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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각본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 대한민국헌법 제36조 1항
작가의 전작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우리네 일상에 똬리 틀고 있는 차별과 배제, 그 민낯을 직면했다면, 가제본으로 만난 일본 소설 제목 같기도 한 <가족각본>은 성소수자 이슈가 만들어내는 균열을 쫓아 한국의 가족제도를 마주합니다.
책의 차례를 들여다보면, 작가가 독자를 이끌고 갈 '우리의' 가족 시스템은 면면은 이러합니다. (가제본은 3장까지만 포함)
프롤로그: 가족이라는 각본
1장: 왜 며느리가 남자면 안될까
2장: 결혼과 출산의 절대공식
3장: 초대받지 않은 탄생, 허락받지 못한 출산
4장: 역할은 성별에 따라 평등하게?
5장: 가족각본을 배우는 성교육
6장: 가족각본은 불평등하다
7장: 각본 없는 가족
에필로그: 마피아 게임
우리네 가족 시스템은 모두 '성별'에 기반함을 짚으면서 작가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시스템을 반대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구호는 "남자가 며느리? 여자가 사위?" 같이 그 성별의 파괴로 공포의 단초를 제시한다고 봅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와 서구의 역사와 전통을 통해 가족의 형성을 들여다보며, 성별로 구분되는 가족, 특히 며느리가 여성인 이유를 들여다보고 (1장), 가족각본을 벗어난 '일탈자'가족이 만들어지고 출산이 이루어지는 것의 역사적, 사회적 고찰을 하며 (2장), 그리고 사생활의 영역일 '출산'이 다른 가족과 이웃의 욕망이 개입되고 국가와 사회의 압박이 미치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3장).
다시 돌아가, 처음에 언급했던 대한민국헌법 제36조 1항에서는, 국가에게 의무지운 가족생활의 성립과 유지의 보장의 기초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입니다. 기초는 개인존엄과 양성평등이 '모두' 포함되야 한다는 것이라, 우리네 '가족각본'을 벗어난 일탈자들의 가족생활은 국가의 보장 대상에 함량미달이라 정의하는 듯 합니다. 여전히 맞닥뜨리고 싸워내야 하는 벽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우리는 그들을, 우리를 마주해야 할까요?
책에서 작가는 질문을 던지기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선듯 답할 수 없는 견고한 '가족각본' 안에 있는 우리는 우물쭈물 하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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