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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오일파스텔 드로잉 컬러링 엽서 세트 ㅣ 퇴근 후 시리즈
김은영(크레용토끼) 지음 / 리얼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성인이 되고 나서 그림을 그릴 일이 거의 없었는데, 취미로 그림을 시작하려고 보니 가장 손쉬운 소재가 크레파스를 닮은 오일파스텔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다른 채색 도구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색상도 다양하고 사용법도 비교적 단순하니까요. 그런데 막상 오일파스텔부터 구입하고 나니,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막연했습니다. 욕심은 많아서 많은 색 수의 오일파스텔을 구입하기는 했지만, 그림그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입문서나 작법서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차, 크레용토끼님의 <퇴근 후, 오일파스텔 드로잉>이라는 책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작법서와 컬러링엽서 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록된 모든 드로잉은 "크레용토끼 유투브"에서 만나보실 수도 있고, 도안들을 다운로드받아 다양하게 활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본서를 보면서 흰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고 조금씩 완성해 나갈 수도 있고, 굳이 스케치부터 하고 싶지 않다면 얼마든지 출력해 도전, 재도전할 수 있는 디지털 파일의 편의성도 누려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본서와 함께 제공되는 엽서 컬러링북은 책처럼 제본되어 있지 않은 낱장입니다. 엽서들마다 페이지 번호가 적혀 있기는 하지만, 허술하게 두었다가는 낱장들이 부주의한 틈에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적당한 사이즈의 지퍼백에 엽서도안들을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도안을 습기로부터 보호할 수도 있고 낱장 분실도 피할 수도 있으며,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본서를 열면, 가장 먼저 오일파스텔 드로잉에 필요한 준비물과 함께 함께 사용하면 좋은 재료와 보관하는 방법, 수록된 그림들에 사용된 오일파스텔 색상표, 그리고 간단한 채색 방법에 관한 소개로 시작됩니다. 작가님은 카렌다쉬 오일파스텔을 사용하여 예시작들을 그리셨다고 합니다만, 대부분의 초보자 분들은 아마 다른 브랜드의 오일파스텔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저역시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진 오일파스텔을 꺼내어 색상표의 색 이름들을 보면서 가장 비슷한 색들을 골라보기로 했습니다. 책속의 모든 예시작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본서 속 색상표에 기재된 색 이상을 사용하지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색상표를 별도의 종이에 만들어서 책 없이 스스로 혼자 그릴 때에도 참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Chapter 2부터 시작되는 작법 안내는 간단한 그림에서부터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진행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작고 동글동글한 것들에서 시작해서, 디테일이 들어간 것들, 다양한 색감으로 블렌딩과 그라데이션 기법을 사용해 볼 수 있는 것들로 이어져 스케일이 큰 것들까지 그려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그림마다의 설명은 어렵지 않고 간단하게 핵심을 차근차근 짚어주고 있습니다.




오일파스텔을 빼어들었으니, 칼 뺀 김에 무라도 잘라본다고, 우선 연습삼아 종이를 찾아 간단하게 오일파스텔 워밍업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책에서 알려주는대로 블렌딩과 그라데이션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전혀 어렵지 않길래, 내친김에 간단한 그림도 그려보았습니다. 동글동글한 과일들도 그려보고, 하트모양 알로카시아 화분, 작은 라벤더 꽃다발, 그리고 시크하고 귀여운 강아지까지 그리다보니 어느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제 엽서 도안에 그려봐도 괜찮을 것 같아서, 엽서들을 펼쳐보았습니다. 엽서에는 이미 굵은 선으로 스케치가 되어있어서 오일파스텔로 색만 올리면 되었습니다. 푸바오를 연상시키는 귀여운 판다와 달콤하고 시원해보이는 자몽에이드를 칠해보았습니다. 작법 순서대로 슥슥 칠하니 순식간에 완성되었습니다. 작가님과 똑같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그럴싸해 보이니 뿌듯합니다.


어린 시절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오일파스텔은 크레파스보다 부드럽고 사용하기 더 쉬우며 사용하는 기법에 따라 유성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듯한 느낌도 줄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짧은 토막 시간 동안 그림 취미를 하시고 싶다면 오일파스텔을 들여보세요. 오일파스텔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보는 것도 좋고, 유화 느낌의 그림을 그리며 취미 그림생활을 하실 수 있거든요. 그 여정에 <퇴근 후 , 오일파스텔 드로잉>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