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사라진다 - OTT에서 영화제까지, 산업의 눈으로 본 한국영화 이야기
이승연 지음 / 바틀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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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의 위기는 영화계 종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영화는 어렵게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섰습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안정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국가는 기껏해야 10개국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닥치기 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극장 관람객이 많은 국가였습니다. <기생충><오징어 게임>의 성과는 단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저력은 뛰어난 문화적 유전자를 계속해서 진화시킨 데에 있습니다.”

<p.7 프롤로그 중>

 

저자는 본격적으로 한국영화, 정확하게는 한국영화 산업의 지금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사명감 같은 것에 이끌려 이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책을 엽니다. 지난 세기의 일본영화와 홍콩영화가 걸어갔던 전철을 한국영화는, 한국영화 산업은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말입니다. 그렇게, ‘뜨거운 태양의 온도를 심장에 담아이야기하는 이 책은, 그래서 책의 제목이 제법 사무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 기인하는 듯합니다. 한국영화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니 우리 지금을 제대로 직시하고, 함께 한국영화를 지켜낼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고, 간절한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극장의 위기를 두 가지로 말씀드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OTT의 성장이 그것입니다. 이쯤에서 다시 질문을 해보고자 합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거나 안정되고 OTT와 극장이 상생방안을 찾으면 극장은 예전 상태로 돌아갈 것인가하는 질문입니다.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가 답일 것 같습니다.”

<p.50 극장위기의 진짜 원인 중>

 

책은 크게 1영화산업의 지각 변동이 시작된다2한국영화의 중추, 기로에 서다로 나눠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한국영화와 한국영화 산업의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영화의 역사와 존재론적 고찰(?)을 거쳐, 코로나19 이후 변화하고 있는 영화산업 전반을 다루며, 극장의 위기와 OTT 산업의 생태지도를 그려 보입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영진위, 영등위, 영자원, 이 세 기관의 지금을 이야기하며 미래의 방향을 제안하고, 더불어 축제로서의 영화제들을 만납니다.

 

얼마 전 제가 접했던 뉴스기사 하나가 지금의 OTT시대를 다시 돌아보게 했었습니다. 넷플릭스가 DVD 마지막 발송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원래 넷플릭스는 온라인 DVD, 비디오 대여점이었고, 오프라인으로 월회비를 지불하는 회원들에게 우편으로 영화를 빌려주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다가 온라인이 겸해진 것이었고, 여전히 우편 대여는 지속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사업을 완전히 접고 온라인 스트리밍만 남겨진 샘입니다.

 

그렇게 영화산업은 진화하며 새로 태어나고 사라집니다. 그렇게 온 지구에 OTT제국을 건설한 넷플릭스는 영화산업을 좌지우지 하고 있고, 한국영화 생태계도 그 영향력 아래 있습니다. 영화의 정의마저 바꿔버린 공룡인 샘이지요. 하지만, 그 공룡도 시대와 상황에 맞추어 진화하지 못하면, 그 고대 생물인 공룡처럼 멸종해버릴 것입니다. 한국영화도 공룡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무던히도 진화하고 변화해야 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그래야, 미래의 박찬욱, 봉준호들이 한국영화 산업 안에서 창작하고 세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지만, 감독만의 것이 아님을, 훌륭한 배우와 스태프, 투자자, 그리고 극장과 관객 모두의 것임을 기억하고 변화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뚜벅뚜벅 걸어가는 대한민국 영화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자 독자들에게 권합니다.

 

독자들에게 한국영화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제 책을 읽어주실 분들은 저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일 것입니다. 동시에 처음의 저만큼이나 산업 상화ᅟᅡᆼ을 잘 모르시는 분들일 것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데 산업까지 알게 되는 분들이 많아지면 혹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그것만이 제 바람이었습니다.”

<p.309 에필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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