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콜렉터
캠론 라이트 지음, 이정민 옮김 / 카멜레온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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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글 읽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나요?"

스물 아홉의 젊은 엄마가
나이 많은 집세 수금원 노파에게 물었다.

스물 아홉 여자의 이름은 '상 리'.
캄보디아 남부 프레이뱅주 출신.
사는 곳은 캄보디아 최대 쓰레기 매립지
<스퉁 민체이>

<스퉁 민체이>는 승리의 강이라는 뜻.
현실은 매캐한 연기와 썩은 냄새가 나는
프놈펜에서 가장 더럽고 낮은 곳.

집세 수금원. The Rent Collector
늙은 여인의 이름은 '소피프 신'
이름이 가진 뜻은 친절하고 매력적인 사람.
하지만 <스퉁 민체이>의 사람들은
그녀를 '암소'라 부른다.

'소피프'는 퉁명스럽고 냉혹하며
화를 잘 내는 여자다.
그녀가 언제부터 <스퉁 민체이>에
살았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오래 전부터 이 쓰레기 매립지에
살고 있다.

그녀는 집에서 나오는 일이 별로 없고
사람들 눈에 띌 때는 술에 취해 있다.

*

'상 리'의 남편 '기 림'은 착하고 성실하다.
날이 밝으면 쓰레기를 주으러 나가고
아내 '상 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아들 '니사이'를 돌보는데 정성을 들인다.

16개월 아들 '니사이'는 아프다.
도무지 설사병이 낫지를 않는다.
시내의 무료 병원에 가 주사를 맞고
약을 먹는 동안은 괜찮지만
약이 끊기면 설사병은 다시 도진다.
'상 리'는 서양 의술에 대한 신뢰가 없다.
그럼에도 아이가 널부러지면
미친듯이 병원을 향해 달린다.

*

한 번에 다 내지 못한 집세를 받으러
다시 찾아온 '소피프 신'은
우연히 '상 리'의 판잣집 한쪽에 놓인
표지가 뜯어진 그림책을 보고
동요한다.

정신이 나간 듯 그림책을 붙들고
신음하는 '소피프'의 슬픔과 고통을 보며
'상 리'는 그림책을 그녀에게 선물한다.

그림책은 남편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찾아 가져온 것이다.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집세 수금원 '소피프'가 떠나고 '상 리'는
도대체 그 그림책이 무엇이길래
그렇게 슬퍼하고 고통스러운 것일까
생각하다가 문득 깨닫는다.

이 사람. 글을 읽을 수 있네!!!!

다시 찾아온 '소피프'가 책을 살 수 있을까
묻는데 '상 리'는 그 책은 당신 거라며
그냥 가지라고 하니

'소피프'는 이번 달 나머지 집세는
받지 않겠다고 한다.

그리고 '상 리'는 글 읽는 법을 가르쳐
달라 부탁한다.

"무엇 때문이지?
글을 배우고 싶은 이유가 뭐지?"

"내 아들에게 글을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들고 있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말이에요."

"글을 읽는 게 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아줬으면 해요.
니사이가 앞으로 이 쓰레기 처리장을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글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크메르루즈 정권하에 희생된
도시인, 지식인, 기술자, 종교인들의 수는
당시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170만여명.
사람들은 배우는 것을 두려워했다.
살기 위해서. 죽지 않기 위해서.

쓰레기 매립지에서의 절망.

아픈 아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불안.

하루 쓰레기를 주워
하루를 살아내는 하루살이.

그 삶에 마침표를 찍고
내일을 꿈꾸고자 하는 '상 리'에게

괴팍한 집세 수금원 '소피프'는
글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이야기를 읽어내고
문학의 힘을 알게 해준다.

그 가르침과 배움의 시간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상 리'

그리고 '소피프'의 비밀... ...

마지막에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반전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

글, 책 그리고 문학의 힘은
인류 보편적인 것임을
강하게 공감하게 되는 책

책을 덮으면서
아... ... 가슴에 손을 얹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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