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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진료 공장의 세계 - 대형 병원 진료실은 어쩌다 불평불만의 공간이 되었을까?
김선영 지음 / 두리반 / 2023년 9월
평점 :
안 아프고 살면 좋겠지만, 아플 때 병원을 찾기 마련이다. 제목이 왜 3분 진료 공장의 세계인지 책을 읽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병원에 진료를 다니더라도 의사와 상담하는 시간은 정말 짧은 것이 현실이다. 그에 비하면 대기시간은 많이 긴 것 같다. 예약을 한다고 하지만 정확한 시간에 진료를 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미리 가서 대기를 하더라도 조금 늦추어지고 운이 좋으면 일찍 받을 때가 있긴 하지만 흔하지 않다.
이 책을 암 환자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른 병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병원도 여러 곳을 다녀야 하긴 하겠지만 큰 병들은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이 한정적일 것이다. 지방에 있는 환자들은 지방 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하여도 수도권의 대형 병원을 선호하고 있다. 3분의 짧은 진료이지만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대형 병원을 찾고 있는 현실을 언론에서 봤던 적이 있다. 부족한 3분을 채우는 간호사와 영양사의 이야기도 공감이 갈 것이다.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서 의사와의 대화 시간보다 간호사와의 대화 시간이 더 길 수도 있다. 의사에게 궁금한 것을 물을 때는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중이염으로 한동안 고생했던 아이가 집에서 5분 거리 병원으로 3주간 다녔었는데 안 나았었다. 그래서 10분 거리 병원으로 옮겨서 진료를 받았었다. 병원을 옮길 때 어떤 약을 먹었는지 알려주니 이 약도 괜찮은데 다른 약을 먹으라고 권해주었다. 약을 바꾸고 1주 만에 다 나았던 적이 있었다. 3주간의 약이 누적되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처음부터 10분 거리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면 3주간의 고생은 안 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나의 병원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병이 안 나을 때는 새로운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유명한 병원이 꼭 자신에게 맞는 병원은 아닐 수도 있으니 아플 때 일수도 냉철한 판단으로 병원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p.45
과잉 진료는 결국 부족한 시간을 메우기 위한 더 큰 비용의 지출이 된 셈이다.
p.120
단도직입적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편이 환자에게도, 그리고 의사에게도 유익하다.
p.128
병원을 옮길 때 소견서를 받는 것은 환자의 권리다. 소견서는 국경을 넘어갈 때 소지해야 할 여권과도 같다.
p.187
의사에게는 뭘 줄 필요가 전혀 없다 (대부분은 누가 뭘 줬는지 기억도 잘 못한다).
p.191
병에 걸린 삶도 삶이다.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그와 그의 가족의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