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이스 보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5
닉 레이크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4월
평점 :
SATELLITE, 이 책의 원제로 사전적 의미는 1. 로켓에 의해 쏘아 올려져 지구의 주위를 공전하는 인공 물체, 2. 행성의 인력에 의하여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천체(지구의 대기권 밖의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온갖 물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책 표지를 살펴보니 제목이 스페이스 보이 그리고 작은 파란 글씨로SATELLITE 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니 원제인 것 같아 이 이야기의 줄거리를 떠올리며 작가 닉 레이크의 우주에 대한 생각을 더 알아보고 싶었다.

우선 스페이스 보이의 작가 닉 레이크는 2012년 [어둠 속에서]라는 작품으로 영미권 최고의 청소년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했으며, 무한한 상상력으로 지구 밖 우주를 대상으로 한 창작 소설을 쓰고 있다. 그 중 [스페이스 보이]는 2017년 인쇄되어 출판되었다.

처음 이 책을 펼치면서 조금 우려되었던 것은 역시 500페이지나 되는 스토리 분량이었다. 게다가 우주 과학에 관한 스토리 라인에 처음 몇 장을 읽는 내내 어려운 단어들과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로 머릿속에 장면을 그려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과학적 용어가 아래쪽 주석에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처음엔 더디게 출발했지만 이내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건 전개에 결국 며칠 동안 우주와 집, 우주와 회사, 우주와 내 방 침대를 오고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사랑한다. 달이 지구를 사랑하듯이’...
레오, 리브라, 오리온... 지구 밖 그러니까 우주에서 태어난 스페이스 아이들이 있다. 지구로 돌아오기까지 아니 제 자리(자신들이 원하는 자리)로 돌아오기까지의 설레고, 기쁘고, 혼란스럽고, 슬프고, 소망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아내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 그것이 나은 아픈 현실 그리고 그 아픈 현실 속에서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는 나의 길, 그리고 나.
지구에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레오, 리브라, 오리온의 이야기들을 한참 듣고 보니 우리가 현재 지구에 살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이, 예를 들면 흙이 손가락 사이, 발가락 사이에 닿는 느낌, 중력, 벌겋게 이글이글 타는 거대한 불덩어리 태양, 첫 눈, 아이스크림, 감정과 생각을 들려주는 음악 등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하던지, 누구에게 별 것도 아닌 것이 또 누구에게는 소중하고 경이로울 수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난 아픈게 아냐. 이곳에 맞게 만들어지지 않은 것뿐이야’
(오리온의 말 중에서)
우리가 지구에 태어나 자라고 있다라는 표현보다 우리는 태어나기 이전부터 지구에 적응하여 현재도 미래도 지구에 적응하기를 배우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창작 소설이긴 하지만 앞으로 지구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니...사실 이미 지구가 변하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루며 우리들 역시 변화한 지구에 불편하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한 손으로 지구를 꼭 붙든다. 오직 한 손으로만. 나의 나머지는 하늘로 날아오른다’, ‘나는 별들에게 속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달도 사랑으로 지구에 묶여 있으니까’ ‘우리는 서로를 붙든다. 우리는 놓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등 한국말로 번역되었지만 눈여겨볼 만한 문학적 표현들이 많아 원서를 읽어볼 수 있다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찬찬히 읽어 보고싶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왜냐하면 좀 더 깊이 있는 감동을 느끼고 싶으니까.

이 스토리 주인공인 레오는 원하는 걸 얻었을까, 행복할까, 기억할까... 묻고 싶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 지구 밖 우주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 <스페이스 보이>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