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정치·직업으로서의 학문 현대지성 클래식 57
막스 베버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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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세기 초, 독일제국이 근대국가 독일로 성립되는 시기에 활동했던 사회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정치와 학문을 직업으로 한다는 것의 정의와 태도, 조건과 역사 등을 포함하는 두 개의 강연을 담고 있고 있습니다. 여기서 직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job이 아니라 독일어 beruf, 즉 신이 사람에게 정해준 직업인 천직 혹은 소명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정치 지망생이나 정치 지도자들, 그리고 그 추종자들을 금권주의적인 방식으로 충원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정치 지망생들이 정치 활동을 통해 정기적이고 확실한 수입을 얻어야 한다는 자명한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p.33>


지금으로선 당연한 직업 정치가에 대한 이야기는 100년도 훨씬 지난 강연 시점을 생각한다면 어떤 개념을 확립하고 그에 따른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막스 베버의 빌드업은 실로 대단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명예직이 아닌 직업으로 정치를 하는 이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의 정당화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한적이나마 언론인에 대한 소견도 피력하는데 현재의 시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습니다.


  “언론인의 책임이 학자의 책임보다 훨씬 더 크고, 또한 모든 존경할 만한 언론인의 책임감이 평균적으로 결코 학자의 책임감보다 낮지 않고...(중략)... 무책임한 언론인의 활동이 종종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고, 사람들이 그런 일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유능한 언론인은 평균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사려 깊습니다. 물론 그렇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p.56-57>


소위 ‘기레기’라 불리기까지 모욕적인 직업군이 되어버린 기자를 포함하는 언론의 중요성과 그 힘은 그때는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그리고 그 책임감과 그 파급력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비치는데 크게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언론인 외에 군주, 의회, 전문 관료, 정치 관료를 통해 직업 정치가에 대한 유형적 분류도 시도하고, 역사적 권력세력들을 통해, 그리고 근대 정당의 출현과 그 구조 그리고 영국과 미국, 독일의 캐이스를 통해 직업 정치가의 고찰을 시도합니다. 뿐만 아니라 직업 정치가의 내적 조건은 어떠해야 하며 그에 따른 윤리적 역설들로 직업 정치가의 모습을 돌아보며 결론에 이릅니다.


  “자신은 이 세계에 대단한 것을 주고자 하는데 그의 눈에 이 세계는 너무나 어리석고 형편없이 보일지라도 좌절하지 않을 자신이 있고, 이 모든 상황에 맞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오직 그런 사람만이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갖고 있습니다.”

  <p.132>


 다음은 “직업으로서의 학문”. 막스 베버는 제법 미국과의 비교를 통해 독일에서 학자의 길을 걷는 것의 상세한 과정과 그에 따라 도출된 문제점들을 공공연하게 제기함으로서 의식을 환기시킵니다.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열정과 영감, 개성과 체험, 학문과 예술을 논하며 직업으로서의 학문을 한다함의 내적 조건을 고찰합니다. 그리고 직업에서 논했던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를, 학문에서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통해서 들여다 봅니다. 


  “학문은 지적 정직성이라느 미덕만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에, 직업으로서의 학문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언자가 되려 하지 말고, 아무리 오랜 세월이 걸린다고 해도 학문에 주어진 소임을 매일매일 해나가면서 일상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p.239, 해제. 중>


책 말미에 역자의 해제는 두고두고 다시 읽어도 좋을 이 책의 요약이자 괜찮은 이생의 지침서가 될 만합니다. 아무쪼록 인생에 주어진 소명을 대하고 성취해나감에 막스 베버의 혜안이 내내 내 안에도 머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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