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성장 - 돕는 자가 앞서간다.
우명훈 지음 / 도서출판 독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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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성장 - 돕는 자가 앞서간다> 우명훈, 도서출판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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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성장》이라는 제목.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조금 낯설었다. 이타적이라는 단어와 성장이란 단어가 잘 붙기는 하나? 성장은 왠지 이기심과 더 가까운 단어처럼 느껴지는게 보통 아닌가? 더 잘해야 하고, 더 빨리 앞서가야 하고, 남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말에 익숙한 시대에 ‘이타적’이라는 말은 어쩐지 손해 보는 태도처럼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생각에 관해 잠시 재고할 여지를 준다. 남을 돕는 일이 나를 희생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하는 정말 희한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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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기업 교육과 컨설팅 현장에서 사람과 조직의 성장을 다뤄온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책은 막연히 꽤 실무적이다. 그냥 막연히 좋은 말만 나열하는 하나마나한 말들로 가득한 책은 아니었다. 또한 이타심을 도덕적인 구호로만 이야기하지 않고, 실제로 일과 관계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의 상황을 읽어야 하고, 문제의 핵심을 이해해야 하며,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상대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면 도움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꽤 고도의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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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은 꽤나 실용적이다. 먼저 나를 이해하는 일에서 출발해, 타인의 동기와 마음을 읽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나아간 뒤, 마지막에는 함께 성장하는 관계와 연대로 확장되는 구조이다. 자기계발서 특유의 과장된 문장이나 지금 당장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식의 호들갑보다는, 현장에서 쌓은 조언들을 하나씩 꺼내놓는 느낌이었다. 각 장마다 스스로에게 던져볼 질문과 실행 아이디어가 붙어 있는 점도 좋았다. 읽고 고개를 끄덕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관계나 일하는 방식에 비춰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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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조직생활이나 협업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게 읽힐 책이라고 느꼈다. 요즘은 누구나 성과를 말하지만, 정작 그 성과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자주 잊는 것 같다. 혼자만 잘하는 사람은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지만, 주변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더 넓은 신뢰를 얻는다. 이 책은 바로 그 신뢰가 어떻게 실력과 영향력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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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니,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 기준을 강요한 적은 없었는지, 조언을 한다면서 상대의 맥락을 충분히 읽지 못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조금 더 나은 동료, 더 나은 리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태도를 정리해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성장이라는 말을 듣는 것에 다소 지쳤던 사람들에게도, 이 책만큼은 꽤 편안하게 다가갈 것 같다. 더 몰아붙이고, 더 증명하고, 더 앞서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과정에서 나도 함께 자랄 수 있다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경쟁이 너무 당연해진 시대에, 이런 성장의 방식도 가능하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 좋았다.



* 이 책은 도서출판 독(@dokkpress)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타적성장 #우명훈 #도서출판독 #독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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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예방세대 - 아프기 전에 챙겨야 할 몸이 좋아하는 숫자들
오수연 지음 / 생각의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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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예방세대 - 아프기 전에 챙겨야 할 몸이 좋아하는 숫자들> 오수연, 생각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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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건강 정보에 민감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TV에서 어떤 음식이 어디에 좋다더라, 어떤 영양제가 꼭 필요하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냥 흘려넘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말들이 그냥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이상한 수치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고, 주변에서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광경이 생경하지만은 않아진다. 몸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내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밀린 고지서를 들이대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은 이런 요즘의 나에게 상당히 필요한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병이 생긴 뒤에야 부랴부랴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이 오기 전의 신호를 어떻게 읽고 관리할 것인가를 차분하게 알려준다. 제목만 보면 조금 딱딱한 건강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막상 읽어보면 생각보다 생활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당뇨병, 동맥경화, 치매, 암 예방처럼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도 나오지만, 무엇을 먹고, 얼마나 움직이고, 어떻게 자고, 검진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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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어디서나 건강 정보를 얻을 수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보가 너무 많다는 데 있다. 누구는 탄수화물을 줄이라고 하고, 누구는 특정 영양제를 먹으라고 하고, 또 누구는 어떤 식단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한다. 어떤 정보가 진짜인지, 과장된 것인지, 축소된 것인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나름 열심히 건강을 챙기고 있는 것 같은데도 정작 판단 기준은 흐려지는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이러한 생황 속에서 이 책은 비교적 담담하게 근거와 숫자를 제시한다. “몸에 좋다”는 말보다 “왜 좋은지”,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어떤 경우에는 조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니 읽고 나서 막연한 건강염려증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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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좋았던 부분은 명상과 마음을 다루는 장이었다. 처음에는 질병 예방이라는 제목과 명상이 조금 멀게 느껴졌는데, 읽다 보니 결국 몸과 마음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가 수면을 망치고, 수면이 식욕과 면역을 흔들고, 그런 하루들이 쌓여 몸의 방향을 바꾼다. 그러니 질병 예방은 단순히 좋은 음식을 먹는 문제가 아니라, 하루 전체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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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받아왔던 건강검진 결과지를 너무 대충 넘겨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상'이라는 글자만 확인하고 안심하거나,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병원의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둔 적이 많았다. 그런데 예방이라는 건 사실 대단한 결심보다 그런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지금 당장 극단적으로 식단을 바꾸고 운동을 몰아붙이는 것보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잘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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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강염려증을 부추기며 무섭게 겁을 주는 책도 아니고, 기적 같은 해결책을 약속하는 책도 아니다. 단지 건강하게 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 영양제와 식단 정보 사이에서 기준을 잃은 사람, 부모님의 질병을 보며 내 미래를 한 번쯤 생각해본 사람에게 잘 맞는 책이다. 이 책이 말하는 예방은 완벽한 몸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몸을 조금 더 일찍 살피고, 나쁜 습관이 너무 오래 쌓이지 않게 방향을 바꾸자는 이야기였다. 건강은 어느 날 한 번에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사소한 선택이 천천히 만들어가는 결과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 이 책은 생각의힘(@tp.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질병예방세대 #오수연 #생각의힘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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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삶 -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에릭 사댕 지음, 박지민 옮김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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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삶 -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에릭 사댕,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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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I를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고 또 매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 《유령의 삶》을 읽는 동안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저자의 비판이 너무 단호하고 형이상학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를 자주 생각하는 입장이다보니 AI의 실용적인 측면만 생각하게 되는 편인데, 이 책은 그보다 조금 앞선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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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에릭 사댕이란 철학자는, 스마트폰과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세계를 ‘유령’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처음에는 조금 과한 표현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이 말이 꽤 와닿는 지점도 분명 존재한다. 유령은 분명히 곁에 있지만 만질 수 없고 말을 걸어오지만 실체를 붙잡기는 어려운 것처럼, 어쩌면 우리를 둘러 싼 지금의 디지털 환경도 그러한 것 같다. 우리는 하루 종일 스크린을 들여다보고, 푸쉬 기능에 따른 알람을 매일 받고, 검색과 추천과 자동완성의 도움을 받지만, 그러면서도 그 과정에서 내 판단이 얼마나 개입하는지, 심지어 남아있기는 한지에 대해 잘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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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스크린이 우리의 물리적 시간을 빼앗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본다. 예전에는 직접 부딪히고, 기다리고, 실패하고, 우연히 만나는 일들이 삶의 일부였다면, 지금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많은 부분들이 예측 가능해졌고, 단 몇 줄의 질문만으로도 매끈하게 정리된 내용이 화면에 나타난다. 편리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불편함 속에서 생겨나는 감각이나 생각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에 대한 대목은 요즘의 일상과 맞닿아 있어 더 크게 다가왔다. 이제 우리는 글을 쓰기 전에도, 기획을 하기 전에도, 심지어 무언가를 느꼈는지 정리하기 전에도 AI에게 먼저 묻는다. 물론 그것이 늘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나 역시 AI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문제는 내 생각을 형성하기 위해 도움을 받는 것과 아예 생각을 대신 맡기는 것 사이의 경계가 생각보다 흐릿하다는 점이다.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결과물을 받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어느 순간 나는 질문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이미 짜인 선택지 앞에 앉아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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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책의 주장에 전부 동의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사댕의 비판은 때때로 너무 급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기술의 가능성이나 인간이 그것을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조금 박하게 보는 듯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았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지성을 무너뜨리기만 하나? 오히려 어떤 사람에게는 생각의 출발점과 확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은 걸까? 문득 이런 의문도 마음 속에서 피어났다. 다만 이 책의 가치는 바로 그 불편한 질문들을 던져보는 것에 있는 것 같다. 동의할 수 없는 대목이 있어도, 적어도 지금 우리가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것들을 다시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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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삶》은 모든 철학 서적이 그러하듯 편하고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문장도 단단하고, 문제의식도 가볍지 않다. 하지만 확실히 지금 이 시대에 모두가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은 든다. 대 AI 범람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얻는 동안 무엇을 내주고 있는지 한 번쯤 멈춰 보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발전하는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먼저 내가 사라지지 않는 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내가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시간이 그리 길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적어도 한 번쯤은 묻게 된다. 지금 이 행동은 정말 나의 의지로부터 시작된 것일까? 나는 유령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 이 책은 김영사(@gimmyoung)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유령의삶 #에릭사댕 #김영사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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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에게, 별로부터 - 12개 별이 전해준 138억 년 우주의 소식
우주먼지(지웅배)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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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에게, 별로부터 - 12개 별이 전해준 138억 년 우주의 소식> 우주먼지(지웅배),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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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다 보면 밤하늘을 올려다 볼 일이 현저히 줄어든다. 퇴근길에 고개를 들어도 별보다는 간판 불빛이 먼저 보이고, 날씨 앱으로 내일의 기온은 확인하면서도 오늘 밤 하늘에 어떤 별이 떠 있는지는 거의 생각하지 않게 된다. 어렸을 때, 천문 캠프에 가서 쏟아지던 하늘의 별들을 봤던 기억이 난다. 은하수도 봤고, 견우성, 직녀성도 봤다. 운이 좋게 별똥별도 볼 수 있었다. 내 어릴 적 꿈은 천문학자였을 정도로 별을 좋아했는데... 현재의 나는 우주를 좋아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은 자주 잊고 살게 되는 것 같다. 이 책, 《지구인에게, 별로부터》는 그런 나에게 별을 바라보고, 별에 대해 알아가려 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계를 조금 다른 거리에서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차분히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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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2개의 별을 따라 우주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시리우스, 북극성, 카노푸스, 베텔게우스처럼 이름은 들어봤지만 제대로 알지는 못했던 별들이 하나씩 등장했다.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유명한 이 책의 저자는 역시 대중을 상대하는 감각이 있다는 걸 느꼈다. 단지 어려운 설명을 줄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어서 매우 좋았다. 어떤 별은 길을 잃은 사람들의 방향이 되었고, 어떤 별은 우주 탐사의 기준점이 되었으며, 어떤 별은 인간이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별 하나를 설명하다가 자연스럽게 항해의 역사, 과학사의 장면, 외계행성 탐사, 별의 탄생과 죽음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공부한다’는 느낌보다, 밤하늘에 숨어 있던 오래된 이야기를 하나씩 전해 듣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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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북극성과 카노푸스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북극성을 변하지 않는 길잡이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그 역할조차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하늘의 별마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우리가 절대적인 기준처럼 여기는 것들도 결국 특정한 시간과 위치에서만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에 남았다. 반대로 보이저호의 길잡이가 된 카노푸스 이야기는 우주 탐험을 위해 멀리 나아가는 인간의 기술력이 여전히 별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옛 항해자들이 바다에서 별을 보며 방향을 찾았듯, 우주로 나아간 탐사선도 결국 별을 기준 삼았다는 사실에 우주와 별에 대한 경이로움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이 아주 가벼운 에세이처럼 술술 읽히기만 하는 책은 아니다. 별의 거리, 초신성, 외계행성 탐사, 천체의 밝기 같은 과학 개념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하지만 설명의 흐름이 친절해서 부담스럽지는 않다. 오히려 과학적인 내용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섞여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 익숙한 별 이름에서 출발해 낯선 우주로 조금씩 들어가는 방식이라, 천문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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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과학 교양서는 지식을 많이 남기는 책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세계를 보는 습관을 살짝 바꾸도록 유도해주는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별에 대해 더 많이 알게 해주는 책이면서 동시에, 내가 서 있는 이 작은 자리와 오래된 우주의 시간을 잠시나마 연결해주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밤하늘이 너무 멀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혹은 한때 별을 좋아했지만 어느새 잊고 지낸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읽고 나면 적어도 하루쯤은 밤하늘을 좀 다르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빛공해가 심한 도시에서 별을 찾지 못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중요한 건 고개를 들어 한 번이라도 밤하늘을 올려다 보는 일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 이 책은 다산북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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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초상 - 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
김의경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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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초상 - 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 김의경 · 서수진 · 염기원 · 이서수 · 이정연 · 임현석 · 장강명 · 정진영 · 주원규 · 지영 · 최영 · 최유안 · 한은형· 황시운,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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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직업이 많고,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무한할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그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이 책을 펼쳤다. 하지만 막상 읽다 보니 이 책은 직업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었다. 하긴, 작가들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한 책인데 그렇게 유치할 리가... 이 책은 일을 통해 한 사람이 어떻게 버티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일이라는 게 참 어렵고도 애매한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냐고 내게 누군가 물어 본다면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싫기만 하냐고 물으면 또 그렇게 단순하게 답하기도 어렵다. 힘들고 지겹고 그만두고 싶은 날이 많지만, 이상하게 어떤 순간에는 그 일 때문에 내가 조금은 쓸모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을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기에는 내 일에 대한 나름의 애정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 지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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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치기공사, 중식당 면장, 라디오 PD, 만물트럭 주인, 고공로프 용접기사, 아파트 환경미화원, 항공정비 검사원, 면역전문 간호사, 자서전 대필작가 같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익숙한 직업도 있었고, 들어봤지만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잘 몰랐던 직업도 있었다. 흥미로운 건 이 책이 소개하는 직업들을 뭔가 특별하거나 멋진 것으로만 포장하고 있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어쩌다 그 일을 시작했고, 누군가는 오래 버티다 보니 자기 일이 되었고, 누군가는 여전히 그 일 안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이 책의 그런 점이 참 좋았다. 일하는 사람의 삶은 원래 그렇게 반듯하게 정리되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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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히 라디오 PD의 이야기가 좋았다. 요즘처럼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라디오에는 라디오만의 힘이 있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별것 아닌 사연 하나에 진행자도, PD도, 청취자도 함께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 그런 일은 분명히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씩 바꾸는 일임에 틀림 없다. 나도 한때 라디오를 꽤 좋아했기 때문에 이 파트를 꽤 재밌게 읽었다. 조용히 틀어놓은 방송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 한마디를 듣고 하루의 기분이 달라질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항공정비 검사원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았다. 정비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 엔진 덮개를 닫은 뒤 작은 공구 하나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열어 확인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직업 정신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의 정직함과 조심성이 있어야만 유지되는 세계가 있다. 우리는 비행기가 무사히 뜨고 내리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 당연함 뒤에는 사소한 실수를 그냥 넘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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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가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매일 하는 일은 익숙해질수록 그 의미가 점점 흐려진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이 누구에게 효용성이 있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가끔은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일이라는 건 결국 한 사람이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들고, 잇고, 지키고, 살피는 일. 책의 구성처럼 일은 어쩌면 그 네 가지 동사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할거냐고 한다면, 여전히 답은 어렵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조금 더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타인의 일을 들여다보는 일은 결국 타인의 삶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내 일과 내 하루도 다시 보게 될 수 있었다.



* 이 책은 동아시아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dongasi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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