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탄생 - 의식은 혼돈에서 어떻게 태어날까?
오기 오거스.사이 개덤 지음, 김아림 옮김 / 진성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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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탄생 - 의식은 혼돈에서 어떻게 태어날까?> 오기 오거스 · 사이 개덤, 진성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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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I 모델과 AI의 활용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시대가 되면서 지능이나 의식이라는 말을 예전처럼 쉽게 쓰기가 두려워진 측면이 있다. 지금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단지 지능만 있는 것인지, 그것을 넘어 의식이라는 걸 가지고 있는지 혹은 가지게 될 지 두려우면서도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인간이 가진 의식이란 대체 무엇일까? 의식은 뇌 안 어딘가에 들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인간이란 존재가 세계와 부딪히며 만들어낸 어떤 진화적 산물이자 화학적 생리학적 신호 체계에 가까운 것일까? 의식이란 나에게 있어 늘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런 주제이다. 그래서 이 책, <의식의 탄생> 서평단을 신청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읽은 줄리언 제인스 <의식의 기원>이 의식에 관한 역사적이자 철학적인 고찰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의식의 정체를 밝혀나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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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식의 탄생에 관한 질문을 꽤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심지어 설명을 인간의 뇌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생명체의 뇌도, 신경도 없는 아주 작은 생명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나간다. 빛을 향해 방향을 바꾸는 고세균, 먹이를 찾아 움직이는 세균, 서로를 찾아 모여드는 아메바 같은 존재들이 먼저 등장한다. 이러한 단순한 생명체들은 어쩌면 외부 자극에 대해 단순히 반응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반응이 점차 선택이 되고, 선택이 쌓여 마음의 원형이 되어가는 과정을 이 책은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의식을 뇌 속에 갇힌 어떤 반응으로만 보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의식이 뇌와 몸, 그리고 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움직임에 가깝다고 보는 것 같다. 기억 역시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된 파일 같은 것이 아니라, 몸과 세계가 상호작용하며 다시 불러내는 과정으로 설명된다. 이 관점이 다소 낯설긴 하지만, 읽다 보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늘 생각이 머리 안에서만 일어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몸의 감각, 주변 환경,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바뀌고 반응하며 살아가기에, 이 책의 내용이 꽤나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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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흥미를 느낀 부분은 자아에 대한 설명 부분이었다. 우리는 보통 ‘나’라는 존재가 단단한 중심처럼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자아 역시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언어와 기억, 몸과 사회적 관계가 만나며 만들어지는 일종의 흐름으로 본다. 책에서 말하는 ‘자아의 허리케인’이라는 표현은 조금 과감하지만, 꽤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라는 존재는 하나의 점이라기보다 수많은 감각과 기억, 타인의 말, 사회적 규칙이 소용돌이치며 만들어낸 임시적인 중심에 가깝다는 서술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또 하나 이 책에서 나타난 재밌는 개념은 ‘슈퍼마인드’다. 마음은 개인 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국가, 문명처럼 더 큰 단위에서도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이미 수많은 마음이 연결된 거대한 시스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언어, 제도, 기술, 문화는 개인의 생각을 넘어선 집단적 사고의 흔적이니 말이다. AI 시대에는 이 개념은 더 의미가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인공지능 역시 인간 사회 전체의 데이터와 욕망, 선택이 얽혀 만들어진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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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과학 책이기도 하지만, 또 묘하게 철학적인 책이기도 했다. 한편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면서도 과학의 언어를 놓지 않는다. 어쩌면 의식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 아니라 생명이 세계를 향해 아주 오래도록 축적해온 생존 방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빛을 향해 방향을 바꾸던 작은 생명체의 움직임에서 시작해, 지금 여기서 생각하고 선택하는 나에게까지 이어진 긴 여정. 이 책을 통해 그 여정을 꽤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다. 의식, 자아, 마음, 그리고 AI 시대의 인간 고유성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신문섭 작가님

@kbtechpos


진성북스 출판사

@jinsungbooks


#진성북스출판사 #의식의탄생 #오기오거스 #사이개덤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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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푸는 사주팔자 - AI가 풀어주는 운명의 공식, 당신의 선택은?
이현신 지음 / 메이킹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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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푸는 사주팔자 - AI가 풀어주는 운명의 공식, 당신의 선택은?> 이현신, 메이킹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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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절대 안 읽을 책이다. 이런 자기계발서는 좀 질리는 측면이 있기도 하고 또 너무 자극적인 제목의 책이라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을 터였다. 하지만 요즘 어학공부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내게, 이 책은 꽤 흥미를 진하게 끌었다. 그래서 당장 서평단을 신청했다. 사실 제목만 보면 조금 부담스럽다. ‘학원 없이’, ‘7개 국어’, ‘정복’ 같은 단어들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으니, 또 대단한 사람의 대단한 성공담을 읽어야 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책이었다. 저자는 외국어를 무슨 신비로운 재능의 영역으로 포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왜 오래 공부하고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꺼내는지, 왜 단어장을 사놓고 며칠 뒤 포기하는지, 왜 학원에 다녀도 실력이 제자리인지 꽤 차분하게 전개해 간다는 점에서 꽤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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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주팔자에 대해서 알게 된 건, 명상을 배우면서부터였다. 명상을 배우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를 위해 동양의 사주팔자와 서양의 에니어그램에 대해서 간략하게 배웠다. 나는 사주팔자가 운세를 예측하는 건 줄 알았는데, 동양의 성격테스트와 같은 것이었다는 점에서 1차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꽤 내 성격을 잘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2차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어쩌면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성향조차 잘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웠다. 아마 동양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계절의 속성과 인간의 성격을 연결시키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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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를 보는 방법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알고는 있는데, 좀 더 깊은 내용은 항상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 《AI와 함께 푸는 사주팔자》에 묘하게 끌림이 생겨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저자는 사주팔자의 전문가인 것 같은데, 서두에서 AI가 봐주는 사주가 틀린 점이 많다는 걸 지적하며 좀더 확실한 정보를 주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사주팔자에 대한 상당히 깊이 있는 지식이 수록되어 있는데, 왜 책 제목에 'AI와 함께 푸는'이라는 말이 왜 들어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의문점을 제외하면 상당한 수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서 앞으로 두고두고 잘 참고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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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는 음양과 오행의 조합을 가지고 천간과 지지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인생을 설명하는 사주팔자로 확장되고 다시 그 글자들간의 관계들로 설명해내는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다 이해하기가 여전히 쉽지는 않다. 그래서 이렇게 자세히 설명된 책이 참 반갑다. 쭉 한 번 훑어보긴 했지만 시간을 두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이 책은 메이킹북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_makingbooks


#AI와함께푸는사주팔자 # AI #사주팔자 #이현신 #메이킹북스 #북스타그램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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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원 없이 7개 국어를 정복했다 - 어떤 언어든 입이 트이는 외국어 독학법
서영훈 지음 / 생각의힘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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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원 없이 7개 국어를 정복했다 - 어떤 언어든 입이 트이는 외국어 독학법> 서영훈, 생각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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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절대 안 읽을 책이다. 이런 자기계발서는 좀 질리는 측면이 있기도 하고 또 너무 자극적인 제목의 책이라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을 터였다. 하지만 요즘 어학공부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내게, 이 책은 꽤 흥미를 진하게 끌었다. 그래서 당장 서평단을 신청했다. 사실 제목만 보면 조금 부담스럽다. ‘학원 없이’, ‘7개 국어’, ‘정복’ 같은 단어들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으니, 또 대단한 사람의 대단한 성공담을 읽어야 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책이었다. 저자는 외국어를 무슨 신비로운 재능의 영역으로 포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왜 오래 공부하고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꺼내는지, 왜 단어장을 사놓고 며칠 뒤 포기하는지, 왜 학원에 다녀도 실력이 제자리인지 꽤 차분하게 전개해 간다는 점에서 꽤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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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외국어 공부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이다. 나 역시 외국어 공부를 할 때마다 늘 마음가짐부터 고쳐먹으려 했다. 이번엔 진짜 해보자, 매일 하자, 단어 몇 개라도 외우자,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저자는 그 이유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대신 공부, 습득, 훈련이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법을 이해하는 시간, 실제 표현을 맥락 속에서 익히는 시간, 입과 귀에 붙도록 반복하는 시간이 함께 돌아가야 한다는 설명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특히 완벽한 외국어를 목표로 삼지 말라는 말에 꽤 공감을 하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외국어를 쓸 기회가 생기면 너무 쉽게 주눅 든다. 틀리면 창피하고, 발음이 어색하면 민망하고, 머릿속에서는 문장이 떠오르는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금세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외국어를 시험 과목처럼 대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도구로 보라고 말한다. 어떤 언어는 깊게 파고들 수 있고, 어떤 언어는 여행에서 길을 묻는 정도로 충분할 수도 있다. 그 말이 오히려 외국어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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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외국어를 왜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도 흥미로웠다. 사실 요즘 번역기는 정말 좋아졌고, 자막도 자동으로 붙는다. 굳이 고생해서 외국어를 배워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언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의 말을 직접 알아듣고, 내 입으로 더듬거리며 말을 건네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감각은 번역기가 대신해주기 어렵다. 언어를 배운다는 건 단지 단어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내가 접속할 수 있는 세계를 하나 더 늘리는 일에 가깝운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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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갑자기 7개 국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 건 아니다. 그런 식의 과장된 희망을 주는 책도 아니었다. 다만 외국어 공부를 다시 한 번 시작해볼 수는 있겠다는 정도의 마음은 들었다. 너무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 15분이라도 듣고, 따라 말하고,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외국어로 조금씩 접해보는 것을 좀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공부를 삶의 한쪽에 자연스럽게 붙여두는 방식이라면 나도 다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도 일단 오늘은 아주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그냥 외국어 하나를 내 일상 속으로 조금만 들여놓는 정도로 말이다. 어쩌면 외국어 공부는 그렇게 시작하는 게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


* 이 책은 생각의힘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tp.book


#나는학원없이7개국어를정복했다 #어학공부 #서영훈 #생각의힘 #북스타그램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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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 - 우리가 서로를 적이라 믿게 만드는 마음의 함정
커트 그레이 지음, 제효영 옮김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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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은 왜 분노하는가 - 우리가 서로를 적이라 믿게 만드는 마음의 함정> 커트 그레이, 김영사



😡

바야흐로 정말 분노가 만연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 같다. 뉴스를 봐도, SNS를 봐도, 심지어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주 화가 나 있는 듯 하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어떤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아주 사소한 말투 하나 때문에도 우리는 쉽게 상대를 판단하고 미워한다. 가끔은 나 역시 그렇다. 내가 화를 내는 이유는 내가 옳기 때문이고, 상대가 틀렸기 때문이라고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참 반가운 책이 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를 ‘정의감’보다는 ‘위험 인식’이라는 측면에서 찾아 낸다. 사람은 자신이나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무언가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 화를 낸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거의 자동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고, 그 구도 안에서 세상을 판단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 매우 통찰력있는 책의 내용에 감탄했다.


😡

이러한 관점이 흥미로운 이유는, 우리로 하여금 분노를 또 다른 방식으로 보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흔히 상대가 비도덕적이거나 무지해서 나와 다르게 생각한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상대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지키려 하는 사람일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가장 큰 위험으로 느끼고, 누군가는 차별과 혐오를 더 큰 위험으로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누군가는 권력이 약자를 짓누르는 상황을 더 두려워한다. 결국 같은 현실을 보고도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이유는, 우리가 보고 있는 ‘위험’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

나 역시 어떤 주장이나 태도를 마주하면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생각하지?”라고 쉽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러한 말 속에는 어쩌면 “나는 더 합리적이고, 저 사람은 덜 생각한다”라는 오만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내 속에 전제되어 있던 그런 자만심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 책이 상대를 무조건 이해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또 아니다. 모든 의견이 똑같이 옳다는 하나마나 한 양시론을 펼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상대가 무엇을 해롭다고 느끼는지, 무엇을 지키고 싶어 하는지 먼저 보자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팩트만으로는 사람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흔히 정확한 자료와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면 상대가 생각을 바꿀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사람은 사실보다 먼저 자신의 경험, 불안, 소속감, 가치관을 통해 세상을 해석한다. 그래서 데이터는 때로 설득의 도구가 아니라 자기 확신을 강화하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요즘의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도 그렇다. 정보를 몰라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서로 다른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에 싸우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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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잔뜩 난 사람에 대해 이제는 이런 질문을 던져봐야 겠다. "저 사람은 무엇을 위험하다고 느끼는 걸까?"라고 말이다. 누군가의 분노 뒤에 숨겨진 두려움은 무엇인지, 그러한 불안이 무엇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세상은 이미 충분히 시끄럽고, 우리는 너무 쉽게 서로를 미워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 시대에 이 책은 조금 느린 태도를 권한다. 바로 판단하지 말 것. 상대를 악으로 단정하기 전에, 그가 무엇을 해롭다고 느끼는지 생각해볼 것. 그리고 나의 분노 역시 언제나 완벽하게 정의로운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할 것. 쉽지는 않지만,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는 그러한 포용력과 겸손함일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은 김영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gimmyoung


#나와당신은왜분노하는가 #커트그레이 #김영사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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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소멸
한동일 지음 / 그린스트로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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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소멸> 한동일, 그린스트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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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확 끌리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청춘이 소멸까지 될 일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늘 마음만은 청춘인 것처럼 살아가자는게 내 삶의 모토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 제목이 끌린 것일수도 있다. 청춘이 소멸된 삶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까라는 궁금증. 사실 현대사회의 청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힘들다는 말은 한편으론 너무 흔해지기도 했다. 그들이 도시에서 살아남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도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소멸’이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묵직하게 다가왔다. 청춘은 급작스럽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버티는 사이에 아주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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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청춘의 소멸'은 도시로 온 한 청년의 이야기다. 그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도시를 선택했지만, 도시는 그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취업은 어렵고 인간관계는 더 어렵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꾸만 자기 자신을 깎아내야 한다. 자신을 잃어가야 한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무척이나 마음이 불편했다. 나 역시 한때는 더 큰 세계,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면 삶도 조금은 선명해지고 명확해질 것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더 많은 기회, 더 많은 사람, 더 넓은 세계를 원하고 갈구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그 속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삶은 더 어렵고 힘들고 견뎌야할 것들 투성이다. 이 작품이 좋았던 건 그런 삶을 지나치게 비장하게 포장하지만은 않는다는 점이었다. 주인공의 고통은 너무 일상적이어서 더 아프게 느껴졌다. 괜찮냐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 때, 힘내라는 말이 오히려 나를 더 몰아붙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소설은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청춘은 빛나는 시절이라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내느라 자신에게 가장 모질어지는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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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실린 〈구류 3일〉과 〈책〉은 표제작과 결은 다르지만, 결국 한 사람이 어떻게 무너지고 지워지는가를 다룬다는 점에서 표제작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류 3일〉은 진실보다 자극적인 이야기와 소문이 먼저 소비되는 사회를 보여준다. 누군가의 삶이 사실관계가 정리되기도 전에 가십이 되어 버리고, 사람들은 타인의 몰락을 너무 쉽게 구경한다. 읽다보니 요즘 뉴스를 대하고 소비하는 나 자신의 스탠스도 생각하게 되었다. 분명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너무 빠르게 판단하고 너무 쉽게 잊는 건 아닌지... 〈책〉은 조금 더 기이하고 강박적인 이야기였다. 한 사람이 자신이 쓴 책을 지키려 하다가 오히려 그 책과 함께 무너져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처음에는 인물의 집착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읽다 보니 꼭 남의 이야기처럼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누구에게나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은 선이 있고, 때로는 그 선을 지키려다 스스로를 더 세게 옭아매기도 하니까. 완벽하게 지키고 싶었던 것이 결국 자신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씁쓸한 맛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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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 모두 산뜻한 소설이 아니다. 아주 마음 한쪽이 조금 무거워지는 작품들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어둡기만 한 건 아니었다. 때로는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지 않아서 좋은 책들이 있다. 무리한 위로모다는 잃어버린 마음을 관조하게 만드는 작품이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지나왔거나 지금도 지나고 있는 어떤 시절을 조용히 되짚게 한다. 내 청춘은 어디쯤에서 얼마만큼 소멸했을까? 혹여 아직 남아 있다면, 나는 그것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 책을 덮고 나서도 그런 질문이 한동안 머릿 속을 맴돌았다.



* 헤스티아님(@hestia_hotforever)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그린스트로우(@greenstraw_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청춘의소멸 #한동일 #그린스트로우​ #소설 #헤스티아서평단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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