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발견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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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추억을 먹으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추억이란 뭘까. 추억이란 그리움이다. 무언가를 추억한다는 건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리움의 시간은 훨씬 더 많아지지 않을까. 살아간다는 건 바로 그리움을 하나씩 쌓는 일이니까 말이다.


누구는 미래를 위해 살아가고 누구는 현재를 살아간다. 그러나 누구는 과거의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물론 누구는 과거의 그리움과 치열한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소망을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어떠한 한 가지로 살아간다는 답은 없다. 그래서 그리움도 소중하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우린 그리움이란 단어조차 잊어가는 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로 4명의 작가가 쓴 그리움의 발견은 한 번쯤 그리움에 대한 단어를 상기시킨다.


첫 번째 이야기는 소설가 오정희의 그리움이다. 오정희는 유독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 했다. 특히 어머니와 자신, 자신과 딸을 대비시켜 현재 어머니이자 딸인 자신을 돌아본다. 인생에서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그리움이다. 이런 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기억 속의 그리움을 살며시 꺼내어 놓는다.


두 번째 이야기는 시인 곽재구의 그리움이다. 낯선 여행 속에서 만난 익숙함에 대한 이야기인데 특히 모스크바 여행이 기억에 남았다. 모스크바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엔 마치 한 폭의 그림으로 연상되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시인 고재종의 그리움이다. 자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요즘 너무 메마른 감정이었는데 시인이 소개하는 시와 함께 나누는 수필이라 그런지 더욱 감성적이었다. 문득 참꽃마리를 보며 감상에 젖은 그리움이 생각났다.


네 번째 이야기는 시인 이정록의 그리움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 했는데 가난하던 시절 자신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애잔하다.


그리움이란 결국 일상이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평범하게 보내는 일상이 훗날엔 그리움이 될 것이다. 과거만 추억하며 사는 건 바보같은 일이다. 하지만 과거의 그리움조차 회상하지 못하며 사는 일은 더 바보같은 일이다. 무언가를 추억할 수 있다는 건 우리 일상에 작은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리워할 수 있는 것도 잊어버릴 수 있는 것도 다 우리의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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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깊다 - 더 깊은 묵상을 위한 성경의 행간 읽기
이신형 지음 / 두란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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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논란은 상당히 커진다. [말씀은 깊다]라는 책을 읽으며 나는 과거에 있었던 논란을 떠올려 보았다. 과연 책의 부제인 [더 깊은 묵상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성경의 행간 읽기]처럼 이것이 가능할까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성서의 해석이란 정답처럼 사용되는 모범 답안이 있었고 이 답안에서 어긋나는 해석은 다 이단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목사님들의 설교는 다 거기서 거기고 어느 틀 안에서 벗어난 설교가 신선하면서도 동시에 괜찮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성서의 새로운 접근과 동시에 어느 틀 안에서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저자는 첫 이야기를 창조에 두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때부터 성서는 시작하니 아무래도 첫 이야기를 잡은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자가 강조하는 신학적인 큐티라는 것이 신학을 공부하지 않고서 가능할까 싶었다. 신학은 아주 어려운 과목이다. 가령 신은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학문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것이 신학이기도 하다. 신 존재의 의미를 찾다 보면 인간 존재의 의미도 찾아야 한다. 그런 연유로 신학과 철학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철학을 공부하지 않고 신학을 공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신학적인 큐티를 하라고? 이건 마치 가정 주부에게 일류 호텔 요리를 맡기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꼭 학교에서만 공부하란 법은 없다. 만약 저자의 이야기처럼 신학적인 큐티를 해야 한다면 평신도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학 서적을 소개해 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 신학적인 큐티를 하라고 권면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새로운 접근 보다는 너무 장황한 말의 나열로 설명하는 것이 너무 지루했다. 적당한 정도에서 그쳤으면 좋았을 것을 마치 횟집 가서 회를 먹어야지 스끼다시 먹다가 정작 먹어야 할 본질적인 요리인 회를 먹지 못한 느낌이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처럼 말씀은 깊다. 깊은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몇 번은 곱씹어서 묵상해야 한다. 또한 말씀을 연결시켜야 한다.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성경 본문은 다시 읽혀져야 하고 피상적으로 읽었던 습관을 버려야 한다. 또한 질문과 대답의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끝없이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새롭게 깨달아야 할 사실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두 번 감정으로 읽는 성서의 말씀이 아니라 반복적인 질문과 대답을 통한 상호작용식 읽기야 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하나님과의 만남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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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 : 세계와 나
MBC 'W' 제작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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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수원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가는 길에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참 다양한 인종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젠 다문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MBC국제 시사 프로그램 W를 시청해 본 적은 없지만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정말 다양한 사건 사고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치 우리나라 속에서 다양한 인종이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어쩌면 세계 여러 나라의 일들이 마치 우리 일같이 느껴지는 건 어떤 이유에서 일까? 지구화된 시대에 아직 바다 건너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무관심하지만 더는 무관심 할 수 없는 건 이들도 우리 이웃이기에 그렇다.


우리나라는 과거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사람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았다. 이런 현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가난이 되물림 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끝없이 벌어지는 종교 간의 갈등과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할 나이에 맹그로브 숲에서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희망도 있었다. 미국에서 갱스터들이 제빵 기술을 배워 빵을 만드는 모습과 양성 평등을 위해 도전하는 볼리비아의 여성들 그리고 바람과 태양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 에너지 고갈 시대에 대안을 보여주는 곳들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세계 곳곳의 상황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도 식량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필리핀이 보여준 농업에 경시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결국 우리 스스로 식량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역시 필리핀의 후회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우리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풍족하게 살고 있다고 해도 이것이 오래도록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미래엔 우리도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의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산다. 이런 착각을 깨고 인식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도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바로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지각이 필요하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함께 사는 방법을 모른다. 먼저 이런 책을 통해 아니 이런 프로를 통해 세계 속에 살아가는 나를 보고 너를 보고 우리를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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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 열정 용기 사랑을 채우고 돌아온 손미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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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하면 떠오르는 건 축구와 탱고다. 그러나 사실 축구도 탱고도 별 관심이 없다. 책의 제목은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이지만 부제가 ‘열정, 용기, 사랑을 채우고 돌아온 손미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다.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아르헨티나의 수도란 걸 모를 정도였다. 그러니 아르헨티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을 읽으며 우선 축구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느꼈다. 월드컵 때만 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마라도나는 워낙에 펠레와 더불어 축구 황제자리를 다투고 있기에 당연이 이름은 안다. 또한 신의 손과 그가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을 넣었던 월드컵 역사에 빛나는 장면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보카 주니어스라는 팀이 아르헨티나에서 자치하는 위치라든지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왜 축구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잘 모른다.


탱고에 대한 이야기도 하자. 탱고가 뭔지는 잘 모른다. 다만 티비에서 간혹 탱고의 정열적인 춤을 본 적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렇게 끌리게 하는 건지는 잘 모른다. 더구나 한국에서 살던 한 남자가 아르헨티나에 가서 순전히 탱고 때문에 산다는 이야기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확실한 목표를 만난 것인지 모른다. 탱고가 무엇이기에 그렇게 사람을 매혹시키는지 언제 기회가 된다면 나 역시 탱고의 본고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눈을 사로잡은 건 소고기에 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고기를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 고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도 별루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고기가 아무리 맛있다 한들 그건 다른 사람들이나 즐길 이야기일 뿐이다. 세상에 고기 외에도 깊은 맛과 향은 얼마든지 많다. 그런데 도대체 아르헨티나의 소고기는 어떤 맛일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아르헨티나의 무지로 시작한 책이지만 아르헨티나의 여러 면모를 읽으면서 나 또한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여행은 바로 이런 뜨거움이다. 사실 집나가면 고생 뿐이다. 그러나 기꺼이 돈을 내고서라도 고생을 하는 건 여행이 주는 묘미다. 여행은 편하게 다녀오는 것보다 고생하면서 다녀오는 것이 더 기억이 오래 남는다.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싶다. 비행기 타고 멀리는 가지 못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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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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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사회란 뭘까? 한 마디로 뭐라고 답을 할 수 없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을 읽을 때 도대체 어떻게 정의를 이야기할지 궁금했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란 말을 들을 때의 정의와 어떻게 구분이 될지도 의문이었다.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공식이자 우리 나라 드라마의 공식이기도 한 권선징악을 또 어떻게 그려 나갈지도........

책의 첫 이야기부터 약간은 혼란스러웠다. 정의와 불의는 늘 하얀색과 검정색처럼 확실한 구분이 되었는데 책은 그런 구분을 참 모호하게 만든다. 대개 우리는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정의롭게 사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도덕적인가? 바로 이런 질문부터 책을 읽는 내내 참 헷갈리게 하는 정의의 인식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긴 터널 속에 여러 가지 암시를 줄 수 있는 종이 미션을 해 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책의 예에서 보듯 철로 기관사 이야기나 미 해군 특수부대 씰의 이야기는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쉽게 결정하기가 어렵다. 무엇이 더 정의로운가에 대한 질문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다. 평소엔 그저 쉽게 결정하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인데 말이다.


책에서는 다른 무시무시한 예도 나오는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사실이 정말 끔찍하지만 살기 위해서 다른 누군가를 희생한다는 딜레마는 너무나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고 이런 저런 생각 속에 빠져 들어가 오히려 지루한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단순하게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는 문제도 사실은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인지를 명백히 깨달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머리는 복잡해지지만 마음은 좀더 따스해졌다고 할까? 어쩌면 이 책은 우리가 좀더 정의에 고민하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정의롭게 되기 위해선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정의에 어떻다란 답은 없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삶의 사건들을 만나지만 여기에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언제라도 우리에게 도덕적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삶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를 쉽게 정의할 수도 없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정의를 너무 어렵고 추상적인 담론으로 끌어내어 쉽게 정의를 못하는 부분도 아니다. 다만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만 우리가 기억하자. 첫째 최대 행복의 원리와 둘째 개인의 자유 존중 그리고 셋째 좋은 삶이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면 결국 우린 정의롭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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