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보관리스트에 두었던것을 이제사 읽었다.
책을 보는 중에 가슴이 멍먹하고 아파서 눈물이 날려고 했다.
하지만 눈물이 나지 않았다.
나에게는 눈물이 허락되어 있지 않았다.
상처를 준 자는 울 자격이 없다.
우는 것에 대한 특권은 상처를 받은 자에게만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평할 것이다.
은교가 나이가 들면 어떨까.
은교의 나이가 따블이되면 어떨까.
그때는 그녀의 과거가 어떻게 보이고 해석될까.
어떤 일들은 상처로 짧은 기억에만 있고 마음 저 깊은 곳에 흔적을 남기지는 않지만
어떤 일들은 흉터가 되어 두고두고 마음에 풍랑을 일으킨다는데.
사랑은 나이도 국경도 없다.
그래서 늙은 시인은 자신의 말년에 자신의 존재를 찾는데
그 사랑이 요긴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 사랑이 아픔으로 음각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랑은 공평한 것도 아니고
절대 선도 아닌 것이리라.
그러니 사랑때문에 아프고 슬픈것이리라.
하지만 아프다, 슬프다 표현해서는 안되는 때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