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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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민은 안 건드렸어.”
“대도 나셨네요.”
- p.13

2인조의 첫 만남은 감방에서 였습니다. 그러니까 김형래가 삼 년 사 개월 판결받아 육 개월째 수감 중이던 감방으로 나형조가 삼 년형을 받고 입소하면서 첫 대면 하게 됩니다. 그것이 마흔 여덟 동갑내기 둘의 첫 인연이었고, 쉰 한 살이 된 2인조 나형과 김형은 계획된 한 탕을 위해 의기투합 하는데...
무슨 대단한 이야기가 이 뒤를 이어야 할 듯하지만, 그렇게 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라면 정해연이 아니지 말입니다. 느슨한 대도의 계획과 점점 대도 나형에게 빠져들어 동의하는 순둥이 김형의 의기투합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만 갑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에게만은 특별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사기꾼은 그 틈새에서 탄생한다.”
- p.243

급조된 어리버리 2인조는 범죄물로 가다가 우연히 만난 가족사에 얽혀들며 소동극, 시트콤으로 유턴합니다. 겹겹이 크로와상 같은 이야기는 서로를 향한 의심과 욕심이 엉켜들며 속절없이 서로의 속내를 들켜가며 도대체 어디로 이야기가 흘러가는지 궁금증을 폭발시키며 페이지를 숨 가쁘게 넘기게 합니다.

이 어리숙한 2인조의 이야기를 따라가노라니, 자연스레 두 사람의 배우가 떠올랐습니다. 한때 유명했던 2인조, 영화 <칠수와 만수>, <투캅스> 시리즈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 스타>의 바로 그 2인조 안성기와 박중훈 배우입니다. 동갑은 아니지만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2인조 말입니다. 그렇게 상상하며 정해연 작가가 풀어내는 특유의 엉뚱 발랄함과 왠지 모를 불안감과 헛헛한 이야기를 따라가니 더 몰입이 되어 정말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여름 피서 같은 이야기, 시원한 콩국수 국물을 들이키듯 담백하고 깔끔하게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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