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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중한 꽃에게 - 식물 컬러링북
전유리 지음 / 클 / 2023년 4월
평점 :

서명: 식물컬러링북 《나의 소중한 꽃에게》
저자: 전유리 (인스타그램@jeonyr22)
출판사: 클 (인스타그램@book_kl)
분량: 총 72쪽 / 32도안
크기: 180*235mm / 대략 B5사이즈
종이질: 최소 200g(평량)이상인 모조지로 생각됨

식물 일러스트레이터 전유리 작가님의 두 컬러링북 《꽃을 그리는 시간》과 《마음을 그리면 꽃》의 뒤를 이어 올 봄 우리들의 감성을 따스하게 밝혀 줄 세번 째 컬러링북 《나의 소중한 꽃에게》가 출간되었다. 작가님의 이전 식물 컬러링북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양장으로 제작되어 커버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식물 화첩처럼 보이기도 해서 선물하기에도 좋아 보이며, 소담한 일러스트들을 간결한 도안과 함께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꽃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꽃 그림 그리기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작가님의 예시 일러스트와 연필로 그린 밑그림이 마주 보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 꽃은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하나'하는고민 없이 쉽게 색칠할 수 있다.
작가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우리에게 친숙한 50여가지 식물들을 그리셨다고 한다. 실제로는 부케나 화병처럼 여러 꽃들이 한 페이지에 들어있기도 해서 총 도안 개수로만 따지면 32가지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수채전용지에 인쇄된 엽서 4장을 부록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엽서는 책 속에 수록된 일러스트 2가지와 도안 2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크기는 대략 B5사이즈이다. 직접 찍은 엽서와 속지 몇 페이지 사진을 첨부해 보겠다.




나는 컬러링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라 커버나 일러스트보다는 도안의 퀄리티나 종이의 재질이 가장 신경쓰이는 사람이다. 그래서 눈으로 보고 감상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색칠을 해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므로 책을 받자마자 곧바로 색칠을 해 보기로 했다. 종이는 모조지같은 느낌인데 도톰한 편이라 여러가지 재료들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선 봄 느낌 낭낭한 도안들을 골라 몇 가지 재료로 간단하게 채색해 보았다.
먼저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민들레와 토끼풀이 함께 있는 리스 모양의 도안을 칠해보기로 했다. 민들레와 토끼풀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 리스 도안들에서 본 적이 없는 조합이서어 참신하고 예쁘게 느껴졌다.

사용한 재료는 색연필과 플러스펜이다. 먼저 색연필로 칠해 올리기 시작했는데, 색연필을 가리는 종이인지는 모르겠으나 레이어링이 잘 되는 편은 아니다. 사용하는 색연필이나 채색 스킬 혹은 능력치 변수가 매우 크므로 색연필 레이어링 부분은 칠하는 사람 각자가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색감과 명암 때문에 세 겹 이상 덧칠하는 습관이 있는 나로서는 여러겹을 쌓아올리니 색연필이 뭉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깔끔해 보이는 인상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한 부분은 플러스펜으로 덩어리져 보이는 부분들을 나누어 정리해 주었다.

한 가지 더 칠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번에는 물감을 꺼내들고 또 다른 대표 봄꽃인 개나리를 칠해보기로 했다. 올 봄엔 예전보다 일찍 피어난 벚꽃들 때문에 주목받지 못하고 조용히 져버리는 중이라 아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한 줄기로 뻗은 가지에 조르륵 달린 샛노란 개나리들을 가득 피워보고 싶었다. 물감을 사용하면 혹시나 종이가 벗겨지거나 울어버릴까봐 물을 적게 해서 색칠했더니, 포스터칼라를 사용한 것처럼 선명한 느낌도 들고 뒷페이지의 일러스트에 색이 배지도 않았으며 명암을 주기 위해서 덧칠을 여러번 해도 종이가 일어나지 않아서 좋았다.

하지만 나의 몹쓸 실험 정신이... 물을 더 많이 발라보자고 유혹하는 바람에, 바탕에도 물감을 칠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참사가 일어났다. 종이가 다 울고 뒷면에도 영향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종이가 쭈글쭈글 흐늘흐늘해져서 바탕색칠을 제대로 하기 전에 민칠부터 제대로 견디지 못했다. 물을 적게 사용해서 도안 안쪽을 가볍게 채색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물맛을 내서 투명하게 색칠할 수 있는 수채 전용 컬러링북은 절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배경의 아쉬움은 책을 말린 후 다리미로 다린 다음 파스텔로 얼룩을 가려주는 것으로 달래 보았다.

예쁜 도안들을 비루한 솜씨와 몹쓸 실험정신으로 망칠 뻔 했지만,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컬러링을 포함한 리뷰를 작성했다. 《나의 소중한 꽃에게》는 고급스러운 커버와 준수한 속지 종이질, 그리고 예쁜 일러스트와 깔끔한 도안들이 담긴 멋진 컬러링북이라는 점, 하지만 수채를 할 때엔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한번 알려드리며 글을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