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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9월
평점 :
내가 한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글자는
다름 아닌 이름 명 名 자이다.
이 글자는 저녁 석 夕 자와 입구 口 자로 되어 있다.
이게 왜 이름 명.. 이라는 한자가 되었을까..
아주 오래전 옛날에 해가 지면 깜깜해졌고 밖을 밝힐 불도 없었을때
컴컴한 밤에는 서로를 식별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려야 할 필요가 생겼고 그래서 이름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이름 명자는 컴컴한 밤에 소리내어 입으로 말하는다는 뜻이다.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아.. 세상에 이런 깊은 뜻이 있었구나.
그 이후로 한자를 이모 저모 뜯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하지만 평생을 공부해도 다 하지 못한다는 한자공부이지 않은가..
그저 때때로 생각날때마다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기도
하였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띈 한정주 저자의 인간도리..라는 책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덥석 책을 집어 들었다.
저가인 한 정주님은 역사평론가 이며 고전 연구가이다.
현재 [헤드라인 뉴스]에 인문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연재하고 있다.
이 책에는 4부에 걸쳐 60개의 글자가 소개되어 있다.
1부의 주제는 수치심을 모르는 교만한 사람들에 대하여
2부에서는 배려심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에 대하여
3부에서는 고단한 삶 앞에 흔들리는 나 자신에 대하여
4부에서는 타인과 더불어 사랑간다는 것에 대하여
각각의 단락에 어울릴 만한 한자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1부의 첫글자는 바로 恥
부끄러울 치.. 라는 글자가 제일 먼저 소개되었다.
그 많은 글자중에 이 글자를 선택하였을까..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할 무렵에 국정 농단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광화문 광장은 국민들의 촛불로 흔들렸고 민심은 들끓었다.
그 광경을 보고 저자는 부끄러운 마음이 없는 자를 어찌 사람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라며 부끄러울 치 恥라는 글을 썼을 것이다.
이글자는 귀 耳 자와 마음 心자로 되어 있다.
사람이 부끄러우면 귀 부터 벌개지는 경우가 많은 데 이 글자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잘 나타낸 글자다.
이와 같이 60여개의 한자를 읽어 내려가면서 나에게 깊은 울림을 준 한자로는
용서할 서 恕 자이다.
용서란 같을 여 如 와 마음 심 心으로 구성되어 있는 글자로써 풀이자하면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게 해주는 글자다.
다름 사람의 입장과 처지, 상황과 태도와 '같이'이 되어 보는 '마음'이 바로 용서라는 뜻이다.
이 글자를 가슴에 새기면서 나는 어렴풋이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냥 형편을 봐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음을 가져보는 것..
충분히 차이가 느껴진다.
경계할 경 警
이 글자는 말씀 언 言과 공경 경 敬으로 이우러진 한자다.
즉 말을 공경하여 삼가고 경계한다고 해서 경계할 경 자가 되었다.
그리고 경계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경계해야 하는 대상은 자신의 말과 자신의 행동이다..
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글자 한자 한자 새겨들어야할 가치가 있는 글자로 이우러져 있다.
덕분에 각 단락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인간됨이란 수치심을 알고
교만하지 말것이며 배려심을 가지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 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이 60개의 한자가 우리에게 주는 삶의 지혜이고 바른 자세라는 것을
한자한자 마음에 새겨가면 읽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한자를 破字하여 읽고 이해함으로써 그 깊은 뜻을 알 수 있었고
기원과 유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어느것 하나 허투로 만들어진 글자가 없다고 생각하니
한자의 깊이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한글날을 얼마 앞두지 않았다.
한글이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걸 왜 모르겠는가 만은
우리의 한글 또한 그 기원을 한자에서 찾고 있으니 한자를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다. 한때 한자 폐지론이 힘을 얻어 신문등에서
한자가 사라지고 가로쓰기로 바뀌었지만 하나의 학문으로써
한자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충분한 지식과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갑질이 만연한 오늘날의 대한 민국에서
정녕 부끄러움(恥)을 알고 잘못을 고칠(改)수 있는 "수오지심"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