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파는 디자인 - 제품의 개념을 바꾸는 디자인 혁신 전략
로베르토 베르간티 지음, 범어디자인연구소 옮김 / 유엑스리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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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베르간티 <의미를 파는 디자인>.
저자의 10년 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디자인 전략서로 '어떻게 디자인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가?'를 분석한다.

사실 나보다는 디자이너인 남동생에게 더 유익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 나의 소비패턴을 분석하는 계기가 되어 꽤나 흥미롭다. 예전에 MD로 일하던 시간들도 떠오르고 ㅎㅎ

저자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을 만든 디자인의 사례들을 자신이 고안한 개념인 ‘의미 혁신 디자인’으로 풀어낸다.
"사람들의 삶의 맥락을 고려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제품의 의미를 변화시키는 디자인"을 일컫는 의미 혁신 디자인의 예로 나의 가사 탕진템인 아르테미데 등장하여 움찔ㅋㅋ 전통적인 조명의 개념에 ‘분위기와 감성을 좌우하는 빛’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사용자가 기분에 따라 조명색을 바꾸고 다양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켰.... ;;; 즉 '더 가치있는 것을 쫒는 이 세상 모든 소비자'의 일원으로 나 역시 의미혁신 디자인을 선택한 것이 되는 ㅋㅋ (이론을 뒷바침하는 사례인 ...ㅋㅋ)

저자는 이밖에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의미 창조’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 전략이 어떻게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지 증명하고 디자인 혁신 전략을 제안한다.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는 법을 깨달아야 모방자에서 벗어나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는 적극 공감.

하지만 (최근에는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사회의 문화를 몸소 겪은 일인으로써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동시에 한국기업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너무 이상적이지 않나 싶기도 했다.

남동생과 함께 읽어보고 딥토킹하고 싶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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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결혼한 쥐에게 일어난 일
아나 크리스티나 에레로스 지음,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 외 옮김 / 오후의소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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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내려서 독서 타임.
<고양이와결혼한쥐에게일어난일 >
요즘 틈날 때마다 들춰보는 그림책. 여타 '좋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지점들이 발견되고, 책을 덮은 뒤에 더 많은 질문과 생각들이 이어진다.

스페인의 민담 중에 고양이와 결혼한 '오만한' 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는데, 현지의 두 여성작가들이 합심하여 이를 '지금-여기'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스페인 원서를 꼭 구해서 읽어 봐야지!)

일단 그림 한장 한장이 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이 그림들은 그림책 특유의 간결한 문자 텍스트의 의미를 확장시키고 해석의 결을 풍요롭게 한다.


책의 후반부, 모든 것이 부서진 폐허에서 일어나 담담히 자신의 삶을 정리해내고, 피해의 경험을 예술 창조의 원동력으로 전유해내는 여성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특히 '과거의 나'로부터 단절하길 워하며 스스로 잘라낸 머리 타래를 자신이 작업하는 책상 앞에 걸어놓는 것이 멋있었다. 영화 <아가씨>에서 자신의 삶을 옥죄어 온 체벌도구를 연인 숙희와의 유희 도구로 전유하는 히데코의 독한 다짐이 떠오르기도 했다.

"21세기 여자들은 불행을 두려워 하거나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망가진 집과 무너진 삶 위로 자신의 길을 찾아나선다. 이야기를 다시 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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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서 잘 살겠습니다 - 어느 페미니스트 부부의 좌충우돌 성장기
차아란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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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며 <#우리가알아서잘살겠습니다> 정독 중.
저자 #차아란 은 착한 'K-장녀'이자 성차별적 사회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로 '얌전히' 살던 중 강남역 페미사이드를 통해 #페미니즘 을 접하고 이를 자신의 삶 안으로 받아들인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는 결혼제도 자체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저자는, 하지만 자신과 같이 일을 하고 사상을 공유하는 반려인 J를 만나 고심 끝에 부부가 된다. 이 책은 페미니즘을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인 부부의 에세이다.

"둘 다 디자인 비전공자지만, 운이 좋게도 같은 분야로 함께 뛰어들어 서로의 피드백으로 한층 더 성장하는 관계가 되었고, 지금처럼 계속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준다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부부라니 얼마나 이상적인가!

'MZ세대 부부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낀 세대'인 나를 포함해 모든 세대가 공감할만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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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소소한 성취를 이뤄내고 있는, 더 멋있어진 지금의 내가 보인다. 지구가 자전하는 속도는 시속 1,300km라고 한다. 그런데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전혀 그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 우리의 성장도 지구의 자전과 같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자신과 비교해 보면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 다만 그 속도를 체감하지 못할 뿐. 나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갈 나, 그리고 우리를 응원하고 사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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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울증을 검색한 나에게 -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한 권으로 보는 우울증의 모든 것 손바닥 마음 클리닉 1
김한준.오진승.이재병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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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울증을 검색한 나에게> 읽는 중.
공공장소에서 읽다가는 오해받기 쉽상인 제목이지만, 사실 #우울증 에 대한 이해는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이다. 특히 우울증하면 프로이트의 멜랑꼴리, 애도 등의 개념만 떠올리는 인문학도인 나에게는. 나는 사실 내 자신이 우울해서라기 보다는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우울증 신호를 잘 감지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고 있다. 돌이킬수 없는 선택을 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설수 있도록 돕고싶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언급은 꽤나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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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환자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다면 말을 하기보다는 옆에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우울한 상황에 빠진 사람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때로는 답답한 마음에 조언을 건네고 싶겠지만 하고 싶은 말을 참고 될 수 있으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힘든 감정에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환자가 좋아지려면 옆에서 무언가를 해주려고 억지로 노력하기보다는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환자한테는 큰 위로가 됩니다. 만약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혼자 있고 싶어 한다면 억지로 함께 있으려고 하기보다는 힘들 때는 언제든 연락하라고 해준다거나 함께 있고 싶으면 가겠다고 말해보세요. 이런 행동들을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라고 하는데,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와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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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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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교수가 쓴 <#별것아닌선의>

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내가 떠올렸던 것은 《#대성당》에 실려있는 #레이먼드카버 단편 <#별것아니지만도움이되는> 이었다. 역시나 책의 첫장에서 작가 역시 이 글을 언급한다.

그러고보니 나 역시 최근 이런저런 계기로 카버의 이 글을 떠올리는 기회가 많았다. 예를 들어, 지난달에 보았던 세월호 다큐멘터리 <#당신의사월>에서 추위에 떠는 유가족을 위해 새벽에 라면물을 끓여 대접했던 카페 사장님의 인터뷰를 보며 카버를 떠올렸었다. 세상이란 온갖 부정의와 비극, 슬픔으로 가득찬 듯 보이지만, 그래도 타인을 위한 자신의 마음을 '별것 아니다'라고 여기는 이들 덕분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 역시 타인을 배려하는 '소심한' 자신의 행동과 사유를 '별것 아닌 선의'라고 표현하지만, 이를 받은 누구에게는 큰 응원과 격려가 될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작가가 한 영화를 예로 들며 '은혜갚는 까치'로 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부분은 꽤나 감동적이다. 영화 <#안개속의풍경>에는 어린 주인공이 '몸을 팔아서'라도 아버지에게 갈 여비 마련을 위해 역의 군인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소녀의 말에 불쾌한 표정으로 자리를 피했던 젊은 병사는 망설임끝에 소녀의 손에 기차삯을 쥐어주고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이 장면에서 울음을 터뜨렸다는 작가는 자신의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공부하고 가르치며 밥 벌어먹게 되기까지, 돌이켜보면 먹고살 길이 실제로 끊긴 적은 없었다. 그래서 막연한 배짱 같은 것을 가졌더랬다. 나 하나 건사할 길은 어떻게든 계속 열리겠지, 하는. 그렇게 열어준 것은 세상 너머로부터의 자비로운 손길이었겠지만, 이는 이 땅 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호의를 경유하여 비로소 일용할 양식의 형태로 내 손에 쥐어졌다. 영화 속 소녀가 ‘아버지 나라’에 다다를 것이 설령 준비되어 있던 선물이라 할지라도, 그곳으로 가는 여정에서 지친 몸을 잠시 의자에 누이도록 해준 것은 특별히 선하거나 자비롭지 않은 한 인간이 건넨, 별것 아닌 호의였던 것처럼"

오랜만에 #독서 가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내 앞에는 여전히 버틀러가 놓여있는 현실. 또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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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 #특별한서평단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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