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무레 요코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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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북 서평단 신청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출간까지 아직 10일이나 남았는데... ...

<쌓아두는 엄마>편은 나이든 모친을 둔 독자라면 극공감할 내용.

기차로 한시간 거리에 사는 일흔둘의 엄마가 와달라고 한다. 사실은 귀찮게 느껴지지만 볼 때마다 나이듦이 확연해지는 엄마를 생각하면 가지 않을 수 없다.

차를 마시고 무슨 일이야 묻는데, 오래 전 오빠가 살았던 방을 보여준다. 헉! 이게 다 뭐야! 방은 박스로 가득 차 있었다.

대지진 이후 비상식량을 구비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다놓은 키트들과 생수는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지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컵라면 박스는 서른세개나 된다.

딸이 묻는다. "어떻게 된 일이야?"

엄마가 대답한다. "이렇게 됐어."

옆 나라 노모와 딸의 대화인데 우리네 모녀지간의 대화와 닮아있다. 속 터지는 상황... ...

컵라면 서른세 박스가 배달된 사연은 더 기가 차다. 엄마를 어쩌면 좋아... ...

재미있다. 표지에 그려진 아이템들을 보면 목차가 그려지기도 한다.

컵라면은 <쌓아두는 엄마> 편일 것이고, 곰인형은 남자친구가 준 것일까? 화분은 마을을 쏟아 멋지게 키워 놓은 것일테고, 책과 카메라는 서점을 드나든 시간의 흔적이고 여행지를 발로 밟으며 찍은 사진들을 남겨주었겠지.

핸드백과 스테인드 글라스 스탠드 또한 소중한 사람들과의 사연이 묻어 있겠지. 비디오와 카세트 테이프들, 이젠 이걸 돌릴 플레이어조차 귀해졌는데 왜 버리지를 못하는 것일까. 빼꼼이 보이는 카모메식당 비디오 테잎 또한 20여년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작가의 술술 익히는 문체에 짧은 챕터 하나 읽고 마음 동동!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샘플북을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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