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 법을 모른다
오휘명 지음, 김혜리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휘명 작가의 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 법을 모른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이렇게 절절한 마음을 가진 작가가 궁금해졌다.


사랑에 많이 해본 사람..

사랑에 아파 본 사람..

사랑을 간직 하고 싶은 사람.. 이겠지 라고 추측했던 나의 생각은

살짝 빗나갔다.


그는 사랑을 많이 해보지 못한 '짝사랑'의 대가였던 것이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신만의 사랑을 한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살짝 의아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가슴으로 짝사랑 하는 그의 외사랑이

오히려 사랑이라는 본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일거라는 믿음이 생긴건

짝사랑.. 이라는 단어가 주는 '순수함' 이라고 할까


오히려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로가 서로에게 말로 행동으로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으로 사랑을 갈고 다듬고 닦아서 더욱 빛나고 영롱하고

아름답지만 아련하게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길. 작은 식당에서 1인분의 식사를 주문해 조용히 먹었다.

이럴때면 '2인분부터'라고 표시된 음식은 어째선지 늘 맛있어 보였다.

1인분의 삶에 대해 생각했다.


다음에 하면 될 거란 말이 잦았다.

다음에 거기 가자. 다음에 그거 먹자.

다음에 다음에를 말하던 우리였는데,

마지막 날에 우린 그 '다음에'라는 말을 아꼈다.

다음은 없을 거란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겠다.

각각의 다음 날들에는 미묘한 슬픔들만 있었다.


혼자라는 허전함과 사랑이 끝나는 순간들의 후회와 아쉬움

누구라도 한번쯤 겪어봤던 그러한 순간들에 대한 짧고 긴 글들로 가득하다.


이별의 아픔에 버거워하며 감히 말로도 글로도 표현하기 힘들었던

그때의 심정들이 작가의 글로 다시 우리들의 마음을 후벼판다.

내가 겪었던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활자화 되어 있는 것을 읽으며

나는 공감하고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


사랑을 겪은 자들은 각자 자기식대로 꺼져버린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리한다.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사랑을 찾기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나간 사랑의 찌꺼기를 털어내기 위해서 과하게 무리하기도 하고

끝난 연인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를 폭발하며 기억속에서

지우개로 뻑뻑 지워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도 그 사랑이라는 기억을 붙잡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어쩌면 가장 후자의 케이스일듯 하다.

지난 사랑에 대한 예우라고 할까

끝이난 사랑마저 곱게 곱게 천천히 아름답게 보내고자 하는 인간미 넘치는

정감이 있는 글이다.

그래서 지난 사랑에 대해 무척이나 냉담했던 사람들의 차가운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라떼 한잔 같은 글이다.


하고 많은 마음을 추려봤자, 그리고 그걸 적어봤자 결국 전하고 싶은 말과

마음은 한줄기였습니다.
이제야 담백하게 그것만 말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당신이 참 좋았습니다. 수억의 글자를 한마디 말로 대신합니다.

당신이 참 좋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