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 - 심리치료, 그 30년 후의 이야기
로버트 U. 아케렛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심리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는 가끔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곤 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이나 정신과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학 중의 하나가 바로 심리학이다.

이러한 심리학이 과학으로 인정 받고 연구되어져 온게 19세기에 들어와서의 일이니까

단순히 정신 나간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하지 않고 치료를 받고 과학적인 접근하여 연구가 시작된것도

따져보면 그리 오래된 역사는 아닐것이다.

다치거나 병을 얻어 몸이 아프거나 하면 우리는 내과나 외과등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그러면 그에 대한 결과는 쉽게 알수 있다.

낫거나 또는 안 낫거나.. 답은 간단하다.

그러나 이런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그 결과를 낫거나 안낫거나..의 간단한 이분법으로 구분이

지어질 수 있는 문제일까. 눈으로 보이는 내, 외과적인 상처가 아닌 인간의 마음과 정신에

대한 병인데 몇 알의 약과 상담치료가 과연 도움이 될까...하는 의문이 든다

심리학 박사이며 심리치료사인 로버트 U. 아케렛의 저서 [어느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라는 책은

그러한 나의 의문에 답을 준 책이다.

"심리치료를 하다 보면 아주 답답한 점이 한 가지 있다.

이야기의 결말을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내담자가 마지막 치료를 받고 치료실 밖으로 나가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그 뒤에 펼쳐질 내담자의 인생이 내게는 수수께끼로 남을 뿐이다"

아케렛 박사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밝히고 그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바로 자신의 심리치료를 받은 내담자들이 상담 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직접

찾아 나서게 되는 심리치료 후 30년에 대한 추적 실화이다.

이 책에서 박사는 자신을 찾아왔던 수많은 내담자 중 특히 오랫동안 자신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그 예후가 궁금했던 5명의 내담자를 찾아 나서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놀랍도록 흥미롭고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 흥미진진했다.

유대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자신을 스페인 백작부인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나오미.

동물원에서 만난 북극곰에게 첫눈에 반해 북극곰에게 목숨을 건 애정 공세를

하는 남자 찰스.

때로는 가학적이며 때로는 피학대적인 성 도착증을 가진 남자 세스.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여자 메리.

작품안에 자신의 삶을 녹여내어 극적인 삶을 살아가며 본인의 삶을 희생한 작가 사샤.

책은 그들이 처음 심리치료사인 박사를 찾아왔을 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부분 심리 치료를 받으며 박사에게 호의적으로 때로는 공격적으로 대한다.

박사는 끈기와 신념을 가지고 몇 년씩 그들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그들이 이런

이상현상을 겪게 된 원인과 이유를 찾으려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객관적인, 때로는 아주 주관적인 시선으로 환자들의 과거의 트라우마를 보게 된다.

불우한 가정환경, 억압받고, 상처 받은 인간들은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에게 또 다른 자아를 투영하게 되어 제3의 인물을 만들어내거나,

기억을 왜곡하여 머리속에서 전혀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사실화해 버리거나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삐뚤어진 성적 취향을 가지게 된다.

내담자들은 30년이 지난 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박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상담 치료는 과연 효과를 보았을까?

그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을까?

박사가 30년 만에 내담자를 만나는 장면들은 나에게 심한 떨림을 선사해주었다.

마치 첫사랑이나 과거의 은사를 찾는 오래전의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TV프로그램을 보는 마냥

그들이 30년 만에 손을 맞잡고 볼에 키스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 장면에선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며 그들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그 다음이 궁금해서 활자를 쫓는 내 눈동자가

심하게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나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다행이 그들 대부분은 박사와의 만남을 반겼고 비교적 밝은 모습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모습보다 훨씬 건강하게 살고 있는듯 하였고

그리고 박사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렇게 쫄깃한 느낌을 받는건 이 책이 소설이 아닌 완전한 실화를 토대로 써여졌기 때문이겠지.

도저히 정상적인 삶을 살것 같지 않았던 그들이었지만

끝까지 포기 하지 않았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신들의 삶을 이어왔다.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날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면 아픔과 고통을 이긴 승자의 모습으로

남아 있었고 그들의 어둠의 터널에서 헤매고 있을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의 손을 잡고

그 긴터널을 잡고 나와준 박사의 치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딱딱한 심리책이 아닌 소설 같은 형식을 띈 이야기 전개 방식은

독자를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제법 두툼한 책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흥미와 긴장, 감동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심리학 책으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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