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현의 시선이 머무는 곳 - 가장 빛나는 날들에 색을 입히는 감성 컬러링북 ㅣ 시현의 시리즈
박시현 지음 / 이덴슬리벨 / 2024년 3월
평점 :

일러스트레이터 시현님의 두 번째 컬러링북 <시현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인물이 중심이 되었던 첫 번째 컬러링북 <시현의 그림같은 하루>와 달리, 풍경에 가까운 일상 속 장면들이 주를 이룹니다. 표지에서처럼 아파트 정원 앞에서 마주친 고양이들라던지, 빛이 반짝이는 나무 그늘이나 물가, 책상 위의 물건들이나 카페의 디저트 같은 것들을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고 늘상 볼 수 있는 그런 소소한 장면들입니다. 그런 장면들에서 행복을 느끼거나 자그마한 추억이 있다면 그걸 컬러링을 하면서 되새겨보고 기억 속에 다시 한번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장을 넘겨보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우선 도안이 단순하고 그늘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연한 회색으로 이미 가벼운 명암이 들어가 있어서 칠하기 편하겠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장이 잘 안넘어갈만큼 종이가 도톰해서 어떠한 재료를 써도 잘 소화할 수 있겠다, 도안 개수가 60개나 되어서 그림들이 풍성하다, 엽서도 들어있어서 작가님의 그림을 다른 사람과도 공유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들이 이어서 들었습니다.
작가님의 도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가벼운 튜토리얼 부분도 제공되니 초보이신 분들도 원하는 재료를 사용하는 법을 미리 연습해 본 뒤에 원하는 도안을 골라 색칠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로로 넘기는 판형이다보니 작가님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따라하기도 편하고, 원하시는 분들은 책에 표시된 절취선을 따라 잘라낸 뒤 낱장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칠하거나 완성작을 떼어내 액자에 꽂아둔다거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나무그늘에 있는 화분 그림을 골라보았습니다.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면 증정해주는 티코스터도 받은지라, 커피와 디저트를 함께 즐기며 컬러링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유성 색연필로 칠해보기로 했는데요, 작가님은 물감으로 칠해도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셔서 마음을 바꾸어서 수채화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채색연필을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과정은 매우 순탄했습니다. 먼저 예시 일러스트처럼 바탕에 연노랑색 파스텔을 깔아주었고요, 그리고 나서 짙은 녹색 색연필로 나뭇잎들을 색칠했습니다.
화분까지 대강 칠하고 나서는 수성색연필의 특색을 살리고 싶어서 물칠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물칠 대신 종이 전체에 미스트 분무기로 물을 뿌려 수성색연필 칠한 부분들이 녹거나 번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수성색연필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너무 빡빡 칠했는지 변화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았고 대신 종이가 심하게 울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에 물감으로 색칠을 하게된다면, 물을 적게하거나 일부분에만 물감을 사용해야할 것 같습니다. 우그러들고 휜 종이를 펴기 위해 종이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빈 종이를 색칠한 페이지의 앞뒤에 끼우고 무거운 다른 책들을 눌러 하루 두었습니다.
종이가 다시 펴진 뒤에 화분과 그림자를 칠해 컬러링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역시 커피와 함께 한 여유로운 시간이었구요. 제 솜씨가 부족하여 완성작이 멋들어지진 않지만, 사진으로는 그럴싸해 보여서 만족입니다 :) 컬러링은 자기만족이 중요하니까요!
이 책을 접하게 되실 모든 분들도 저처럼 컬러링으로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색칠하지 않으시더라도, 작가님의 일러스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