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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닝 프로그램스 - 프로그램으로서의 디자인
카를 게르스트너 지음, 박재용 옮김 / 안그라픽스 / 2024년 1월
평점 :
스위스의 세계적 디자이너로 타이포그래피와 그래픽 디자인 분야의 혁신가로 유명했던 카를 게르스트, 그의 책을 접하면서 가장 처음 느낀 감정은 ‘반가움’이었습니다. 예전에 하이퍼 텍스트를 주제로 하는 다큐멘터리의 도입부에서 처음 저자의 이름과 그의 존재를 알게 된 이래, 그의 디자인 결과물들과 행적을 간혹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말은 시간 안에서 움직이고, 글은 공간 안에서 움직인다.“ 같은 류의 말을 했고, 꽤나 흥미롭고 신선한 표현이라 오래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물론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의 말과 글은 실제의 공간뿐만 아니라, 가상공간까지 확장되어 시·공간을 넘나들며 움직이고 있긴 합니다.
Programme as typeface (활자체)
Programme as typography (타이포그래피)
Programme as picture (이미지)
Programme as method (방법론)
1963년에 독일어판으로 처음 출간되었던 이 책은, 카를 게르스트너가 1959년에서 1963년 사이에 쓴 네 편의 에세이 (그 네 편의 에세이는 각각 활자체, 타이포그래피, 이미지, 방법론으로서의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습니다.) 와 이를 묶으며 GGK에서 함께 했던 파울 그래딩거가 쓴 ‘머리글에 대한 머리말’을 앞에, 2019년에 팩시밀리 에디션을 출간한 출판사 발행인인 라르스 뮐러가 쓴 글과 저자와 이 책을 설명하는 서울시립대 최성민 교수의 글, 그리고 번역가 박재용의 글이 포함된 ‘더하는 글’을 뒤에 배치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형태를 파생하는 언어적, 수리적 규칙이라는 점에서 게르스트너의 프로그램에는 오늘날 뜨거운 이슈인 디자인 자동화를 예견했다고 말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
<p.102 : 카를 게르스트너의 다른 스위스 타이포그래피 by 최성민>
몇 개의 특징적 문장들만으로도 몇 분 만에 그럴싸한 이미지와 타이포를 포함하는 동영상까지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만능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분야의 화두는 크리에이티브임을 누구라도 아니라 말하지 못할 듯 합니다. 그러기에 60년 세월이 지나서 이곳에 도착한 카를 게르스트너의 디자인에 대한 정리본은 여전히 눈여겨 볼만한 이론서이자 역사서라 할 만합니다.
“디자이너는 화학 반응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공식을 참조하고 일군이 새로운 조합을 찾고자 애써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식이다. 공식은 형태를 창조한다.”
<p.2 : 프로-프로그래마틱 by 파울 그래딩거>
입력 값을 넣으면 출력 값이라는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프로그램을 디자인 분야에 적용해서 풀어내는 책의 내용은 전문적이긴 하지만, 책에서 저자가 풀어내는 생각의 태도와 방향은 디자인에 문외한 이들에게도 분명히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무서운 속도감을 실시간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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