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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평점 :
팔로 알토, 키 큰 나무
"너희는 거품 속에 살고 있어. 다른 세상은 이렇지 않아. 혹시 알고 있니?"
초등학교 4학년때 땜빵 선생님의 진지하고 다급했던 목소리를 기억하는 저자.
미국의 미국의 미국인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팔로 알토에서 성장한 저자가 식민주의를 거쳐 자본주의에 삼켜진 작지만 강력한 인구 7만의 도시의 이면을 150년 역사 흐름을 따라 서술하는데 그 방대한 양에 압도된다^^
먼 곳에서 바라보는 실리콘 밸리는 뛰어난 인재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세계를 주도하는 산업에 공헌하는 곳이다.
저자는 이 화려하고 찬란함 뒤에는 자본에 잠식된 도시 속 착취와 불평등이 덕지덕지 붙어 있고 그 안에서 살아남고자 사람들은 환각제와 마약에 취해 있으며 실패자들은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진다는 사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이 역사의 중심에 '선으로 악으로' 서 있는 스탠포드애 대한 저자의 입장은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 있다.
무언가에 씌인 도시.
세계의 많은 나라, 많은 도시들이 실리콘 밸리를 꿈꾸며 벤치마킹하려 애쓴다.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엔지니어들을 끌어들이고,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고... ...
어쩌면 우리도 그 무언가에 씌워지는 과정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자본은 이익을 낼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떠날 것이고 언젠가 팔로 알토도 그럴 것이지만 그 때는 이미 소모되고 고갈되었을 것이라는 언급에서는 소름이 돋는다.
조금 극단적인 표현들이 등장하지만 글로벌 자본주의 안에 살아가는 우리가 제대로 눈을 뜨고 세상의 현상들을 바라보아야 함을 알려주는 책이다.
TV 프로그램에서 한 번 다루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샘 킴 선생님이 설명해 주면 재미있을 듯^^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