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트 - 들고 뛰고 헤엄치며 흘리는 모든 땀에 관하여
빌 헤이스 지음, 김희정.정승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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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글번역판의 부제는 <들고 뛰고 헤엄치며 흘리는 모든 땀에 관하여>입니다. 그리고, 원제는 <땀: 운동의 역사>입니다. 책을 처음 받아들면 제목과 책표지에서,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예상하는 재미가 제법 있습니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목차에 이르기 전에, 기원전 700년에 쓰여진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 Work And Days>에서 인용된 문장을 만납니다.

“불멸의 신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뛰어남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면 먼저 땀을 흘려야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삽화와 사진들과 설명들. 본론에서 다루어질 이야기들의 예고편 격으로 기원전 이집트의 벽화에서 벤치프레스를 하는 매릴린 먼로를 마주합니다. 운동과 역사가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는 환청이 들리는 듯 페이지를 넘기면 마침내, 목차에 이르릅니다. 총 21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소제목들의 면면이 제법 느닷없거나 종잡을 수 없는 흐름입니다. 연대별로 운동과 땀에 대해 이야기될 거라는 예상이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벌써부터 흥미진진합니다.

“운동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움직임은 걷기가 아니라 말하기다.” -오스카 와일드
<p.194>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 <스웨트>는 책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부분에 언급되었듯, 과학 글쓰기와 논픽션 분야의 탁월한 저자의 특기를 한껏 살려낸 결과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우선 전문적인 분야의 이야기들을 평이한 논법으로 풀어내는대도 읽어내는 재미가 대단합니다.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고 또 이어질 이야기들이 계속 기대가 되는 글쓰기의 전범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뿐만 아니라, 쉼 없이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중간 중간 완급조절의 필살기, 삽화나 본인의 경험담을 적절히 배치하는, 를 적절히 사용해서, 장에서 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스스럼없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중구난방으로 나열된 장들 인줄 알았는데, 이 또한 얄미울 정도로 계획된 결과물이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종교에서 체육관, 도서관에서 복서를 거쳐, 결투가 달리기로 치닫더니, 배설과 데오도런트가 만나고, 수영과 다시 역사가 만나고, 운동 옹호론자를 경계하다가도 쉼을 논하며, 운동으로서의 노동과 스타들의 운동, 그리고 젠더와 기행문으로 이어지는 종횡무진이 난잡하지 않고 묘하게 씨줄과 날줄이 되어 하나의 책으로 직조되어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를 지켜보며 빌드 업 되는 걸 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한 이 책의 매력입니다. 물론,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애인이었던 스스로의 자의식과 함께, 올리버 색스를 추억하는 이야기들도 소소하면서도 애틋합니다.

가을, 산을 오르고 강변을 달리며 흘리는 땀을, 이 가을의 바람에 식혀보는 즐거움이 어떻게 지금 여기까지 이를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아니 무대뽀로 한가지 이야기를 끝까지 파보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 <스웨트>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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