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원 없이 7개 국어를 정복했다 - 어떤 언어든 입이 트이는 외국어 독학법
서영훈 지음 / 생각의힘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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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원 없이 7개 국어를 정복했다 - 어떤 언어든 입이 트이는 외국어 독학법> 서영훈, 생각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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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절대 안 읽을 책이다. 이런 자기계발서는 좀 질리는 측면이 있기도 하고 또 너무 자극적인 제목의 책이라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을 터였다. 하지만 요즘 어학공부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내게, 이 책은 꽤 흥미를 진하게 끌었다. 그래서 당장 서평단을 신청했다. 사실 제목만 보면 조금 부담스럽다. ‘학원 없이’, ‘7개 국어’, ‘정복’ 같은 단어들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으니, 또 대단한 사람의 대단한 성공담을 읽어야 하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책이었다. 저자는 외국어를 무슨 신비로운 재능의 영역으로 포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왜 오래 공부하고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꺼내는지, 왜 단어장을 사놓고 며칠 뒤 포기하는지, 왜 학원에 다녀도 실력이 제자리인지 꽤 차분하게 전개해 간다는 점에서 꽤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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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외국어 공부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이다. 나 역시 외국어 공부를 할 때마다 늘 마음가짐부터 고쳐먹으려 했다. 이번엔 진짜 해보자, 매일 하자, 단어 몇 개라도 외우자,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저자는 그 이유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대신 공부, 습득, 훈련이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법을 이해하는 시간, 실제 표현을 맥락 속에서 익히는 시간, 입과 귀에 붙도록 반복하는 시간이 함께 돌아가야 한다는 설명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특히 완벽한 외국어를 목표로 삼지 말라는 말에 꽤 공감을 하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외국어를 쓸 기회가 생기면 너무 쉽게 주눅 든다. 틀리면 창피하고, 발음이 어색하면 민망하고, 머릿속에서는 문장이 떠오르는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금세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외국어를 시험 과목처럼 대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도구로 보라고 말한다. 어떤 언어는 깊게 파고들 수 있고, 어떤 언어는 여행에서 길을 묻는 정도로 충분할 수도 있다. 그 말이 오히려 외국어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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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외국어를 왜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도 흥미로웠다. 사실 요즘 번역기는 정말 좋아졌고, 자막도 자동으로 붙는다. 굳이 고생해서 외국어를 배워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언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의 말을 직접 알아듣고, 내 입으로 더듬거리며 말을 건네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감각은 번역기가 대신해주기 어렵다. 언어를 배운다는 건 단지 단어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내가 접속할 수 있는 세계를 하나 더 늘리는 일에 가깝운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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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갑자기 7개 국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 건 아니다. 그런 식의 과장된 희망을 주는 책도 아니었다. 다만 외국어 공부를 다시 한 번 시작해볼 수는 있겠다는 정도의 마음은 들었다. 너무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 15분이라도 듣고, 따라 말하고,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외국어로 조금씩 접해보는 것을 좀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공부를 삶의 한쪽에 자연스럽게 붙여두는 방식이라면 나도 다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도 일단 오늘은 아주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그냥 외국어 하나를 내 일상 속으로 조금만 들여놓는 정도로 말이다. 어쩌면 외국어 공부는 그렇게 시작하는 게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


* 이 책은 생각의힘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tp.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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