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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
박희종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1월
평점 :
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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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 날 정도의 속도감. 초반에 이건 거의 히가시노 게이고 급의 속도인데? 싶었다. 결은 다르지만.
배달 라이더인 '종일'은 같이 살자는 여자친구 '다정'의 프로포즈에 '싫어. 이렇게 사는 거 싫어'라고 답하고 다음날 문자로 이별을 당한다.
이별의 슬픔을 달래러 바닷가에서 혼자 청승을 떨고 있는데 배달 콜이 뜬다. 다정의 원룸에서 닭발을 주문했다. 혹시 나를 부른건가?
닭발을 받아들고 원룸앞에 갔는데. 절대 초인종 누르지 말라는 요청사항. 문 앞에 음식을 놓고 계단참에서 지켜보는데, 모르는 남자의 손이 불쑥 봉지를 집어 들고 문이 닫힌다. 남자의 팔목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고급시계가 채워져 있다.
남자? 벌써? 설마... ... 혼란스럽다...
고등학교 절친 편의점 사장 '정석'과 만년 공시생 '순경'과 술을 마시며 '다정'에게 차인 이야기와 닭발 배달, 남자의 손. 시계 등등 착잡한 심경으로 털어 놓는다.
두 친구는 분노한다. '종일'에게. '다정'이 그런 사람이냐고. 아니라고. 이상하다고. 무슨 일이 생긴거라고.
원룸으로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데, 문은 열리지 않고 옆집에서 신고한다. 누가봐도 스토킹이다.
원룸 앞 편의점에 '순경'을 알바로 투입시키고 잠복을 한다. '다정'은 움직이지 않는다. 회사로 전화를 해 보니 휴가를 냈다고 한다. 정말 무슨 일이 생긴건가?
그러는 사이에 원룸에서 누군가가 이사를 나간다. 허겁지겁 '정석'과 '종일'이 원룸으로 쫓아왔지만 이삿짐은 떠나가버렸다. '종일'은 이삿짐 속에서 '다정'의 전자피아노를 보았다. 사라진 '다정'
추적인지 추격인지^^
라이더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납치범이 갈만한 곳의 범위를 좁혀간다. 라이더들의 의리는 대단하다.
친구들은 어설프지만 진심이고, 라이더들의 도움은 신속하다.
납치된 여자친구를 찾아 품에 안을때까지는 개인 사건인데, 이후의 스토리는 사회문제이다.
음주운전 피해로 삶이 파탄난 젊은 연인의 생존기. 사실은 범죄.
갭투자를 통한 부동산 전세사기로 들썩이는 동네.
다정이 비몽사몽간에 보았다는 사라진 다른 사람들을 찾아 나선 세 친구의 활약. 사실 진정한 활약은 애플와치가 했지만^^
작가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청약 당첨에 웃고, 전세 사기에 피눈물 흘리는 무주택자들. 음주운전 피해자의 피폐해진 삶, 가해자의 뻔뻔함. 배달라이더들의 불안한 미래, 편의점 알바들의 애환, 편의점 사장들의 애로.
그 사이에 등장하는 AI Voice, 액션캠, 애플와치
떡밥도 없이 시원시원한 전개가 좋다.
세 친구의 케미도 아주 멋지다. 엉뚱한 직관의 소유자 순경, 날카로운 추리력을 지닌 정석, 머뭇거림없는 행동대장 종일.
이 시원하고 먹먹한 이야기의 끝에 작가는 도움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싶었던 것 같다.
무엇이든 혼자 해결하려고 끙끙대던 '종일'이 사랑하는 '다정'을 구하기 위해 용기내 도움을 요청했을때 생각지도 못한 큰 도움을 받고 또 자신도 다른이를 돕기위해 결단할 수 있었던 것처럼.
큭큭거리며 재미있게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