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ㅣ 책깃클래식
이디스 워튼 지음, 김가원 옮김 / 책깃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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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책깃 클래식

<여름> 이디스 워튼, 책깃

<푸른 성> 루시 모드 몽고메리, 책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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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책깃 클래식... 일단 표지부터 반칙이다. 진짜 너무 예쁘게 잘 나왔다. 반짝이는 홀로그램 표지라니!! 이번에 함께 읽은 책은 이디스 워튼의 『여름』과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푸른 성』. 두 작품 모두 오래된 고전이지만 지금 읽어도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독특한 작품들이었다. 시대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지만 결국 두 책 모두 “나는 어떻게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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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제목만 보면 싱그럽고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처럼 보인다. 실제로 초반에는 그런 무드가 흐르긴 한다. 작고 답답한 시골 마을 노스도머에서 살아가는 채리티는 도시에서 온 하니를 만나며 처음으로 바깥 세계를 손에 닿을 듯 느낀다. 그가 보여주는 말과 태도, 새로운 풍경은 채리티에게 여름처럼 뜨겁고 빠르고 어쩐지 위험한 방식으로 밀려 들어온다. 그런데 이 소설의 여름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채리티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 뒤에는 계급과 돈, 교육과 출신이라는 벽이 너무 선명하게 버티고 있다. 하니가 아주 악한 사람이라고 보기에 어려워서 좀 더 씁쓸한 뒷맛이 남기도 했다. 그는 자기 세계를 벗어날 용기까지는 없는 딱 그정도의 사람이었고, 그 평범함이 결국 채리티에게 상처가 된다. 그래서 읽는 동안 답답했고, 다 읽고 나서는 더 답답했다. 차라리 미워할 수 있었다면 더 쉬웠을 것 같은데... 이 소설 참 단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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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푸른 성』은 훨씬 산뜻하고 통쾌한 내용의 소설이었다. 스물아홉 살 밸런시는 가족의 눈치를 보며 평생 자기 마음을 숨기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비로소 “이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겠다”라고 마음먹는다. 슬픈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읽다 보면 자꾸 웃음이 난다. 밸런시가 가족들에게 그간 마음 속에 눌러왔던 말을 하나씩 꺼내놓는 순간들이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 오래도록 마음 속에 응어리가 질만큼 참고 또 참은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때의 쾌감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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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을 나란히 읽으니 채리티와 밸런시가 묘하게 겹쳐 보이기도 했다. 둘 다 자신을 가둔 세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만, 채리티의 여름이 너무 짧고 뜨거워 결국 현실의 무게를 확인하게 만든다. 반면 밸런시의 푸른 성은 뒤늦게 찾아온 자유가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래서인가, 『여름』을 읽고 난 뒤에는 한숨을 쉬게 되고, 『푸른 성』을 읽고 난 뒤에는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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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푸른 성』은 서로 다른 온도의 책이었다. 『여름』이 한낮의 열기처럼 사람을 달뜨게 했다가 끝내 숨 막히는 현실 앞에 세워두는 소설이라면, 『푸른 성』은 오래 닫혀 있던 창문을 열고 처음으로 자신만의 숨을 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한 권은 선택지가 적은 삶의 쓸쓸함을, 다른 한 권은 늦게라도 자기 삶을 되찾는 기쁨을 보여준다. 두 작품을 함께 읽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복잡해진다. 여름은 아름답지만 언제나 다정하지만은 않고, 자유는 늦게 찾아와도 끝내 사람을 살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은 창비교육(@changbiedu_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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