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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빠 - 신화와 장벽
로스 D.파크 & 아민 A. 브롯 지음, 박형신.이진희 옮김 / 이학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벌써 이년째 아이들과 떨어져 살고 있다. 직장생활로 인해 한달에 두번 지방에 내려와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보내지만, 뒤돌아 올라가는 마음은 불편하다. 분명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 떨어져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지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불안한 마음과 회의가 들기도 하다. 이제 막 아빠라는 존재가 필요하고 그리워하는 다섯살 둘째 녀석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집에 내려오면 이 녀석과 항상 같이 잔다.  

내 부모는 평생 우리 4형제 곁에 계셨다. 부모님은 가게를 하셨기에 우리들 눈 밖에 있질 않았다. 항상 돌봐주고 사랑을 듬뿍 받아 왔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활분담은 정확했다. 사업적인 부분은 아버지가 주도적이었고, 가정이나 교육적인 측면은 어머니의 몫이었다. 아버지는 엄하셨고(지금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다정다감하셨다. 아버지는 근검절약의 투사였고, 이를 어기면 가차없이 벌을 내리셨다. 어떤 때는 이런 아버지를 원망하며, 나중에 가정을 가지고 아빠가 되면 이러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나쁜 아빠]는 미국 사회에서 아버지의 역활론에 관한 책이다. 책 내용은 학술적인 면이 있어 딱딱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전하는 분명한 메세지는 있다. 제목과는 달리 ' 좀 더 좋은 아빠'가 되라는 주문이다. 세상에 자식에게 나쁜 아빠가 되고자 하는 아빠가 어디있을까,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그와 반항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내가 못 받았던 음악교육도 시키고, 아빠와 같이 못 놀았던 운동도 같이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조금씩 아버지를 닮아가는 이유는 뭘까. 나중에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너무 무능해서, 어떻하든 자식 교육시키고, 잘사는 게 목표라고 하셨다. 나의 아버지 역시 할아버지가 못다한 역활을 하신 것이었다. 

[나쁜 아빠]의 저자 파크와 브롯은 사회에서 좋은 아빠가 되라고 하면서, 동시에 가정에서 아빠의 역활을 박탈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직장에서 사회에서 지쳐버린 아빠가 가정에서 좋은 아빠가 되기는 힘들다. 이제 남성의 돈벌이만으로 살 수 없다며, 여성들마저 가정의 영역을 박차고 나와  맞벌이 가정이 늘어가는 추세속에 남성의 역활과 힘은 축소되어 버린 실정이다. 남성은 더 많이 지독히 벌던가, 아니면 가정의 문지기 역활을 여성 대신 맡아야 할 형국이다. 이런 사회구조속에 좋은 아빠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은 예전 우리보다 부모들을 더 비교한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옳은 것이고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아무리 아우성쳐도 소용없게 되어버렸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 1. 남성들이 더 많이 가정에 관여할 수 있게 도와주는 10가지 사항, 2.여성들이 아버지로 하여금 더 관여하게 할 수 있는 7가지 사항, 3.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할 수 있는 12가지 사항 들이 나와있다. 일종의 처방책이다. 도움이 될만 한 내용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성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가지는 마음자세다. 역활에 맞는 위치를 생각하고 행동해야하고, 포기해서는 안되는 부분은 분명히 지켜야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가져야한다는 점이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해도, 언젠가 아빠가 되어, 나보다 좀 더 좋은 아빠가 되기를 바라면서 책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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