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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 합법적 권력은 가난을 어떻게 지배하는가?
에드워드 로이스 지음, 배충효 옮김 / 명태 / 2015년 11월
평점 :
어린 시절 가난이 참 싫었다. 물론 지금도 풍족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밥은 먹고 산다. 사실 어린 시절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은 못살았다. 상대적 박탈감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주위를 둘러보면 가끔 나만 너무 초라해질 때가 참 많다.
애써 그런 느낌을 가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말이다.
에드워드 로이스의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란 책을 읽었다. 가난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가난은 개인의 탓일까?
아님 사회구조적인 문제일까? 가난을 보는 두 가지 시선으로 책은 시작한다. 가난이 개인의 잘못과 잘못된 선택의 문제라고 보는 입장과 가난은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적 환경 요인으로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 가지 입장이 모두 옳은 이야기일 수 있으나 책은 주로 구조주의적
관점으로 본다.
우선 책은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이야기하는 이론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이론을 소개하지만 결론은 비판적이다. 이런 이론들이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불행을 안겨준다면서 오히려 죽은 이론이나 쓰레기 이론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그리고 가난이 어떻게 가난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거기엔 4가지 시스템이 있다고 말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시스템을 돌아본다. 마지막으로 사회구조적으로 가난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정리해 준다.
지금까지 우리 어머니를 보면서 참 성실하게 사셨음을 느낀다. 그런데 여전히 가난하다. 누구보다 일을 많이 하고 그랬지만 별로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 성실함만 있으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님을 이젠 잘 알고 있다. 이 책이 미국의 현실을 이야기 하였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우리도 다르지 않다.
정말 결론은 가난은 경제 문제 아니다. 권력의 문제다. 난 이 책이 너무나 명확하게 모든 걸 잘 설명해주고 논증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제왕적 권력을 누리기만 하는 그런 권력자가 아닌 진심으로 시민의 안녕을 바라며 때론 권력까지도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우리에겐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하다. 사실 이런 지도자는 올바른 국민 의식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여진다.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권력을 주되 늘
감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오랜만에 속 시원하게 가난의 문제를 이야기해주는 좋은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