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욘 - 친구 감시자
딜게 귀네이 지음, 이난아 옮김 / 안녕로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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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쿠팡 개인 정보 유출로 시끄러운데, 튀르키예 변호사 출신 작가 딜게 귀네이의 <피욘, 친구 감시자>는 청소년 정보 제공 앱을 소재로 그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야세민은 도시의 빈민가 오렌지 구역에 사는 이민자의 딸. 가난하지만 공부를 잘해 부유층이 사는 그린 구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했지요. 친한 친구 외무르도 오렌지 구역에 살지만 야세민보다는 형편이 나은 편이었어요. 외무르는 공부는 별로이고 꾸미는데 관심이 많고 노는 것을 좋아해요. 외무르의 엄마 세헤르는 그런 딸이 늘 걱정이지요. 어느 날 세헤르 아줌마가 야세민에게 부탁해요. 외무르를 잘 감시해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비밀리에 알려달라고. 돈이 궁했던 야세민은 고민 끝에 그 제안을 수락하고 외무르의 감시자가 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알려주지 않았는데 세헤르 아줌마가 외무르의 데이트 폭력 위험을 감지하고 구해내는 것을 보았죠. 아줌마는 야세민에게 화를 내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야세민은 세헤르 아줌마가 외무르의 위험을 감지하게 된 이유가 '피욘'이라는 청소년 감시 앱 사용에 있었다는 걸 알게되고, '피욘'에 대해 알아보려 해요. 청소년인 자신의 핸드폰으로는 확인할 수 없어 아빠의 핸드폰을 사용하다가 아빠 핸드폰에 이미 그 앱이 깔려 있고 서비스가 활성화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요. 친구 감시자 역할을 했던 자신이 '피욘'앱을 통해 감시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에 야세민은 놀랍니다. 야세민은 '피욘'앱에 대해 알아보고 그 실체를 폭로하기로 합니다. '피요니프샤'라는 계정으로 '피욘'을 폭로하기 시작한 야세민에게 피욘을 개발한 '네바'가 찾아와 회유를 시작하면서 친구 감시자 역할을 했던 일을 들춥니다. 회유가 아닌 협박이었지요. 야세민은 돈을 받고 눈을 감고 입을 닫을 것이 아니라 끝까지 싸워 이 '피욘'이라는 앱이 청소년 개개인의 정보를 악용하고 권리를 침해를 멈추도록 하겠다 결심합니다. 어린 한 소녀가 자신의 일탈,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 사과하며 옳은 일을 위해 뚜벅 뚜벅 걷는 그 걸음이 휘청거리면서도 무겁네요. 청소년 문학이지만 시대성을 잘 반영했고, 청소년의 인권과 사생활 존중이 작지 않은 문제임을 잘 짚어낸 듯 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보호하면서 존중해야하는 청소년 아이들의 사생활. 보호와 존중의 균형이 유지되면서도 그 개개인의 정보가 악용되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가 잘 마련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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