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마음과 머리가 즐거워지는 책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ㅣ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이 책을 읽다보면,  '를리외르'라는 생소한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책속에 그려진 무채색 수채화를 바라보며 눈이 즐거워지고,
책을 매개로 를리외르 아저씨와 소피의 아름다운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일석삼조의 만족감을 갖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애정을 느끼며 손때가 묻은 책 한권 정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책을 자꾸 보다보면 어느 순간 책이 너덜거리지만
다시 그와 같은 새책을 사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소피역시 책의사인 를리외르 아저씨를 찾아가 책의 수선을 부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직업이지만 프랑스에서는 헤진 책을 제본하고
복원하는 직업으로, 장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소피의 식물도감을 받아든 를리외르 아저씨는 책을 사랑하는 소피의 마음을
알아보고 정성껏 손질하여 새책으로 다시 생명력을 불어 넣어 준다.
책에는 귀중한 지식과 이야기와 인생과 역사가 들어있다며 이것을 잊지 않도록
미래로 전해주는 것이 를리외르의 일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며,

천직으로 사는 모습속에,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여행하게 된다.
이처럼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다 보면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는  '를리외르 아저씨'를 자꾸 읽으면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책을 제본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헤진 책도 가져다 고칠 수 없냐고 물어본다.
아이와 부모가 같이보며 눈과 마음과 머리가 즐거워질 수 있는 알찬 책이다.