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가고 싶다 - 소설가 이순원의 강릉이야기
이순원 지음 / 포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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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신의 고향을 멋드러지게 표현하고 자랑할 수 저자가 부럽기만 하다. 사실상 나역시 '전주'를 고향을 두고 떠나와 고향이 그립기만 하다. 이번에 어쩔수 없이 다시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나버렸다. 대학생활을 기점으로 15년간 서울에 살면서 다시는 각박한 서울에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지만, 세상일이 내맘처럼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2주에 한번씩 고향에 내려가다보니, 가족들을 보고 싶은 마음과 고향 전주의 그리움이 목말라 있었는데, 때마침 받아 본..책 한권 [강릉에 가고 싶다].
 
어떤 책이 유명해지는 이유가 '소재'때문인지, '형식'때문인지 구별해보라고 쇼펜하우워는 조언하지 않았던가.  남들보다 그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쓴 책들이 전자에 해당되고, 주로 여행서나 전문서적을 들 수 있다. [강릉에 가고 싶다]는 기본적으로 여행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강릉을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좋아지는 사진들과 좋은 정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누구못지 않게 고향 강릉을 잘 알고 있는 저자가 강릉에 대한 내면 깊은 사색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강릉에 유명한 명소는 한번씩 메스컴과 다른 책을 통해 알려져 있는데, 아들과 엄마, 아빠의 대화체의 형식을 따르다보니 웬지 모를 어색함과 다른 여행서와 차별화가 없다. 남들이 한번씩 알고 있는 소재를 '작가'인 저자가 더 풍부하고 깊이있게 강릉을 담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만의 욕심이었을까..
 
오월 초순인데도 한여름의 더위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무리 화려해도, 에어컨 바람이 시원해도, 산과 들, 바다가 얼우러진 고향냄새가 풍기는 정자밑 바람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강릉에 가고 싶다]는 그렇게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소금강, 경포대, 강릉객사가 아니더라도 이제 각자의 고향으로 발 담그러 가라고..고향의 기운을 담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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