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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송이 조선 나들이 컬러링북
냥송이 지음 / 별글 / 2023년 9월
평점 :

======= 서지 정보 =======
출판사: 별글
매수: 72쪽
크기: 250*250mm 무게:194g
ISBN: 97911927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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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실사용 후 컬러링카페 회원으로서의 제 생각을 솔직하게 기술하였습니다.
고양이들이 주인공인 일러스트로 유명한 냥송이 작가님께서 <냥송이 사계절 컬러링북>의 후속작으로 출간하신 컬러링북은 <냥송이 조선 나들이 컬러링북>입니다. 이번 새 컬러링북은 각기 다른 매력과 개성의 통통한 고양이들이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하여 펼쳐지는 일상과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독창적인 일러스트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풍속화 김홍도 화백의 풍속화들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일러스트들을 기반으로 한 도안들이 책 속의 모든 지면에 빼곡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첫 장을 열자마자 이렇게 한국의 전통 모자를 쓴 고양이들이 나타납니다. 우리 고유의 모자가 이렇게 종류가 많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고양이들의 각기 다른 표정들이 귀엽고 깜찍해서 얼른 색연필을 꺼내들어 색칠해보고 싶어집니다. 그럼 도안들을 재빨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 나들이"를 컨셉으로 한 컬러링북답게,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녹여낸 도안들이 처음부터 가득한데요, 한국 전통모자에 이어 바로 뒷 페이지부터 도안들이 펼쳐집니다. 목차가 없어서 수록된 모든 그림들을 한번에 볼 수 없고 원하는 그림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점과, 풍속화를 차용한 도안들의 경우 원작자와 제목도 알려주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쨌든 고양이들은 사랑스럽고 그림에 녹아든 모습들이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풍속화의 특징 상, 한 마리가 주인공인 도안보다는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이 출연하는 장면들이 다수이다보니 두 페이지에 걸쳐진 도안들이 많습니다. 널찍하게 펼쳐진 도안들이 으리으리하고 멋있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들의 매력이 색칠에 대한 중압감을 덜어 주고, 널찍하게 펼쳐진 덕분에 풍성해 보이는 디테일들이 압박감을 주지 않아 색칠하기에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고유의 문화가 녹아있고 조선의 멋과 풍류가 느껴지는 멋진 도안들이 이렇게 가득하답니다. 중간 중간에 한 페이지씩 의상 갈아입히기 컨셉이나 인물화 컨셉의 도안들도 들어있어서 지루하지 않고요, 복식 컬러링 칠하는 걸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킬포인트가 되어주는 요소입니다.
도안들이 모두 끝나면 책의 후미에는 작가님이 재해석한 풍속화와 일러스트 원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현대의 기술과 감성을 만난 조선시대 그림들이 정말 매력적이고 귀엽습니다. 보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열 장의 일러스트들을 한데 모아 소개해 봅니다.

여기까지 색칠 본능을 꾹 참고 오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는 가장 먼저 아리따운 아낙의 모습을 한 고양이를 칠해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어떤 그림일지... 아름다운 원화를 먼저 보실까요? :)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인 김홍보 화백의 <큰머리 여인>을 보면 여인의 머리 자체가 큰 것이 아니라 머리 장식인 가채가 큰 여인입니다. 거울을 보며 치장하는 아름다운 이 여인은 컬러링북 도안 속에서는 그루밍하는 냥이로 변신해 나타난답니다. 도안에 색을 입혀 가는 모습도 담아보았습니다.

한복과 가채 색칠도 재미있었지만, 화장품과 소품들을 색칠하는 것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제 마음대로 꾸며버려서 전통 소품들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칠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컬러링의 가장 큰 미덕이니까요.
내친 김에 하나 더 칠해보기로 합니다. 이번에 고른 도안 역시 김홍도 화백의 원화를 차용한 도안입니다. 혼나는 친구를 두고 킥킥거리는 동급생들과는 대조적으로 혼내면서 마음이 불편한 훈장님의 표정이 대조적이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학창 시절 미술책에서 보던 그림이라 아마 다들 반가우실 겁니다.

이 원화는 냥송이 작가님의 손을 거쳐 고양이 서당으로 탈바꿈하였고, 저의 손을 거쳐 색을 입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서당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라, 명절에 보는 색동저고리나 색이 화려한 비단옷을 입혀주면 분위기가 퇴색될 것 같아서 저는 "백의민족"의 명성에 걸맞는 의상으로 색을 입혔습니다. 여러 고양이들 특유의 각종 무늬와 털색 덕분에 백색 일색의 단조로운 느낌이 상쇄되어 참으로 다행입니다.

네 컷 사진 중 윗줄 좌측 사진이 작가님의 일러스트입니다. 그 옆은 제가 살짝 명암을 집어넣은 모습이고요, 흰색인 옷부터 먼저 색칠해나가다 보니 색칠과정이 확연히 잘 드러나지 않지만 고양이들에 색을 입히니 그림이 확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거라면.. 죄송합니다 ^-^;;;;)
이렇듯 풍류와 어울림을 좋아하던 우리 조상님들을 따라 그림 속으로 들어간 고양이들은 천진난만하기 그지 없습니다. 색을 색을 입혀도 좋고, 입히지 않고 도안만 바라보아도 좋은 <냥송이 조선 나들이 컬러링북>은 조선시대 풍속화를 사랑하는 분들과 고양이 컬러링북을 사랑하는 분들 모두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