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워킹맘 - 워킹맘도 전업주부도 아닌 우리들
전보라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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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엄마들, 전보라, 고하연, 박정선, 이정오,이 스스로를 낫워킹맘이라 규정하고 쓴 글들을 모았다. 사실 이렇게 복수의 저자들의 글들을 모은 책들은 장점보다는 단점, 그러니까 한계가 분명하다. 어떤 출판물이든 요사이는 편집자의 롤이 중요하지만, 이런 책들은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4명의 각양각색의 꼭지들이 이질적이지만 닮아있다. 짧은 호흡들을 준비하고 내달리고, 때론 깊이 내쉬는 호흡으로 유유자적 산책하며 쌓여지는 글들이, 어쨌거나 저쨌거나, 엄마들의 그 이야기들은 읽어내게하는 힘이, 재미가 있다. 오래 전 일인 것만 같은 육아의 기억, 힘겨운 밤, 고열로 밤을 지새우며 커뮤니케이션 부재, 불면의 밤들이 이제는 추억이지만, 여전히 전쟁 중인 우리들의 이야기라 내내 좋았다. 곧 지나가리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격려해보지만, 매번 찾아오고야 마는 현타의 순간들을 이들 '낫워킹맘'들은 그렇게 글쓰기로 풀어내고 있다. 그렇게 아이가 자라고, 그렇게 엄마가 된다.

처음이라 당혹스럽고 난처하지만, 그래서 만나는 감격을 이야기하고...

"수많은 처음을 지나온 내가 아이에게 처음을 가르친다. 아이의 처음을 통해 나의 처음을 다시 만나다. 작은 순간들이 매번 뭉클하고 감격스럽다."
by 고하연

그렇게 삶의 태도를 수정하고 배워내기도 하며...

"이제 나는 나를 빡빡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조금씩 버리려 한다. 청소할 때 정리정돈에 목숨 거느 것을 버리고.... 편안한 쉼이 내게 선물을 주듯, 나도 편안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내게서도 모델하우스보다는 고향 집 같은 냄새가 풍겼으면 좋겠다."
by 박정선

스스로 잃어버린 행복, 그 탄탄한 행복의 모양을 발견하며 성취해가고...

"집안일에 치여 성취의 기쁨과 창조적 노력을 잃지 말자. 큰 돈을 버는 것만이 성취는 아니며, 예술가가 되는 것만이 창조는 아니다. 미뤄왔던 책 한 장을 넘기는 것도 성취이고 오늘 하루를 짧은 글로 정리하는 것도 창조다. 그 성취의 기쁨과 창조적 노력이 켜켜이 쌓이는 것이 분명 행복의 모양일 것이다."
by 전보라

정신없이 달려내다 숨을 고르다, 귀인을 만나며, 나를 배우고 꿈을 찾아 이루어간다.

"얼마 전엔 지역단체에서 지원하는 서점학교를 수료했으며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곳도 동네에 있는 작은 책방이다. 머지않아 나의 책방에서 글을 쓸 수 있는 날도 오겠지?"
by 이정오

책의 에필로그까지 읽고 나니, 뒷날개에 적혀진 4명의 작가들 소개에 눈이 갔다. 그녀들은 지금 어디쯤, 어떤 엄마로 살고 있을까?
궁금하지만 궁금해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렴 어떨까?,하며 말이다.

"모든 인생은 날마다 처음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매일 처음을 산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십 대도 육십 대도 오늘은 처음이다.
그러므로 오늘 당장 무엇을 시작하더라도 그 무엇을 실패하더라도 모두 처음이니 아무렴 어떨까."
-이은정, <쓰느 사람, 이은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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