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지키는 사람
류츠신 지음, 곽수진 그림, 허유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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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거장 《삼체》 류츠신 작가의
어른을 위한 동화

*

세계의 동쪽 끝
외롭게 떠 있는 이스턴섬

한평생 고달픈 불지기 노인

사랑하는 여자친구
리디나의 병을 고쳐달라
노인을 찾아 온 사샤

땅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하늘에 자기 별을 가졌지
별에 문제가 생겨
그 사람을 비춰 주지 못하면
사람은 병들게 되고
별은 다시 빛나지 못해
어둑한 채 있으면
그 사람은 병으로 죽지

노인에게는
모든 사람의 별 위치가 적힌 책이 있지
아픈 사람의 별을 찾아 올라가
고쳐줄 수 있다지

사샤는 여자친구 리디나의
별을 수리해 주면
섬에 남아 노인의 일을
물려받겠다 약속하지

노인은 탄광에서 석탄을 캐고
바다의 고래를 잡아 기름을 얻어
그리고 매일 새벽
동쪽에서 뜨는 해의 불을 지피지

사샤와 노인은
고래의 뼈로 로켓을 만들어
초승달이 뜨는 밤
하늘로 올라가

초승달 배를 타고
천천히 리디나의 별을 찾아가지

리디나의 별에는
먼지가 많아
그 먼지들을
정성스레 닦아주니
별이 다시 빛나

이스턴 섬으로 돌아온
노인과 사샤

노인은 사샤에게
떠나라 하지만

사샤는 남아
불지기가 되기로 해

외로운 불지기가... ...

함께하지 않아도
리디나가 건강하게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

오늘 아침에도 해가 떴지
사샤가 오늘 새벽
정확한 시간에
떠오르는 해에 불을 붙인거야.

*

저 하늘
당신의 별은 어디 있나요.

당신은
아침마다
당신의 태양에
불을 붙이고 있나요

*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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