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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버나뎃 토마스.신디 다울링.닐 니콜 지음, 제효영 옮김 / 도어북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생기면 모든 부모가 아이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자식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를 한다. 발레를 시킨다거나 보이스카우트 대원이 되면 어떨까 하는 기대부터 눈이 푸른 색이었으면, 머리카락은 빨간색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아빠처럼 유머감각 있는 아이, 엄마처럼 노래할 때 목소리가 고운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우주 비행사, 농부, 배우, 요리사 심지어 로데오 선수까지 아이가 무엇이든 다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집 아이들이 다 하는 일들, 가령 학교에 다니고, 친구를 사귀고, 커서 독립하고,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해서 자기 자식을 낳는 그 모든 과정을 당연히 다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이런 확신을 느닷없이 몽땅 버려야 하는 부모들이 있다. 기대했던 완벽하게 '건강한'아기가 아닌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아기가 태어난 순간 벌어지는 일이다. 이 부모들은 곧바로 장애인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회의 높은 벽과 마주한다. 큰 고난에 빠진 부모들이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가족이나 친구, 전문가들 모두가 당황스러운 반응을 내비치거나 아예 모른척하고, 최악의 경우 동정한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아이의 장애에 관한 정보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얻지 못하고, 감정의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와중에도 직접 의학적인 정보를 뒤져야 한다.
카일리가 장애를 겪으면서 내가 얻게 된 것들에 너무 감사하게 된다. 아이는 원래 가능했던 것보다 더 오래 살다간 것 같다. 어쩌면 이제 내가 남은 평생 자신을 기꺼이 돌봐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내 곁을 떠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천사 같은 아가야, 엄마는 네가 보고 싶어. 너무 많이. 원래의 네 모습 그대로, 마음껏 달리고 점프도 하고 노래도 하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잘 지내렴. 그리고 엄마가 너를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
남편과 나는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얼어붙은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다운 증후군'이라는 제목 아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정신 지체'라는 단어가 강조되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의학전공서나 병원 사람들은 이런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된다거나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집에 데려가서 함께 생활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관한 정보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별안간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두사람과 첫째 아이 니나드에게도 전부 '장애 가족'이라는 딱지가 붙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50여명의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아이가 축복받아야 하는 날에 마음의 준비없이 아이의 장애를 전해 들은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은 또 어떨까?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나 무거워 지던 책이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갈까 싶어 지금도 목이 메인다.
별다른 정보가 없이 힘들어 할 장애를 가진 부모들이 헤쳐나가야 하는 삶을 위해 본인들의 이야기를 제공한 부모들....
우리의 천사들이 행복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바래본다.
늘 감사하며 편견없이 살도록 노력하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