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 - 국경없는 의사회 이야기
댄 보르토로티 지음, 고은영 그림 / 한스컨텐츠(Hantz)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971년 프랑스 의사와 언론인 12명이 적십자 의료활동에 환멸을 느껴, 세계 최초로 비군사적 비정부적 긴급의료기구-MSF를 창립하게 된다. 2장에는 '국경없는 의사회'의 탄생과정과 초창기 멤버인 쿠슈네르와 레이몽 보렐의 대립, 그 후 말뤼레와 로니 브로만의 실용주의적 경향을 다루고 있는데, 이후에도 이념과 노선문제로 갈등이 있게 된다. 이 책의 대부분은 2002년에서 2004년사이의 MSF회원들, 학자들과의 면담과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등 모든 재난지역에 의료구호활동을 사진과 함께 생생히 전하고 있다.
'국경없는'의미는 인간이 고통받는 곳이면 주권이나 정부들을 무시하고,고통을 돌보기 위해서라면 국경을 넘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MSF 헌장에는 1.인종,종교,정치적 신념에 관계없이 차별없이 돕는다 2.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중립적인 기능을 행사한다 3.정치적,경제적,종교적 권력으로 부터 완전한 독립성유지한다 4.MSF가 제공할 수 있는 것외에 어떠한 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즉, 중립성과 독립성을 기본원칙으로 삼아, MSF의 인도주의 활동은 고통의 경감과 자율성의 회복과 부당함의 진실을 목격하는 것 그리고 정치적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전 아프카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선교활동을 하다가 피랍된 사건을 보더라도, 인도주의 활동이 얼마나 어려움과 딜레마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경없는 의사회 역시 제3세계국에 대한 인도주의 활동을 하면서도 딜레마와 비난을 받고 있는 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그들의 활동무대가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군벌지역으로 활동의 결실을 충분히 기대하기 힘들고, 오히려 이들 군벌들은 원조기구부터 오는 식량과 약품을 강탈하고, 나아가 난민들을 캠프로 몰아넣고 인간방패로 활용하고 있으며, 둘째, 원조기구들은 오히려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그들이 그 곳에 파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곳 군벌들에게 정통성을 부여해 주고 만일 상대방이 공격하면 원조기구는 훌륭한 선전감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셋째, 정치적 목적을 가진 선진제국들로부터 받은 활동자금으로 사고와 행동의 독립성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가.하는 점이다. 현재 MSF의 각국 본부들은 정부보조금을 줄이고 사적 기부자의 최대한 원조를 끌어내어 독자적 노선을 걷기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구상에는 많은 인류가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그 곳에는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무참히 희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방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유리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원조와 봉쇄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또한 거대 제약회사는 후진국에서 진정 필요한 약을 개발하는데에는 인색하고, 이익이 되는 약품에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진국에서의 부패와 빈곤이 그들 국민의 고통과 생존을 악화시키고 있지만, 외부 세계의 간섭이 더욱 복잡한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구호절차도 정치적 이해관계와 그 나라 법적절차를 밟다보면 치료와 구호의 시기를 놓치게 마련이다. 따라서 '국경없는 의사회'를 통해 누구라도 MSF 헌장에 나와 있는 '차별없이 신속하게' 구호활동속에 담겨있는 폭력과 맞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실현할 수 있고, 한편으로 구호활동을 통해 현대사회의 소외로 인한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고 있는 구호자와 난민이 서로 구호하는 따뜻한 인류애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번 책을 통해 인도주의 활동에 대해 다시한번 진지한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진정으로 봉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