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선의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가장 작은 방법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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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교수가 쓴 <#별것아닌선의>

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내가 떠올렸던 것은 《#대성당》에 실려있는 #레이먼드카버 단편 <#별것아니지만도움이되는> 이었다. 역시나 책의 첫장에서 작가 역시 이 글을 언급한다.

그러고보니 나 역시 최근 이런저런 계기로 카버의 이 글을 떠올리는 기회가 많았다. 예를 들어, 지난달에 보았던 세월호 다큐멘터리 <#당신의사월>에서 추위에 떠는 유가족을 위해 새벽에 라면물을 끓여 대접했던 카페 사장님의 인터뷰를 보며 카버를 떠올렸었다. 세상이란 온갖 부정의와 비극, 슬픔으로 가득찬 듯 보이지만, 그래도 타인을 위한 자신의 마음을 '별것 아니다'라고 여기는 이들 덕분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 역시 타인을 배려하는 '소심한' 자신의 행동과 사유를 '별것 아닌 선의'라고 표현하지만, 이를 받은 누구에게는 큰 응원과 격려가 될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작가가 한 영화를 예로 들며 '은혜갚는 까치'로 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부분은 꽤나 감동적이다. 영화 <#안개속의풍경>에는 어린 주인공이 '몸을 팔아서'라도 아버지에게 갈 여비 마련을 위해 역의 군인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소녀의 말에 불쾌한 표정으로 자리를 피했던 젊은 병사는 망설임끝에 소녀의 손에 기차삯을 쥐어주고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이 장면에서 울음을 터뜨렸다는 작가는 자신의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공부하고 가르치며 밥 벌어먹게 되기까지, 돌이켜보면 먹고살 길이 실제로 끊긴 적은 없었다. 그래서 막연한 배짱 같은 것을 가졌더랬다. 나 하나 건사할 길은 어떻게든 계속 열리겠지, 하는. 그렇게 열어준 것은 세상 너머로부터의 자비로운 손길이었겠지만, 이는 이 땅 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호의를 경유하여 비로소 일용할 양식의 형태로 내 손에 쥐어졌다. 영화 속 소녀가 ‘아버지 나라’에 다다를 것이 설령 준비되어 있던 선물이라 할지라도, 그곳으로 가는 여정에서 지친 몸을 잠시 의자에 누이도록 해준 것은 특별히 선하거나 자비롭지 않은 한 인간이 건넨, 별것 아닌 호의였던 것처럼"

오랜만에 #독서 가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내 앞에는 여전히 버틀러가 놓여있는 현실. 또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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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 #특별한서평단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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