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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괴물 -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권재원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적으로도 높다. 이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면 역동적 에너지를 만들 수 있겠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록
교육열은 높아도 공교육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 오히려 불신만 가득하다. 심지어 공부를 못한다는 건 시대의 낙오자로 여긴다. 물론 학창 시절
공부가 가장 우선 되어야 겠지만 공부란 개념은 결코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걸 달달 외우고 하는 것만 공부는 아니다. 우리가 느끼고 배우는 모든
것이 사실 공부인데 그래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역시도 공부인데 그저 정답을 잘 맞추는 그런 기계적 과정만 되풀이 되는 것이 공부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권재원의 학교라는 괴물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란 책을 읽으며 한 교사의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보았던 '학교란
무엇인가?'란 다큐멘타리가 생각났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교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름 열정 가지고 학생들을
위해 하나라도 더 가르쳤던 선생님들을 기억한다.
책은 여러 쟁점들을 살폈다. 최근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인 세월호 사건, 진보 교육감의 시대, 전교조의 20년 활동 등 이런 쟁점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교육은 어떠한지 한 편의 에세이로 읽기엔 학술적이었다. 읽는 독자에 따라선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학술적인 글보다는 오히려 따스한 글이 와닿았는데 평생을 그저 평교사로 근무하며 은퇴한 선생님의 이야기는 감동이었다. 아마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 중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웬만하면 공립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다. 선생들이 진정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부모님들은 교사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그런데 이젠 학부모들이 느끼는 교사의 신뢰도는 예전 같지 않다.
물론 전반적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변한 것도 있겠지만.....
이 책은 한 교사의 철저한 반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로 좋은 일들을 하였음에도 뭔가 사회적으로 작은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걸 보며 전교조도 결국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학교를 생각할 때마다 많이
들었던 우스갯 소리는 이런 것이다. "19세기 교사가 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 아직도 학교의 갈 길은 멀다. 그래도 이런
뼈아픈 자기 성찰을 가진 교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학교에 대한 기대는 버리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