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네오픽션 ON시리즈 29
김선미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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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을 뜻하는 촉법소년. 잊을 만하면 뉴스에 등장해서 그 대상 연령을 낮추자는 여론이 끊임없이 대두되는 그 촉법소년을 소재로 다섯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모았습니다.

“개 같긴. 나 같은 밥벌레도 형사처벌 늪에서 빼내 소년원으로 보내주는 좋은 법이지. 교정교육으로 비행을 예방할 거라는 순진한 발상은 안타깝긴 하지만.”
- p.32

김선미 작가의 <레퍼토리>는 침묵을 깨뜨리는 세상과 사람들에 폭력을 가하는 구.촉법소년의 관성적 폭력과 교정교육의 무용에 대한 단면을 조금은 섬뜩하게 그려냅니다.

“잊지 말아요. 우리는 이제 가해자의 인권 따위를 우위에 두지 않기로 했어요.”
- p.65~66

정해연 작가의 <징벌>은 과거 학폭 피의자인 라이징 스타가 똑같이 능욕당하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징벌...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제11호 처분이라는 작가 특유의 전복과 반전 그리고 씁쓸한 통쾌함이 인상적입니다.

“원래 촉법소년이 무적이기는 한데 증거까지 없으니 완전히 최강 무적이 된 거지. 나를 누가, 어떻게 처벌하겠어. 안그래?”
- p.95

홍성호 작가의 <네메시스의 역주 逆走>는 제목이 큰 힌트가 되는 이야기로, 영화 <메멘토>의 형식과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내용이 오버랩되며 기어코 설마가 사람 잡는(?) 이야기입니다. 사회와 법 시스템이 풀어주지 못하는 정의나 분노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지구인이 우주인에게 연락할 방법을 알지 못하듯, 저 밖의 이솔들은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방법을 모르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우리가 신호를 모른 척했거나.”
- p.165

소향 작가의 <OK목장의 혈투>는 지방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사건을 통해 지금 어디에서든 벌어지고 있을 듯 한 악마적 집단 이기주의 혹은 의도된 무관심의 지옥도를 보여줍니다. 어찌 보면 촉법소년 이슈는 우리 어른들, 사회의 무책임과 이기심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들 중 가장 마음이 쓰이는 단편.

“... 그리고 나에게는 촉법소년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었다.”
- p.202

끝으로 윤자영 작가의 <그는 선을 넘지 않았다>는 부모의 끝없는 사랑과 복수이 병치되며, 읽는 내내 모래를 한가득 입안에 머금고 있는 듯 거칠고 씁쓸합니다.

우리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부모는 아이들에게, 그들을 함께 키워내는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 고민과 답답함을 잔뜩 안겨주는 이야기,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정과 정의, 사랑과 이해, 죄와 벌, 그런 당연하고 편만한 세상의 이슈들이 계속 이야기들 속에서 내 머릿속으로 이식되어 여기저기 자꾸만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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