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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
탁동철 지음, 나오미양 그림 / 양철북 / 2025년 1월
평점 :
엄마는 나를 두고 떠났고, 아빠는 나 같은 아들은 둔 적 없다고 한다. 이름은 장호.
강원도 양양에서 차로 30분 삼태기골. 할아버지 집으로 왔다. 학교 폭력 가해자, 분노 조절 장애. 강제 전학.
할아버지가 마을 어른들께 인사하고 오란다. 가는 길에 만난 강아지가 나를 공격해 온다. 그 개를 물어뜯고 장대로 몰아낸다. 나를 보는 그 눈! 싫어. 죽어버려!!
죽어도 가기 싫은 학교, 학교에 가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단다. 할아버지는 가난하다. 염소를 팔아야 할지도. 염소는 아픈 할아버지의 약값을 벌어준다. 염소 우유로. 그냥 학교에 간다.
이 학교 이상하다. 전학생이라고 소개하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선생님도 이상하다. "물이든 사람이든 흘러가는 대로 두어야 자기 길을 만들어 내지" 뭔 소리야?
욕을 할 때마다 학교 운동장에 구덩이를 파는 벌을 받는 학교. 아이들이 만든 규칙이란다.
구덩이 파는 모습을 처음 본 장호는 자기도 모르게 "와, 재밌겠다." 친구 대신 삽질을 하는데 재밌다. 힘들지도 않다. 아이들이 '인간굴삭기'라 별명을 붙여준다.
그렇게나 가기 싫던 학교가 조금씩 좋아진다.
산불, 불장난, 잃어버린 소를 찾아서, 여름 물놀이, 멧돼지 소탕 작전, 11.11 떡볶이 파티, 겨울 눈썰매.
175일의 학교 생활 속에서 장호는 자신의 길을 찾는다. 어느 날은 따뜻했다가, 어느 날에 배신감에 휩싸였다가, 피해자인데 가해자가 되어버린 학교폭력 트라우마가 불쑥 불쑥 찾아 오지만, 잘 견디면서. 우연히 어쩌다 일어난 일들이 쌓이고 쌓여 온 길. 거기서 찾아낸 나의 길.
첫 날 담임이 한 말, "물이든 사람이든 흘러가는 대로 두어야 자기 길을 만들어 내지"
학교에서 가정에서 폭력으로 고통받고 버림받은 장호가 자연 속에서 하늘 같은 할아버지의 보호 아래서 별처럼 달처럼 비추어 주는 친구들과 함께 빛나며 걷는 길.
저자는 자연의 힘, 생명 본래의 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다.
도시 속 학교에 다니는 요즘의 아이들. 이 아이들은 어디에서 자연과 생명의 힘을 얻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
책을 덮으면서 어떻게 도시 학교에 이런 자연과 생명의 힘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