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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5년 4월
평점 :
책을 읽으며 저자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글을 읽는 독자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어 좋은 내용인 것 같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한 번의 삶인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한 번의 삶을 산다. 병이나 아픔을 극복하고서 제2의 삶을 살아간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어찌 되었건 한번사는 것이고 일회용 인생이다. 일회용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좀 아쉽긴 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은 죽음을 향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직접 다 해봐야 되는 것을 체험하면서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대학시절의 동아리 생활, ROTC 후보생을 그만두기도 하고, 요가를 배우면서 머리 서기를 하고, 커피를 직접 볶으면서 맛을 알아가고, 요리도 하고, 외국에서 살아보는 것 등 다양한 경험을 했었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의 대학시절도 문득 스쳐 지나간다. 대학시절의 꽃이 동아리라고 해서 신입생 시절 많은 동아리들을 방문하고 활동하다가 졸업을 할 때 되니 대부분 정리되고 맞는 모임만 남은 듯하다. 사람이 맞을 수도 있고 동아리 활동이 맞았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커피가게에서 드립 커피를 마셔보면 동일한 커피를 주문하지만 바리스타에 따라 맛이 다른 경우가 있다. 바리스타는 원두의 가장 좋은 맛을 우리려고 하겠지만 마시는 사람에 따라서도 맛은 다를 것이다. 그때에 단 한 번 마시는 것이니 맛있게 마시면 될 것이다.
저자는 군인인 아버지, 누구를 아느냐를 중요시 생각하신 어머니 아래서 자라왔다. 무엇을 아느냐를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현실에서는 둘 다 중요할 것이다.
태어나는 것은 선택할 수 없겠지만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인생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나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는 타인이나 사회가 아니라 스스로 정하고 책임도 져야 한다.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일들은 물 흐르듯이 그냥 두어도 될 듯하다.
p.70
언젠가 내가 하루 동안 하는 활동을 빠짐없이 적어본 적이 있었는데 서른 가지가 넘었다.
p.76
'사람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흔히들 하지만 사람은 평생 많이 변한다. 노력으로 달라지기도 하고 환경에 적응하기도 한다.
p.119
어떤 모임과 멀어지는 것은 그냥 그 모임과 안 맞아서다.
원래 인간이란 싫은 것을 하지 않으며 기분이 바빠지기는커녕 좋아진다.
p.160
인생의 성패를 판단하는 곡선은 하나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p.172
커피는 처음에 뜨거운 물과 만났을 때 자신이 가장 좋은 모습을 내보낸다. 잘 숙련된 바리스타가 원두의 가장 좋은 성질만 우려내려 노력할 테지만...
사람의 참된 모습을 보려면 충분한 시간과 적절한 계기가 필요하다. 그러니 첫인상은 전부가 아니며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최선과 최악이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
p.187
지금 이 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것과 스스로 결정한 것들이 뒤섞여 만들어진 유일무이한 칵테일이며 내가 바로 이 인생 칵테일의 제조자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 삶을 잘 완성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