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할머니의 벚나무 1000그루
타다 노부코 지음, 우민정 옮김 / 사파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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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할머니의 벚나무 1000그루> 타다 노부코,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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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림책을 잘 읽지는 않는다. 그래도 벚꽃은 좋아하니까... 제목만 보고는 예쁜 벚꽃 그림책인 줄 알았다. 산골 마을, 할머니, 벚나무 천 그루. 이 조합이면 당연히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그런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해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이 그림책 속의 이야기는 단순히 아름다운 벚꽃 마을이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라져 가는 마을을 끝까지 사랑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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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산골 마을에는 열 명의 할머니만 남아 계셨다. 그중 가장 젊은 춘자 할머니의 나이가 여든여섯. 여든여섯 살이 막내인 마을이라니... 한때는 아이들도 뛰어다니고 사람들로 북적였을 마을이 이제는 조용히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도시로 떠난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집들은 하나둘 비어가고, 마을은 조금씩 세상에서 지워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그런 현실 앞에서 그냥 주저앉지 않으셨다. 떠나가는 사람들을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겠지만, 대신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어 하는 마을을 만들기로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벚나무를 심는 일이었다. 꽃구경을 하러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산골 마을을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는 곳으로 바꾸어 보자는 계획. 생각해보면 참 멋진 계획이다. 여든이 훌쩍 넘은 할머니들이 천 그루의 벚나무를 심겠다고 마음먹다니. 그 마음이 너무 따스하면서도 또 너무 멋드려져서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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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 깊었던, 그리고 무척 슬펐던 건 벚나무가 늘어날수록 할머니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었다. 백 그루, 이백 그루, 삼백 그루. 숫자는 늘어나는데 할머니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벚나무는 할머니들이 사랑이 듬뿍 담긴 시간과도 같았따. 자신들이 그 꽃을 다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무를 심는 마음. 그건 누군가에게 좋은 풍경 하나쯤은 남기고 싶다는 할머니들의 다정한 마음의 반영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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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통해 정말 많은 걸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우리에게도 낯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지방 소멸, 고령화, 저출생 문제와 학령인구의 감소 같은 말들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표현들이다. 여행을 가도, 시골에 내려가도, 어느 순간 지나치게 조용한 마을들을 우리는 쉬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이 책 속 산골 마을은 일본의 어느 먼 마을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한 모습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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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고, 이야기의 결은 담백하면서도 해사했다. 할머니들의 표정과 굽은 등, 산골 마을의 길과 밭, 어린 묘목들이 자라나는 풍경이 소박하게 그려져 있어서 더 마음에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교훈을 앞세우지 않으면서도 그저 벚나무 한 그루씩 심고 또 심는 과정을 보여준다. 봄날의 벚꽃처럼 예쁘게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아주 오래된 미래에 관한 깊은 질문 하나를 남기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 이 책은 사파리 출판사(@safaribook_)에서 제공받아 독서모임 진행을 했습니다.


at @yamongyamong_ss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chiwonna_bier @apureumdite @i_am_what_i_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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