부상, 유럽에서 관심이 떠난 미국, 흔들리는 나토 등 이런저런 사건이 함께 겹치며 들뜬 푸틴을 부추겼다. 유럽은 멋지게 분열했고 미국은 중국에 집중했으며 나토는 꾸벅꾸벅 졸았다…”
-p.294

완벽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던 그 세력은 언제든 다시 마주할 그 타이밍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음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렇기에 제2의 노르스트림은 또 만들어질 것이고 어쩌면 이미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눈과 귀는 열고 있으나 눈 멀고 귀먹은 채로 살지 않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어떻게 깨어있어야 하는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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