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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참치마요
권은중 지음 / 쑬딴스북 / 2023년 12월
평점 :
“와인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는 토마토만 넣어 버무린 파스타 한 그릇으로도 충분했다. 와인 값은 음식 값의 50퍼센트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충고가 마음에 깊게 새겨진 까닭이다. 한국에서는 와인 값이 음식 값의 곱절 이상일 때가 빈번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p.9>
정년이 보장된 언론사에 사표를 내고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난 저자가 마주했던 벽들 앞에서 와인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고, 사람의 연애가 그러하듯 와인의 속속들이 모든 것을 알고 싶고 알아가고 신성이 깃들었다 믿기까지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와인은 신의 물방울이니까요!
그렇게 저자는, 사랑하는 와인과 이곳저곳 데이트를 다니 듯, 책표지의 그림과 제목에서 언급했듯 편의점 삼각김밥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들과 함께한 와인의 경험, 추억, 사랑을 담백하고 사랑스런 언어와 문장으로 독자를 이끕니다. 와인을 잘 모르는 제 입장에서도, 한모금 와인을 입안에 머금고 책을 읽는 듯한 상상을 하게끔 하는 묘한 구석이 있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책은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장으로 나누어 구성되어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나를 구원해준 편의점 푸드와 와인”, 그리고 두 번째는 “일상에서 맛보는 ‘파리의 심판’”이 그것입니다. 그 아래 다양한 와인들과 음식들을 이야기 속에 품고 종횡무진하다 보면, 와인이라는 그저 어렵고 너무 다양한 브랜드와 천차만별의 가격들에 혀를 내둘렀던 과거를 청산하고, 내가 좋으면 되는 와인으로 친근하게 손내밀만해집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러저러한 유명 와인서적이나 와인입문서들과 달리, 지금 대한민국에서 비교적 손쉽게 구입해볼 수 있는 와인들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사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요소요소마다 저자 본인의 취향과 맛리뷰를 배치해서 이야기를 풀어내서 일겁니다.
“일반 소비자들을 와인 비평가처럼 와인 선택에 많이 신경 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와인이 아니라 선택한 와인을 함께 즐길 멋진 음식과 사람이다. 좋은 와인과 함께 마주한 음식, 사람이 이루는 삼위일체는 이처럼 스토리 있는 와인의 울림을 더 크게 만든다. 이런 와인을 만나는 순간순간이 모이면 인생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p.194>
그래서, 와인이든 음식이든 함께 나누는 사람이든, 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야만이, 와인-음식-사람의 삼위일체가 오롯이 드러나고 마침내, 인생이 달라지는 경험에 까지 이르고야 말거라는 예언에 이르게 되면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깊어가는 겨울, 아늑한 공간에 따스한 이들과 소박하게 담아낸 음식을 나누며 와인 한잔 함께 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런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게 하는 이 책, 그래서 반갑고 고마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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