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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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매우 좋아합니다. 십년 전 출장 차 파리에 갔을 때 인상파의 창시자인 모네의 정원이 파리 부근에 있다는 말을 듣고 꼭 들러보고 싶었지만, 출장 중인지라 시간을 따로 빼 기차를 타고 짤막한 여행을 하기조차 여의치 않아서 파리 시내만 구경하며 아쉬움을 달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흘렀고 저는 이제 주부가 되었지만, 여전히 미술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잃지 않고 있으며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그림들을 인별그램에서 팔로우해 구경도 하고 아주 가끔이기는 하지만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당연히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을 평소에 좋아하던 박미나 작가님의 글과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니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아마도 꽃과 식물을 그리는 화가들은 모네의 정원이 얼마나 자연주의적이면서도 치밀하게 설계까 되었는지, 그 안의 꽃과 나무들은 얼마나 다양하고 아름다운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살아있는 빛의 느낌과 온갖 색감들을 담아내고자 열정으로 가꾸던 모네의 정원은 꽃들의 개화시기에 맞추어 모든 계절에 꽃을 볼 수 있도록 치밀하게 꾸며져 있다고 합니다.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로 가득찬 모네의 정원에서 느낀 박미나 작가님뿐만 아니라, 그곳에 방문해 예술적 영감을 얻은 수많은 예술가들이 느꼈던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박미나 작가는 모네의 정원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그곳에 있는 80종의 꽃들을 그린 일러스트들을 계절별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 본문에 수록된 모네가 남겼던 말들을 읽고 있노라면, 그 말들이 저절로 공감이 되기도 하고 한참 곱씹어 생각해보게도 되면서, 과연 정원 실물이 어떻게 생겼을까에 대한 호기심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호기심은 작가님이 책 뒷부분에 정원 약도와 함께 직접 찍으신 사진들을 수록해주셔서 약간 해소가 되기는 하였으나, 그 아름다움을 저도 언젠가는 꼭 직접 보고 싶다는 열망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모네의 정원에 핀 꽃들 중 박미나 작가님이 그려내신 일러스트의 아름다움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박미나 작가님의 일러스트 저는 44페이지에 수록된 "누구든 보고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을 할 수 있다"는 모네의 말이 제게 '그럼 나도 그림을 보기만 한 것으로도 그림을 그려내 볼 수 있겠지'처럼 생각되면서, 물감과 붓을 꺼내 그림을 그려보라고 부추기는 것만 같았거든요. 그래서 마침 글귀 옆에 수록된 식물이 "팬지"이길래, 저도 팬지를 따라 그려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팬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는 5월이면 화사한 흰 꽃을 피워 늦봄을 빛내주는 "고광나무"의 꽃도 그려보았습니다. 모네는 "나는 세속적인 기쁨을 주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지요. 저도 한창 공부하던 시절에 몰두해 연구하고 싶은 분야들은 죄다 돈벌이가 안되는 분야쪽 뿐이어서, 모네의 자조가 가슴에 와 닿더군요. 



충동적으로 그린 그림들이고 제가 어쩌다 한번 그리는지라 솜씨가 썩 훌륭하지는 않지만,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혹시 다른 분들도 느껴보셨을까 싶어서 용기 내어 공유해 봅니다.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을 구입해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생각하시고 계신 분들은 이 책이 작화 설명이나 수채 기법은 설명하고 있지 않은 점에 유의해 주세요. 80여종의 수채화 일러스트라는 점, 하지만 예쁜 꽃들로 꾸며진 양장본 커버와 모네의 글귀들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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