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기초 영어법 - 초등학생부터 60대 노인까지 귀와 말문트기 영어회화의 획기적인 커리큘럼 시원스쿨 기초 영어법
이시원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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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원스쿨이겠는가! 

일단 이시원 강사의 얼굴이 참으로 시원스럽게 생겨서 보면서 동영상강의를 듣는 것 자체가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매우 친근하고 재미있다. 

일단 단어공부부터 시작해서 한 꺼번에 영어의 문법을 들이 부으려 욕심을 내지 않고 첫 걸음을 쉽고 재미있게 떼면서 인도하는, 영어공부의 목표부터 점검하는 강사에게 빨려들기 충분했다. 그러면서 영어공부의 비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스스로가 점검하게 해주니 그냥 몇 강을 끝냈다는 식의 것이 아니라 중간 점검을 할 수 있게 해 주어 자신이 하고 있는 영어공부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교재와 함께 동영상을 듣는 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추한다. 총 4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강사 혼자서 떠드는 대신 강사와 호흡하며 피드백을 주는 학생군단이 함께 출연해서 들으면서 함께 따라할  수 있었다. 단어에 대한 감각, 그리고 발음,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 등을 따라하는 동안 내가 어려워했고 지루해 해서 막혔던 영어에 대한 길이 놀이처럼 술술 풀려감을 느낄 수 있었다. 

 

1형식문장=주어+동사 란 등식으로 설명하는 대신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을 알려주었다. 물론 강의가 바뀌면서 문법의 내용 역시 높은 단계로 올라가지만 그렇다고 해도 무조건 칠판을 위한 영어를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말하고 듣는 영어를 통해서 문법을 가르켜주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반복학습을 하게 만들었다.  

 

아침에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이시원의 시월스쿨을 공부하고 있다. 외국에 나갈 기회가 많고 가까운 중국에만 가도 영어로 통하기 때문에 정말 일상적인 언어뿐만 아니라 비지니스영어와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원에 나가서 수강할 시간은 도저히 낼 수 없으니 이 책과 동영상으로 지속적으로 꾸준한 효과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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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교감 완역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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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대통령께서 작년 8월 18일에 서거하시면서 마지막 연세의료원에 입원하기 전까지의 삶을 기록한 일기 <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일기가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나 역시 그 일기를 소중하게 책장에 보관하며 종종 읽어보는데 읽을 때마다 감동이 다르다.  

 

대통령이셨으니까 범인들보다 훌륭해서 일기를 쓰셨던 것일까, 국정노트라는 10권 짜리 수첩을 보면서 울컥했다. 뭔가 심각한 덩어리가 치밀어 오름을 느꼈다. 이유는 5년 임기의 대통령을 하시면서 너무나 초인적인 노력을 하셨음이 안타깝고 또한 감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국가의 절체정명의 위기 가운데 일기를 써 온 인물이 또 한 분 계셨는데 이.순.신장군이다. 몸을 아끼지 않고 왜장과의 전투를 치르는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모함을 받고 힘든 이중의 전투를 치르셨는데 그래서였을까, 김대중대통령님께서 존경하는 인물로 이순신장군을 꼽으신 이유가... 

 

 

 

병신년의 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 도양장의 농우가 일곱 마리인데 보성의 임정로가 한 마리, 박사명이 한 마리를 바치치 않았다.  또, 갑사 송한. 1월 3일에 배 위에서 이번에는 환도 네 자루,왜도 두자루를 만들었다. 아들 회가 가지고 가던 중에....... 

10일.맑음. 나라 제삿날(태종의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몸이 불편하여 종일 신음했다. 

  

8월7일, 비가 계속 내리다가 늦게 갰다. 몸이 불편하여 공무를 보지 못했다. 서울에 보낸 편지를 썼다. 이날 밤 땀이 옷 두겹을 적셨다. 

실제 전투를 치르면서 숨가쁘게 기록한 것보다는 적을 맞아 진을 치고 배를 움직여 이동시키고 몸이 아파 신음하면서도 혼자서 그 고통을 치루는 모습이 매우 인간적이었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 가운데 처해 있음에도 서울에 계신 어머니,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따스한 마음이 오히려 위선이 가득한 위정자들 가운데 진정한 충신의 모습은 이러한 것이구나를 새삼 깨닫게 해 주었다. 

 

  

 

 

 난중일기의 전서본과 초고본을 토대로 원본을 담았다. 한자어로 되어 있어 읽기가 쉽지 않았으나 한글로 해석된 앞 부분과 맞춰가며 보면 이런 뜻이 담겨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한시는 일기 가운데서도 드물고 귀해서 그 멋진 운율을 느껴보려면 원문을 읽는 것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거짓으로 일기를 쓸 수 없듯이 역사도 역시 마찬가지이다.나는 난중일기를 통해서 이 나라의 역사를 이끌어 가는 많은 힘 있는 사람들이 현재의 무사안일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삼 백년 후, 사 백년 후, 1000년 후의 후세에 기록될 자신들의 행적에 대해 겸허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개인의 경우에도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겸손하게 되짚어 후회할 일을 적게 만드는 것이 좋겠다.

 

 

 

 

시대상이 반영된 일기 한 권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월력을 읽는 방법을 알아야하는데 독자가 보지 쉽게 잘 정리가 되어 있어 매우 유용했다. 또한 교감기가 들어 있어서 초고본이나 전서본에 빠져 있는 내용까지 알 수 있었고 이순신장군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좀 더 가깝게 해석이 되어 있어 큰 의미가 있었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 중에 한 줄짜리 일기일망정 거의 빠짐없이 기록한 놀랍고도 대단한 성실함과 이 희망 없는 국난을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는 역사의 위대한 장수의 소망과 의지가 담겨 있다. 기록하는 역사는 지금도 걸핏하면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갖어도 된다라는 식의 역사를 왜곡하는 이 나라의 인습에 결코 역사는 진실 위에 기록해야 한다는 결심에 찬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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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무도 - 왜 우리는 호러 문화에 열광하는가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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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역시 만만치 않은 느낌을 풍겼다. 역시 스티븐 킹이라는 이름값은 이 시대의 최고인 것 같다. 이유는 그가 쓴 소설은 단순히 눈으로 따라가며 읽고 즐기면서 가슴에 은은히 박히는 그런 소설이 아니라 장면 장면이 어떻게 이럴수가! 라든지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로 자신과 비교를 하며 읽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엄청난 상상력의 힘으로 충격을 심어주기도 한다.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등 이미 굵직한 영화로 나와 있는 그의 작품들을 좋아해서 비디오테입을 구비해 놓고 자주 틀어 보았던 나는 <죽음의 무도>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고  그와 함께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의 충격을 받을 준비를 한 뒤에 읽었다. 킹은 그럴 법한 일을 가지고도 내용은 전혀 예상치 못한 크고 넓고 특별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데 정말 상상력만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쓸 수 있는 것일까가 가장 궁금했다. 정말 몽땅 머릿속에서 만들어 낸 이야기란 말인가, 개연성 있는 체험을 하거나 간접경험을 한 것을 각색한 것이 아닐까...... 

 

 

 공포영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흥미가 없는 나와는 달리 킹은 어린 시절부터 일명 괴물잡지로 통하는 <프랑켄슈타인의 성>을 열심히 읽었다니 정말 뜻밖이다. 미국의 출판물시장의 크기는 정말이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벌써 공포, 스릴러작품을 전문으로 다룬 잡지까지 있다니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킹은 이 책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부재로 그 시간들을 공포와 스릴러 소설, 영화로 대신 채우면서 현실을 떠나 상상의 세계로 일찍부터 들어갔음을 털어 놓았다. 헤리포터로 유명해진 조앤롤링 역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판타지소설을 썼는데 두 작가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논픽션이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이 살아 있는 이 죽음의 무도를 통해서 사람들이 왜 스릴러를 좋아하며 탐닉하는가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이 스릴러를 우리 삶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즐길 수 있는지까지도 알려주고 있어 그 생각의 깊이가 꽤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포를 즐기려는 사람의 심리까지 분석한 그의 영민함은 역시 그가 쓴 작품 가운데 어째서 이런 영역이 그토록 대중적이면서도 흥미가 있도록 쓸 수 있었는지에 대한 좋은 해답이 되었다. 단순히 사람들이 무서움에 떨며 화제거리가 되는 작품대신 그의 소설이나 영화 속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에서 출발한다. 자연스럽고 이해하는데 결코 어렵거나 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은 생소하기때문에 공포스러운 것이지 잔인함이나 추함,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원초적인 자극에 의해서가 아니란 점이 그의 작품의 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스티븐킹의 작품이 상업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것이면서도 작품성과 예술성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를 죽음의 무도를 통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그에게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상상력의 힘이 기본적으로 있음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작품이나 작품을 즐기며 열광하는 관중들의 심리까지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그는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이제 정말 그가 엄청난 공포로 느껴진다. 

  

 

 

한 줄 한 줄 농부가 모를 심듯 그렇게 글을 정성껏 노동을 다 해 써가는 많은 작가들의 노력에 비해 킹은 다방면에서 너무 쉽게 많은 양의 글을 써 온 것 같다. 아직 세상에 발표하거나 내 놓지 않은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논픽션이기에 조금은 건조한 듯 싶은 그의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매료되는 것은  그가 자신의 작품에만 갇혀있지 않고 세상에 알려진 수 많은 작품들을 머릿 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고 예화로 들며 수시로 비교하며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포와 도덕성, 공포와 마법은 내가 가장 수긍하며 읽은 부분인데 인간이란 참으로 오묘해서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알려주는 이 절묘한 대조가 진짜 가장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그 소름끼침, 그래서 스티븐 킹은 이름값을 하는 대단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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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 한겨레 인물탐구 5
오도엽 지음, 이상규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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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직도 전태일이 청년인줄 아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전태일은 1948년생이다. 우리나이로 63세, 환갑을 넘긴 노인의 대열에 들어섰다. 그럼에도 왜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엔 전태일이 20대의 청년으로 남아 있는 것일까!  

그것은 1970년 22살이라는 채 피어보지도 못한 생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부당한 노동현실을 세상에 알리고선 산화했기 때문일 것이다.단지 평화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개발계획을 앞세운 국가주도형 산업화에 따른 희생양이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훨씬 놀라운 사실은 그의 출생부터 줄곳 따라다녔던 가난과 아버지의 알코올중독, 식모살이를 사러 서울로 떠난 어머니와 여동생과의 생이별 등 한 가정에서 이 숱한 고난을 차례로 겪으며 힘겨운 삶을 살아 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와 비슷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가정의 생계를 부양하기 위해 10대에 서울로 올라와 사장에게 노동착취를 당하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참 리더의 기질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숨 막히는 공장에서 하루 열 다섯시간 씩 노동을 해도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푼돈에 불과하다는 사실, 아무리 열심히 버티며 이를 악물고 일을 해도 절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참한 현실에  매일 아침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공장으로 출근해서 똑같은 작업을 한 뒤에 겨우 잠자리에 드는 이런 반복되는 불공평한 세상을 조금이나마 개선해 보고자하는 의지가 있는 젊은이였다. 

  

70년이라면 박정희의 경제개발계획이 숨가쁘게 달려갈 때이다. 그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피 맺힌 절규는 아무리 크게 외쳐도 결코 들리지 않았다. 오직 성장, 성장만 외치며 고속도로를 놓기에 바쁜 위정자들에게는 일개 나이 어린 노동자들의 인권은 새똥만도 못해보였을 것이다.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는 현실에서  전태일처럼 어린 청소년직공들은 계속해서 제대로 된 숙식도 지원받지 못한채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당하며 부당하게 취급당했다. 그 끔찍한 공장의 실태를 알길 길은 바로 '죽음'밖에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개인의 문제로, 우울증으로 자살이 급증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남을 위해 자신의 몸을 태울 사람은 찾기 어렵다. 

전태일을 미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처음부터 시작된 고난에 가득찬 삶이 끝내 화형으로 끝나버리는 현실에 눈물이 차 오르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지금 이렇게 좋은 여건에서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의 논리를 자신의 몸을 태워 많은 이들의 권리를 구한 전태일과 같은 선각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장하고 요구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함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참 된 사랑과 용기를 보여주기에 전태일은 진정 영원한 청년 불꽃으로 남을 것이다. 한국의 고속성장 뒷 면에 길이 남을 역사의 한 페이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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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 청소년들아, 연암을 만나자 만남 1
박지원 지음, 리상호 옮김, 홍영우 그림 / 보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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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상호라면 믿을 수 있다! 연암의 열하일기가 워낙 방대한 양으로 쓰여지다보니 정작 그 양에 눌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까지도 손에 잡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을 제대로 파악해서 낸 것이다.  

그럼에도 누가 번역을 했는가가 같은 열하일기라도 선택하는데 으뜸되는 기준인데 리상호라면 정말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니 얼마나 큰 축복인가! 중국과 국교수복을 한 지도 이십 여년이 지났건만 신문, 언론매체에서는 여전히 중국문화에 대해 폄하하는 것을 그치지 않고 있다.   

사실,정도가 도를 넘어 중국에 대해 지저분하고 낙후된 문화, 비위생적인 시설과 먹거리, 믿을 수 없는 저질 제품생산국이란 이미지를 국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깊게 각인을 시켜주었는데 실제 지난 몇 주 전, 중국에 두 번째 다녀 온 나는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된 정보였는지를 눈으로 귀로, 머리로 확실히 깨닫고 돌아왔다. 

그래서 이 열하일기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중국대륙에 대한 균형잡힌 인식을 심어주길 바라는 간절함이 있다. 중국은 결코 우리가 마음껏 비하하며 하찮게 여겨도 될 상대가 아니다.오히려 지나간 반 세기 동안 미국이 세상의 중심인양 마음껏 주름을 잡을 때에도 중국의 고대로 부터 흘러온 역사와 부는 결코 죽지 않고 지속 성장을 해 왔다. 다만, 공산체제라는 이유때문에 한국에는 그 진면목의 상당부분이 왜곡되어 알려진 것이고. 

  

지금의 중국도 그렇지만 청나라시절의 중국 역시 대국이다. 세상의 문물이 모두 그 곳으로 통한다.열하일기에 나와 있는 심양은 지난 첫 여행에서 다녀 온 곳이기도 한데 비교적 중국의 내륙지방에 위치하고 있어 현대의 도시와 산업시설보다는 전통과 옛 모습이 고스란히 잘 가꿔진 곳이었다. 그 심양을 보고 온 연암은 약대구경도 놓쳐 버리고 조선에서 온 선비에게 글씨를 써 달라고 줄을 선 그 곳의 순박한 사람들과 겪는 아기자기한 일화들로 견문록을 써 놓았다.  사실, 심양은 드넓은 중국에서 다소 외진 곳에 속하고 인구도 적은 편이라서 당시로서도 특별히 발달된 문물이나 구경거리는 없었음에 대해 공감을 하게 된다. 현재의 모습을 보고 온 나로서는 연암이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가 훨씬 가슴에 와 닿았고 당시의 심양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상상이 가는 부분이다. 

 

열하일기의 하일라이트는 역시'북경'이다. 북경을 다니면서 연암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읽으며 지난 2주 전에 본 북경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륙의 수도는 역시 달랐다. 사람들의 자신감에 넘친 목소리와 발걸음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세상의 중심이란 자부심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영어를 쓰는 나를 홍콩이나 싱가폴에서 온 사람이라 여기며 싹싹하게 대하는 북경인들, 당시 연암은 북경인들에게 부러움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다는 소감을 숨기지 않고 쓰고 있다.  

 

그들이 사는 집 한채도 평범한 여염집임에도 조선의 집과 비교했을 때 무척 높고 정갈한 것이다. 또한 물퉁을 메는 방법도 실용적이고 수레를 통해 시도때도 없이 물건을 실어 나르는 분주한 거리를 보며 하루종일 사람을 이용해 짐을 나르는 조선의 낙후된 모습과 비교하며 한숨을 쉬었다는 것은 너무나 극명한 대조였다.  

 

엄벙뗀, 헨둥하다 등의 박지원식 우리말 문체를 고스란히 잘 살린 리상호의 열하일기는 그 동안 나온 열하일기 중에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이 유학에만 매달려 벼슬을 놓고 싸움박질을 하고 있을 때 스스로 벼슬길을 포기한채 나라 밖에서 나라를 구할 길을 모색했던 뛰어난 선각자 박.지. 원! 그가 이 시대에 우리에게 던지는 말은 '일반 국민에게 이로워야 그것이 참 된 실용이지!'이다. 참으로 시대를 앞서간 대단한 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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