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
라데크 말리 지음, 레나타 푸치코바 그림, 김성환 옮김, 편영수 감수 / 소전서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올해로 세상을 떠난지 100년이 되는 프란츠 카프카의 삶과 사람들과 작품들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라데크 밀리의 촘촘한 목소리와 레나타 푸치코바의 인상적인(!)인 그림으로 담고 있습니다. 책의 부제인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이 함축하고 있는 카프카라는 고유명사이자 일반명사가 우리들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그의 작품세계가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꽤나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은 카프카와 그의 작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정보르 바로잡고, 불충분한 정보와 새로운 정보를 보충하고 있다. 특히 카프카의 계승자로 평가되는 체코 작가 보후밀 흐라발을 독자에게 소개한다.”
<추천의 말. 중>

<소송>, <성>, <변신>. 카프카의 이름의 익숙함에 비해 저의 독서목록에 남겨진 그의 작품은 일천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작품들의 면면과 모호함, 그리고 다층적 함의와 표현의 독특함은 처음 접했던 그때를 떠올려만 봐도 꽤나 진한 여운과 함께 당혹감을 남겼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는 보험공사으로 성실한 생활인이면서 그야말로 주경야독의 힘겨운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합니다. 전업 작가의 꿈이 없지 않았으나 평생 그저 꿈일 수 밖에 없었던 카프카에게 어쩌면 그런 열악함이 창작의 끝까지 밀어붙여낼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게 일자리는 저 자신의 유일한 갈망이자 유일한 직업인 문학과 모순되기 때문에 견뎌 내기가 힘이 듭니다. 저는 문학 외에는 다른 그 무엇도 아니며, 다른 그 무엇일 수도 없으며, 다른 무엇이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 1913년 8월 21일, 카프카의 일기 중

이처럼 그의 창작에 대한 열정은 그의 사후에 그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미출간 작품과 일기, 편지, 전기 등으로 출간되어 우리에게까지 전달되었습니다. 미할 마레시와 구스타프 야누흐로, 이 두 사람을 통해 이용당하며 카프카의 작품과 생애가 왜곡당하기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프카 하면 떠오르는 가장 강렬한 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문학작품이 아니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하고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연한 영화 <카프카>입니다.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한 극중 카프카가 작품세계와 실제가 혼재한 공간과 사건들을 엮어내되 흑백과 컬러를 독특한 시점에 사용하면서 카프카라는 세계를 제법 잘 담아낸 영화였는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싶습니다.

얇은 그림책 같은 첫인상을 주었던 이 책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은 꽤나 진지하고 심도깊게 카프카와 그의 작품과 생애를 다루면서 팀 버튼 감독의 이미지를 연상시킬 만한 약간은 괴기스런 일러스트로 더욱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프카를 좋아한다면 아마도 보석 같은 책이 될 만합니다.

#프란츠카프카 #알려진혹은비밀스러운
#라테크말리 #레네타푸치코바
#소전서가 #도서제공 #서평단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