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허버트 단편 걸작선 1952-1961 - 오래된 방랑하는 집 프랭크 허버트 단편 걸작선
프랭크 허버트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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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주의란 시대와 인종을 뛰어넘는 일종의 틀이 있어, 어느 행성의 어느 부서 구성원이라도 관공서의 공문은 알아보게 마련이다. 다수의 복사본, 악의적인 의도를 감추기 위한 정확한 어휘, 호칭과 의전에 대한 절대적인 집착. 소통 상대가 재건 금융회사이든 데네브성 최면 본부이든 간에 다 같은 패턴이었다.”
- p.23, <뭔가 찾고 계신가요?> 중

최근 개봉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작 <듄 : 파트2>의 원작소설의 작가이자 그 거대한 세계관의 창조자 프량크 허버트. 그간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단편소설집 중 한권 <오래된 방랑하는 집>은 1952년에서 1961년 사이에 공개된 열네 편의 단편소설들이 묶여있습니다.
SF소설집이라고 하기엔 그 시대적 배경을 가늠할 정보나 정체를 숨긴 소재들이 다수 등장하는 이야기들입니다. 예의 SF소설들이 품고 있는 현대사회의 메타포들을 곳곳에 배치해서 이야기의 진행을 끌어내는 솜씨가 제법 돋보이는 다수의 단편들이, 70여년 전의 소설이 맞나 싶게 흥미롭습니다. 첫 번째 단편 <뭔가 찾고 계신가요?>에서 관료주의를 언급한 부분처럼 말입니다.

“그래. 우리의 인식은 분열되어있어. 이 세 개의 차원과 그 외부에 존재하고 있지. 여러 세기동안 우린 이를 알고 있었다네. 생각은 단 몇 분의 1초 만에 평생을 질주할 수 있어.”
- p.383 <사이의 사제>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소재들과 대화의 배경들은 막연하지만 공상 과학의 영역을 채용하며 작가의 거대한 듄의 세계관을 집대성함에 기여한 그의 창조세계를 곁눈질할 수 있을 법합니다. 뿐만 아니라 철학적 인식과 시공의 초월을 가능케 했던 상대성 이론을 슬쩍 끼워 넣어 관계를 탐색하고 사회 운용의 철학을 사유합니다.
SF 대서사시 <듄>의 인간군상과 정치적 메시지를 감싸고 있는 전혀 새로이 창조된 세계관에 투영된 오리지날은 작가가 발 딛고 호흡했던 당대의 현실 세계일 수밖에 없음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자 연원이었으리라 집작케 합니다.

황금가지에서 전권 6권 모두 출간된 분량 깡패 <듄> 전집을 찬찬히 파볼 날이 어쨌든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예감할 수 있는 가볍지만은 않은 프랭크 허버트의 단편선들은 두고두고 <듄>을 읽어내는 주석처럼 사용될 소지가 충분해보입니다. 오래된 미래 같은 그의 뒤늦은 소개가 그저 아쉽지만은 않음은, 부러움이라고 치부하기엔 부족한 그의 크리에이티브는 여전히 생생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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