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코네코의 사계절 컬러링북 - 고양이 마을의 우연한 하루
넬코네코(아카스 치카) 지음, 이유민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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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는 1인입니다. TMI지만 한때 고양이 집사이기도 했는데요, 키우던 아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이후로는 랜선 집사가 되어 남의집 고양이들을 구경하거나 고양이가 등장하는 컬러링북을 사모으며 색칠하고 있답니다.  <넬코네코의 사계절 컬러링북> 역시 사랑스러운 그림체에 반해서 이미 예전에 일본 원서를 들이기는 했지만, 종이 퀄리티가 좋지 않은 느낌이라 자주 칠하지도 못했고, 하더라도 다른 종이에 복사해서 칠하곤 했어요. 그러던 차에, 이종출판사에서 한국어 판으로 출간해주셔서 어찌나 반갑던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컬북들 종이가 외서들에 비해서 좋은 편이거든요 :) 
기쁜 마음으로 이 책의 매력을 하나씩 밝혀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어를 몰라서 하나도 읽지 못했으나, 번역기 돌릴 성의도 없던 저는 원서에 꼬부랑 글씨가 나오면 바로 제쳐버리곤 했어요. 그러나 이렇게 한글판이 나와서 모국어로 좋아하던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프롤로그에서 알 수 있듯, 동화책을 읽는 느낌으로 속표지 그림에 등장하는 자매들이 안내하는 대로 고양이 마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귀여운 책이랍니다. 제목 속의 "사계절"이라는 표현대로, 책 속 내용도 계절별로 나뉘어져 있어요. 얼른 속도안들부터 구경 시켜드리고 다시 하고싶은 말들을 적어볼게요.


속지 도안들은 섹션별 소개글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첨부해 올리는 사진들을 보시면 아실 수 있듯, 페이지 가득 그림이 채워져 있고요, 양면인쇄가 되어 있습니다. 종이가 얇으면 앞이나 뒤에 맞물려 있는 도안을 색칠할 때 색이 비치거나 자국이 나서 양면 모두를 색칠하기 좋지 않은데요, 한국어판 <넬코네코의 사계절 컬러링북> 은 종이가 도톰하고 요철도 없는 편이라 색연필을 사용하기에 좋아 보입니다. 아 참, 이 책의 크기는 대략 가로 25cm X 세로 20cm라서 비교적 큰 편입니다.  

봄 섹션답게 봄에는 꽃과 나들이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

 

여름에는 역시 시원한 물놀이와 신나는 탐험 놀이죠 ♪
가을은 역시 수확의 계절인지라 풍성한 먹거리와 축제들이 넘쳐나고요 ♪
겨울은 야외에서 하는 눈 놀이도 좋고 따뜻한 집콕 놀이도 좋아요 ♪

이런 속지들을 다 지나고 나면, 마지막 부분에는 책 속 도안들을 찾기 쉽게 그림으로 목차가 정리되어 있어요.
목차가 보통은 책의 앞부분에 수록되어 있지만, 이렇게 뒤에 있어도 괜찮은 것 같아요. 도안마다 페이지 숫자가 적혀있다면 그림을 해치게 되니까요. 최근 많은 일본 컬러링북들이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국어판도 원서를 따른 방식대로 만들어졌네요.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서지 정보가 적혀 있어서 책이 끝난 줄 알았는데, 연한 코랄색 별지에 책갈피나 카드로 만들기 좋아 보이는 부록 도안들도 있더라고요. 작고 귀여워서 더 사랑스럽습니다.


저는 컬러링할 때 주로 색연필을 사용하는 편입니다. 이 책은 종이가 도톰하고 폭닥한 느낌이라 힘을 주어 빡빡 색칠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재료들도 잘 버텨주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시험삼아 책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페이지들에 먼저 테스트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작고 귀여운 막둥이 냥이랍니다. 고양이 털과 눈은 색연필로 칠했고요, 바지와 턱받침, 손잡고 있는 곰인형은 마카로 밑칠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카는 처음 한겹만 칠했을 때엔 뒷면에 비침이 없었는데 두겹 세겹 덧칠을 했더니 불안했던 예감대로 뒷면까지 스며들어 뒷장 도안은 왠만해서는 칠하기가 어렵게 되더라고요. 마카 사용을 즐기시는 분들은 이 책에 바로 칠하시는 것보다는 마카 전용지에 복사해서 색칠하시길 바랄게요. 일단, 마카는 안되겠구나 싶어서 제게 익숙한 색연필로 컬러링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이 시기 상으로 봄이니, 봄날의 따스하고 밝은 기운이 느껴지는 도안으로 골라서 채색해 보았습니다. 도안 선이 진하고 굵은 편이라 어떤 부분은 흰 펜으로 도안 선을 죽이기도 하고, 여러번의 덧칠로 흐려진 부분은 모나미 플러스펜이나 라이너로 도안 선을 따라 다시 덧그려주기도 했어요. 칠하다가 망친 부분은 과정 사진에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만, 사실은 몇 군데 시련이 있었습니다. 
위에 보여드린 아기고양이 색칠에 마카를 사용하다 실패를 맛보았으나, 도톰한 종이질이 자꾸만 다른 재료로도 칠해보라며 유혹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못하고 플러스펜을 물에 녹여서 물감처럼 나비 날개에 올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종이가 물에 젖으니 내구성이 떨어지는지 몇번의 붓질조차 견디지 못하고 벗겨지더라고요 (바로 위 사진 왼쪽).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벗겨진 부분을 뜯어내고 종이가 마른 후 색연필로 덮어주었습니다. 이래서 전 색연필 컬러링이 좋아요 ㅠㅠ;;

칠할 곳이 너무 많다보니 여기 칠하다가 저기를 잊어버리기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만, 도안이 크다보니 이만큼 꽉 채워서 전부 다 손대는 게 힘에 부쳤어요. 몇 군데 덜 칠한 곳도 있지만, 그건 보는 사람은 모르고 칠한 사람만 안다는데... 맞겠죠? 그런 거라고 믿고 완성한 페이지 사진만 다시 올려봤습니다 :)


아카스 치카님의 정성스러운 손그림으로 수놓아진  <넬코네코의 사계절 컬러링북> 은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색칠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것으로도 즐거운 책입니다. 사람같은 고양이들의 신비하고 즐거운 일상들을 따라가다 보면 판타지 동화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색칠을 해보니 종이질이 좋아서 색연필도 잘 올라가서 개인적으로는 색칠이 평소보다 더 잘 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80페이지나 되는 분량의 컬러링북이니만큼 오래 두고 야금야금 계절에 맞춰 하나씩 색칠하기 좋아요. 제 생각처럼 색연필 컬러링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구매하셔도 후회가 없으실 책이랍니다.  '제대로 된 컬러링북 하나가 어설픈 컬러링북 여러 권보다 낫다'는 제가 지어낸 속담(?)을 남기며 본서의 후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날 되시길 바랄게요!!  (?´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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