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인생을 바꾸는 게 아니라 행동이 인생을 바꾼다 - 과거에 갇힌 삶을 다시 흐르게 하는 12가지 마음 훈련법
카레나 킬코인 지음, 문가람 옮김 / 서스테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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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인생을 바꾸는 게 아니라 행동이 인생을 바꾼다 - 과거에 갇힌 삶을 다시 흐르게 하는 12가지 마음 훈련법> 카레나 킬코인, 서스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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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원하던 바를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수십 번을 결심하고, 후회하고, 재고해보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들만 가득한 인생... 사실 나도 좀 그런 편이다.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마음이 정리되면 하겠다고 미루고, 준비가 되면 움직이겠다고 생각하다가 결국 그 ‘준비’라는 말 뒤에 오래도록 숨어있을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은 불편하지만 꽤나 필요한 말을 건네는 책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는 ‘행동’은 '무작정 열심히 살아라!'라는 자기계발서 느낌의 구호와는 다소 다른 면이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행동은 오히려 자신의 생각 아주 깊은 곳으로 내려가 본 후에 내가 왜 같은 두려움 앞에서 멈추는지, 왜 별것 아닌 말에도 마음이 흔들리는지, 왜 지나간 일을 다시 꺼내 스스로를 괴롭히는지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이 점이 이 책을 여타 자기계발서들과 아주 다른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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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의 힘들고 괴로웠던 어린 시절을 숨기지 않고 꺼내놓는다.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말이다. 폭력과 방임, 가족으로부터 유기당하고 버려진 일,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괴로움 속으로 몰아 넣게 되는 그런 심각한 트라우마. 그런 상처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낡아 없어지지 않는 것임에 분명했다. 오히려 어떤 기억들은 마음 속 깊이 비수처럼 박혀 끊임없이 머릿속에 같은 문장을 재생시킨다. '나는 부족하다', '나는 결국 버려질 것이다', '나는 이 정도 대우를 받아도 어쩔 수 없다'와 같은 문장들... 저자는 이러한 내면의 문장을 ‘거짓 서사’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거짓 서사를 깨부수고 새로운 인생을 맞이할 수 있는 실용적인 훈련법을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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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마음을 먹어야 행동으로 옮기는 상황도 당연히 있겠으나, 생각해보면 거창한 결단이 없이도 '그냥 하는 마음'만 있으면 행동하게 되는 순간들도 있다(박명수씨가 말했던 중꺾그마 —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 이 갑자기 생각난다). 무언가를 행동하기 위해 우리는 갑자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단지 어제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일, 좋아하는 일, 나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것도 좋다. 나를 몰아세우던 내면의 말들을 잠시 멈추고, 나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주는 게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 작은 행동들이 쌓이다보면 삶의 방향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이 책에 따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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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나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얼핏 들으면 차갑게 느껴지기도 한 이 말이 이 책 속에서는  꽤 다정다감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누군가가 나를 대신 구원해줄 수 없다는 말은, 반대로 내가 내 삶을 다시 써 내려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 말이다. 굳이 힘들었던 과거를 가지고 나를 정의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그 당연하지만 어려운 사실을 저자의 삶을 통해 조용히 일러준다. 


* 이 책은 서스테인(@sustain_books)에서 제공받아 독서모임 진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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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chiwonna_bier @apureumdite @i_am_what_i_read


#생각이인생을바꾸는게아니라행동이인생을바꾼다 #생바행바 #카레나킬코인 #서스테인 #독서모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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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ㅣ 암실문고
페드로 레메벨 지음, 임도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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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페드로 레메벨,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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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이 아주 맘에 들어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려워요, 투우사여』라니! 뭔가 오래된 노래 같기도, 사랑 고백 같기도, 혹은 위험한 암호같기도한 감각적이고 세련된 제목에 눈길이 갔다. 그런데 실제로 이 소설, 기대만큼이나, 세련된 제목만큼이나 정말 놀랍고 재밌는 서사로 가득했다(매우 만족!). 사랑 이야기인데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으며, 정치적인 내용이 들어있으면서도 딱딱하지도 않았다. 화려한 자수실과 싸구려 향수 냄새, 낡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 그리고 어느 순간 방 안에 숨어드는 총과 화약 냄새가 함께 섞여 있는 듯한 그런 빈티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그런 이야기가 꽉꽉 찬 느낌의 소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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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은 1986년 칠레 산티아고, 피노체트 군사독재 아래에서 사람들은 검문당하고, 시위는 진압되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공포와 억압이 만연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 소설의 중심에 선 인물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혁명가도, 지식인도, 영웅도 아니었다. 가난한 골목의 낡은 집에서 부자들의 식탁보에 자수를 놓으며 살아가는 로카, 그러니까 ‘앞집 미친년’이라 불리는 늙은 퀴어 인물이었다. 로카는 우연히 만난 청년 카를로스를 사랑하게 된다. 젊고 잘생기고 다정한 카를로스. 하지만 그는 단순한 대학생이 아니라 독재 정권에 맞서는 지하 저항세력의 일원이다. 로카의 집은 카를로스로 인해 어느새 비밀스러운 짐을 맡기는 공간이 되고, 모임 장소가 되고, 위험한 작전의 한복판이 되어버린다. 로카도 수상한 상자와 낯선 사람들, 자꾸만 비밀을 숨기는 카를로스의 태도를 보며 어느 정도 카를로스의 정체에 대해 눈치챈다. 그런데도 그는 모르는 척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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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사랑은 처음부터 공평하지 하지 못한 사랑이다. 로카는 전부를 내어주지만 카를로스가 로카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것은 로카가 준 것보다 훨씬 작다. 사랑과 마음을 주는 것과 받는 것에 대해 나 역시 괴로워해 본 적이 있기에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로카의 마음이 너무 선명해서였을까... 하지만 나는 로카가 전혀 초라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로카는 누구보다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카를로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두 사람이 같은 미래로 갈 수 없다는 것, 이 만남이 아주 예외적인 순간에만 가능했다는 것까지 다 알았을테다. 그래서 마지막에 로카가 내리는 선택은 슬프지만 비참해서는 안 된다. 사랑했으나 매달리지 않는 사람의 품위를 보여준 로카가 정말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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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교과서로 접했던 1980년대 한국의 시대상이 떠올랐다. 군사독재, 거리 시위, 최루탄, 검문,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칠레의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우리 역시 이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암흑과도 같은 시대를 거창한 역사적 서술로 보여주는 책은 아니다. 시대의 아픔과 슬픔이 개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대의 부조리가 한 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 개인의 서사를 통해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시대의 아픔이 개인의 아픔과 연결되는 그런 작품들. 혁명이라는 말보다 먼저 사랑이 드러나고, 이념보다 먼저 사람의 외로움이 드러나는 이야기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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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패한 망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이긴 하다. 정치적 거사도 실패하고, 로카의 사랑도 완전히 응답받지 못한다. 하지만 다 읽고 책을 덮고 나면 신기하게도 로카의 용기어린 마음과 선택이 가슴 깊이 남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퀴어 로맨스라고만 부르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 칠흑같이 어두운 시대에 가장 약해 보이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시대를 통과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로카는 총을 들지는 않았지만 자기 집의 문을 열었고, 구호를 외치지 않았지만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그 작고도 용감한 마음이 어떤 혁명보다 오래도록 빛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은 을유문화사(@eulyoo)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두려워요투우사여 #페드로레메벨 #을유문화사 #칠레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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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할머니의 벚나무 1000그루
타다 노부코 지음, 우민정 옮김 / 사파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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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할머니의 벚나무 1000그루> 타다 노부코,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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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림책을 잘 읽지는 않는다. 그래도 벚꽃은 좋아하니까... 제목만 보고는 예쁜 벚꽃 그림책인 줄 알았다. 산골 마을, 할머니, 벚나무 천 그루. 이 조합이면 당연히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그런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해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이 그림책 속의 이야기는 단순히 아름다운 벚꽃 마을이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라져 가는 마을을 끝까지 사랑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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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산골 마을에는 열 명의 할머니만 남아 계셨다. 그중 가장 젊은 춘자 할머니의 나이가 여든여섯. 여든여섯 살이 막내인 마을이라니... 한때는 아이들도 뛰어다니고 사람들로 북적였을 마을이 이제는 조용히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도시로 떠난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집들은 하나둘 비어가고, 마을은 조금씩 세상에서 지워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그런 현실 앞에서 그냥 주저앉지 않으셨다. 떠나가는 사람들을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겠지만, 대신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어 하는 마을을 만들기로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벚나무를 심는 일이었다. 꽃구경을 하러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산골 마을을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는 곳으로 바꾸어 보자는 계획. 생각해보면 참 멋진 계획이다. 여든이 훌쩍 넘은 할머니들이 천 그루의 벚나무를 심겠다고 마음먹다니. 그 마음이 너무 따스하면서도 또 너무 멋드려져서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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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 깊었던, 그리고 무척 슬펐던 건 벚나무가 늘어날수록 할머니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었다. 백 그루, 이백 그루, 삼백 그루. 숫자는 늘어나는데 할머니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벚나무는 할머니들이 사랑이 듬뿍 담긴 시간과도 같았따. 자신들이 그 꽃을 다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무를 심는 마음. 그건 누군가에게 좋은 풍경 하나쯤은 남기고 싶다는 할머니들의 다정한 마음의 반영이 아니었을까.


🌸

이 이야기를 통해 정말 많은 걸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우리에게도 낯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지방 소멸, 고령화, 저출생 문제와 학령인구의 감소 같은 말들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표현들이다. 여행을 가도, 시골에 내려가도, 어느 순간 지나치게 조용한 마을들을 우리는 쉬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이 책 속 산골 마을은 일본의 어느 먼 마을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한 모습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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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고, 이야기의 결은 담백하면서도 해사했다. 할머니들의 표정과 굽은 등, 산골 마을의 길과 밭, 어린 묘목들이 자라나는 풍경이 소박하게 그려져 있어서 더 마음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교훈을 앞세우지 않으면서도 그저 벚나무 한 그루씩 심고 또 심는 과정을 보여준다. 봄날의 벚꽃처럼 예쁘게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아주 오래된 미래에 관한 깊은 질문 하나를 남기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 이 책은 사파리 출판사(@safaribook_)에서 제공받아 독서모임 진행을 했습니다.


at @yamongyamong_ss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chiwonna_bier @apureumdite @i_am_what_i_read


#산골할머니의벚나무1000그루 #타다노부코 #사파리 #독서모임지원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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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ㅣ 책깃클래식
이디스 워튼 지음, 김가원 옮김 / 책깃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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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책깃 클래식

<여름> 이디스 워튼, 책깃

<푸른 성> 루시 모드 몽고메리, 책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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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책깃 클래식... 일단 표지부터 반칙이다. 진짜 너무 예쁘게 잘 나왔다. 반짝이는 홀로그램 표지라니!! 이번에 함께 읽은 책은 이디스 워튼의 『여름』과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푸른 성』. 두 작품 모두 오래된 고전이지만 지금 읽어도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독특한 작품들이었다. 시대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지만 결국 두 책 모두 “나는 어떻게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여름』은 제목만 보면 싱그럽고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처럼 보인다. 실제로 초반에는 그런 무드가 흐르긴 한다. 작고 답답한 시골 마을 노스도머에서 살아가는 채리티는 도시에서 온 하니를 만나며 처음으로 바깥 세계를 손에 닿을 듯 느낀다. 그가 보여주는 말과 태도, 새로운 풍경은 채리티에게 여름처럼 뜨겁고 빠르고 어쩐지 위험한 방식으로 밀려 들어온다. 그런데 이 소설의 여름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채리티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 뒤에는 계급과 돈, 교육과 출신이라는 벽이 너무 선명하게 버티고 있다. 하니가 아주 악한 사람이라고 보기에 어려워서 좀 더 씁쓸한 뒷맛이 남기도 했다. 그는 자기 세계를 벗어날 용기까지는 없는 딱 그정도의 사람이었고, 그 평범함이 결국 채리티에게 상처가 된다. 그래서 읽는 동안 답답했고, 다 읽고 나서는 더 답답했다. 차라리 미워할 수 있었다면 더 쉬웠을 것 같은데... 이 소설 참 단순하지 않았다.


🏰

반면 『푸른 성』은 훨씬 산뜻하고 통쾌한 내용의 소설이었다. 스물아홉 살 밸런시는 가족의 눈치를 보며 평생 자기 마음을 숨기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비로소 “이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겠다”라고 마음먹는다. 슬픈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자꾸 웃음이 난다. 밸런시가 가족들에게 그간 마음 속에 눌러왔던 말을 하나씩 꺼내놓는 순간들이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 오래도록 마음 속에 응어리가 질만큼 참고 또 참은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때의 쾌감이 정말 좋았다.


🫧

두 작품을 나란히 읽으니 채리티와 밸런시가 묘하게 겹쳐 보이기도 했다. 둘 다 자신을 가둔 세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만, 채리티의 여름이 너무 짧고 뜨거워 결국 현실의 무게를 확인하게 만든다. 반면 밸런시의 푸른 성은 뒤늦게 찾아온 자유가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래서인가, 『여름』을 읽고 난 뒤에는 한숨을 쉬게 되고, 『푸른 성』을 읽고 난 뒤에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달까...?


🫧

『여름』과 『푸른 성』은 서로 다른 온도의 책이었다. 『여름』이 한낮의 열기처럼 사람을 달뜨게 했다가 끝내 숨 막히는 현실 앞에 세워두는 소설이라면, 『푸른 성』은 오래 닫혀 있던 창문을 열고 처음으로 자신만의 숨을 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한 권은 선택지가 적은 삶의 쓸쓸함을, 다른 한 권은 늦게라도 자기 삶을 되찾는 기쁨을 보여준다. 두 작품을 함께 읽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복잡해진다. 여름은 아름답지만 언제나 다정하지만은 않고, 자유는 늦게 찾아와도 끝내 사람을 살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은 창비교육(@changbiedu_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여름 #푸른성 #책깃 #책깃클래식 #이디스워튼 #루시모드몽고메리 #고전문학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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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성 ㅣ 책깃클래식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재용 옮김 / 책깃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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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책깃 클래식

<여름> 이디스 워튼, 책깃

<푸른 성> 루시 모드 몽고메리, 책깃



☀️

이번에 나온 책깃 클래식... 일단 표지부터 반칙이다. 진짜 너무 예쁘게 잘 나왔다. 반짝이는 홀로그램 표지라니!! 이번에 함께 읽은 책은 이디스 워튼의 『여름』과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푸른 성』. 두 작품 모두 오래된 고전이지만 지금 읽어도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독특한 작품들이었다. 시대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지만 결국 두 책 모두 “나는 어떻게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여름』은 제목만 보면 싱그럽고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처럼 보인다. 실제로 초반에는 그런 무드가 흐르긴 한다. 작고 답답한 시골 마을 노스도머에서 살아가는 채리티는 도시에서 온 하니를 만나며 처음으로 바깥 세계를 손에 닿을 듯 느낀다. 그가 보여주는 말과 태도, 새로운 풍경은 채리티에게 여름처럼 뜨겁고 빠르고 어쩐지 위험한 방식으로 밀려 들어온다. 그런데 이 소설의 여름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채리티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 뒤에는 계급과 돈, 교육과 출신이라는 벽이 너무 선명하게 버티고 있다. 하니가 아주 악한 사람이라고 보기에 어려워서 좀 더 씁쓸한 뒷맛이 남기도 했다. 그는 자기 세계를 벗어날 용기까지는 없는 딱 그정도의 사람이었고, 그 평범함이 결국 채리티에게 상처가 된다. 그래서 읽는 동안 답답했고, 다 읽고 나서는 더 답답했다. 차라리 미워할 수 있었다면 더 쉬웠을 것 같은데... 이 소설 참 단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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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푸른 성』은 훨씬 산뜻하고 통쾌한 내용의 소설이었다. 스물아홉 살 밸런시는 가족의 눈치를 보며 평생 자기 마음을 숨기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비로소 “이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겠다”라고 마음먹는다. 슬픈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자꾸 웃음이 난다. 밸런시가 가족들에게 그간 마음 속에 눌러왔던 말을 하나씩 꺼내놓는 순간들이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 오래도록 마음 속에 응어리가 질만큼 참고 또 참은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때의 쾌감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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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을 나란히 읽으니 채리티와 밸런시가 묘하게 겹쳐 보이기도 했다. 둘 다 자신을 가둔 세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만, 채리티의 여름이 너무 짧고 뜨거워 결국 현실의 무게를 확인하게 만든다. 반면 밸런시의 푸른 성은 뒤늦게 찾아온 자유가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래서인가, 『여름』을 읽고 난 뒤에는 한숨을 쉬게 되고, 『푸른 성』을 읽고 난 뒤에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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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푸른 성』은 서로 다른 온도의 책이었다. 『여름』이 한낮의 열기처럼 사람을 달뜨게 했다가 끝내 숨 막히는 현실 앞에 세워두는 소설이라면, 『푸른 성』은 오래 닫혀 있던 창문을 열고 처음으로 자신만의 숨을 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한 권은 선택지가 적은 삶의 쓸쓸함을, 다른 한 권은 늦게라도 자기 삶을 되찾는 기쁨을 보여준다. 두 작품을 함께 읽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복잡해진다. 여름은 아름답지만 언제나 다정하지만은 않고, 자유는 늦게 찾아와도 끝내 사람을 살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은 창비교육(@changbiedu_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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