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마음이다 - 네가 아닌, 내 마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관계 연습
박성만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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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건 관계다. 모두가 내 마음과 같다면 하고 바랄 때가 있다. 사소한 것 가지고도 서로 오해를 하고 그 오해로 인해 뒷말이 오고 가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관계를 잘 할 수 있을지 마치 숙제 같은 느낌이다.

 

박성만의 관계는 마음이다란 책을 읽었다. 저자는 아예 처음부터 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현종 시인의 섬이란 시가 생각났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사람들 사이엔 정말 섬이란 것이 있어 늘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걸 인정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흔히 관계를 잘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건 바로 내가 아니라 상대다. 이 책은 이런 관점을 깨고 관계를 잘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을 바로 나 혹은 내 마음이다. 먼저 나를 챙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기적일 수 있겠지만 너무 상대와의 관계에 집착한다면 오히려 자기 자신의 마음이 다친다고 하니 뭐든 적절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은 생김새 만큼이나 생각도 습관도 가치관도 모두 다르다. 물론 비슷한 사람을 만나 서로 관계를 맺고 오랜 시간 잘 지내는 친구가 될 수도 있지만 이런 친구라도 모든 부분의 가치관이 비슷하진 않다. 그렇기에 서로 다른 부분을 보고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우선 자기 마음을 아는 것과 이걸 먼저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신선하다. 그런데 한 편으로 보면 이 책은 심리학 관련 서적 몇 권을 읽으면 모든 것이 나오는 뻔한 내용이다. 독자에 따라선 반복된 이야기에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뭐든 아는 걸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아는 걸 바로 실천할 수 있다면 굳이 관계를 어려워할 이유도 없다. 관계를 어려워하지 않는다면 이 책도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가 이 책을 읽는 건 여전히 모든 생활 속에서 관계가 쉽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책의 마지막에도 삶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는데 우린 과연 얼마나 이 기적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을까? 인생의 대박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좋은 일이라도 생겼으면 하는 바램을 가질 때가 얼마나 많은지 돌아볼 일이다. 책의 마지막 이야기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삶은 기적입니다. 기적은 신비의 껍질을 벗고 평범한 삶으로 노출되기를 지금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삶 자체가 기적이란 말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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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사생활 - 관계, 기억, 그리고 나를 만드는 시간
데이비드 랜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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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면서 참 많은 시간을 잠에 빠져든다. 예전에 한창 이런 잠 자는 시간을 아까워 자기계발에 힘써 성공했다는 성공담 이야기가 많았다. 그만큼 잠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 아닌 좀 줄이면서 나머지 효율적인 일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었다. 과연 잠자는 시간은 정말로 쓸모없는 시간 낭비일까?

 

최근 다큐멘타리를 통해 잠 자는 시간이 결코 낭비되는 아까운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더 역동적으로 만드는 시간임을 알게 되었다. 데이비드 랜들의 잠의 사생활은 바로 이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선 특별한 자기 경험을 통해 잠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잠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이야기 중에 흥미를 느꼈던 것이 부부 사이에 침대를 따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과 돌침대든 푹신한 침대든 우리 몸엔 별 변화가 없다는 것 그리고 불면증엔 실제로 약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의 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옆에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안정보다는 긴장을 하여 오히려 잠을 청하기가 어려워진다. 만약 부부가 같은 방에서 잔다고 한다면 따로 침대를 두거나 해서 잠자리를 따로 하는 것이 편안한 잠자리가 된다고 하니 알통달통 이제 막 결혼하여 깨가 쏟아질 신혼 부부에게 좋지 앟은 소식이다. 그리고 엄마가 아기와 함께 잠을 자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좋지 않다고 한다. 또한 어느 광고에선가 "침대는 과학이다"라며 과학적 설계로 말미암아 가장 편한 잠을 이룰 수 있다는 광고는 책에서 이야기하기를 거짓이다. 여러가지 실험 이야기가 나오는데 푹신한 침대에서 자든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든 인체의 변화는 크게 없다고 한다. 다만 익숙한 곳에서 자는 것 즉 평소 어디서 잤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불면증엔 치료약이 없다고 한다. 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정서적 안정이라고 한다. 약이 효과가 있다고 느끼는 건 플라시보 효과로 인한 약을 먹으면 잠을 잘 잘 수 있겠다고 하는 심리적 안정 때문이란다.

 

이런 이야기 외에도 잠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야기가 많다. 특히나 이 책에서 낮잠이 참 좋다는 걸 강조한다. 여러모로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정보가 많은 책이었다. 잠을 자기 전에 심호흡이나 명상 같은 걸 하는 것이 좋음은 심리적 안정이 된 상태에서 가장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은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 내일의 안정적인 출발을 하게 만드는 일종의 휴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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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격 -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 일상인문학 3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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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나 자신을 얼마나 존중하며 살까? 우리가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다른 사람과의 비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존중하면서 나를 믿고 살아갈 수 있을까?

 

페터 비에리의 삶의 격이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왜 책 제목을 삶의 격이라고 했을지 의문이다. 차라리 삶의 존엄성이라고 하면 어떠했을까? 너무 식상한가? 페터 비에리란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는데 영화로도 만들어진 리스본행 야간열차란 소설을 쓴 사실을 알았다. 물론 소설도 열화도 읽지 않았다. 다만 그런 소설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처음 책을 보고 두께에 놀랐다. 존엄성을 가지고 이렇게 할 말이 많은가 싶었다. 막상 읽어보니 정말 할 말이 많겠다 싶다가도 마치 논어나 맹자 읽는 것처럼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읽었다. 빨리 읽어도 되지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놓치기가 쉬웠다. 쉽게 말해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 그래도 몇 가지 사례가 있어 그나마 흥미로운 부분도 있지만 만약 그것마저 없었다면 정말 지루한 책이다. 마치 고전 철학을 읽는 것처럼 말이다.

 

책은 앞에도 이야기한 것처럼 존엄성에 대한 문제를 제시한다. 처음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는 바로 난쟁이 던지기 대회다. 저자는 도대체 이런 대회가 있을 수 있을지 분노하면서 이런 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어떤 사람이 도대체 인간의 존엄성이란 것이 뭐냐고 질문하며 저자는 여기에 대한 답변을 해 주고 있다.

 

존엄성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같아도 과연 존엄성이란 뭐냐고 묻는 다면 어떻게 답변할 수 있을까? 이 책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간단하게 답변하긴 어렵다. 결국 우린 존엄성을 알지 못한채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한 것일까?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존엄이란 굴욕을 당하지 않을 권리다."(P.40) 그렇다. 누군가에게 비웃음을 당히지 않을 권리가 존엄성이다.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을 이 책에서 이야기했지만 책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너무 어렵게 풀어나가 지루하기만 하다.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존엄성을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린 너무나 많이 사회적 위치에 따른 존엄성 훼손 순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우린 사회적 위치가 높은 사람에게 '나의 존엄성을 해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결국 존엄성이 훼손 되어도 최후의 보루로 내가 나 자신을 존중하여 타인으로부터 손상된 존엄성을 회복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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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괴물 -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권재원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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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적으로도 높다. 이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면 역동적 에너지를 만들 수 있겠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록 교육열은 높아도 공교육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 오히려 불신만 가득하다. 심지어 공부를 못한다는 건 시대의 낙오자로 여긴다. 물론 학창 시절 공부가 가장 우선 되어야 겠지만 공부란 개념은 결코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걸 달달 외우고 하는 것만 공부는 아니다. 우리가 느끼고 배우는 모든 것이 사실 공부인데 그래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역시도 공부인데 그저 정답을 잘 맞추는 그런 기계적 과정만 되풀이 되는 것이 공부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권재원의 학교라는 괴물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란 책을 읽으며 한 교사의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보았던 '학교란 무엇인가?'란 다큐멘타리가 생각났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교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름 열정 가지고 학생들을 위해 하나라도 더 가르쳤던 선생님들을 기억한다.

 

책은 여러 쟁점들을 살폈다. 최근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인 세월호 사건, 진보 교육감의 시대, 전교조의 20년 활동 등 이런 쟁점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교육은 어떠한지 한 편의 에세이로 읽기엔 학술적이었다. 읽는 독자에 따라선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학술적인 글보다는 오히려 따스한 글이 와닿았는데 평생을 그저 평교사로 근무하며 은퇴한 선생님의 이야기는 감동이었다. 아마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 중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웬만하면 공립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다. 선생들이 진정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부모님들은 교사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그런데 이젠 학부모들이 느끼는 교사의 신뢰도는 예전 같지 않다. 물론 전반적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변한 것도 있겠지만.....

 

이 책은 한 교사의 철저한 반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로 좋은 일들을 하였음에도 뭔가 사회적으로 작은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걸 보며 전교조도 결국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학교를 생각할 때마다 많이 들었던 우스갯 소리는 이런 것이다. "19세기 교사가 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 아직도 학교의 갈 길은 멀다. 그래도 이런 뼈아픈 자기 성찰을 가진 교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학교에 대한 기대는 버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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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리학 카페 - 더 이상 혼자가 아닌 그곳
모드 르안 지음, 김미정 옮김 / 갤리온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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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리학 카페란 책을 보면서 이름이 참 좋네 하며 실제로 심리학 카페란 것이 존재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책 이름만 그렇게 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저자는 정말 카페를 열었다. 물론 어느 카페에서 매주 목요일 특정 시간만 심리학 카페를 열어 사람들과 만나 함께 고민하며 심리적 조언들을 전해주며 위로하는 것이긴 해도 심리학 카페가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있어 요즘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위로를 전해 줄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 책은 카페를 다녀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 카페를 찾은 원인은 뭘까? 요즘 사회가 점점 개인화 되면서 어쩌면 우린 함께 공감해 주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찾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란 생각이다. 내가 실패하는 원인이 한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런데 너무 개인의 문제로 돌려 버린다.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공감을 해주긴 커녕 말을 듣기보다 오히려 말을 하고 있으니 자식의 입장에선 부모의 이야기가 잔소리로 들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읽는 독자 역시도 때론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하며 위로를 받지 않을까 싶은 건 바다를 건너 국경을 넘어 먼 나라의 이야기지만 공통점이 많다고 느꼈다. 나는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어떤 사람으로 비추어질까?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리가 흔히 고민하는 문제들을 바로 프랑스 사람들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에 대한 심리학자의 답변이 새삼 새로울 건 없음에도 다시 귀 기울이며 듣게 되는 건 내가 먼저 이런 고민으로 아파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책은 심리학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보다는 일상의 삶에 대한 심리학적 성찰이라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삶의 문제들을 고민하며 위로 받기를 워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기꺼이 파리의 심리학 카페를 만나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속엔 바로 나의 문제를 동일하게 고민하며 끌어 안았던 프랑스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 안에서 심리학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이 책이 인생의 정답은 아니더라도 나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파리의 심리학 카페를 통해 사람들이 나를 더욱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진다. 책을 덮으며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우리 함께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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